‘자투리’ 야3당 정계개편 시나리오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을 판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야권이 위기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서 좀처럼 반전을 꾀하지 못하고 있다.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야권이 이번 지방선거서 패배한다면 결정적 악재로 통할 수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야권은 비대위를 형성하거나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해 터닝포인트를 형성할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그 전후로 정계개편 바람이 불 수 있다고 본다. 그 형태는 합당, 분당, 당적 변경 등 다양할 것으로 점쳐진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가장 높은 지지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야권은 지지율이 낮고 이마저도 답보상태다. 민주당이 선거 돌입 전부터 승기를 거머쥐었다는 목소리가 나온 까닭이다. 민주당은 여당 출신 대통령의 지지율을 바탕으로 대세 굳히기에 힘을 싣고 있다.

자신만만 민주당
굳히기 들어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4∼16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503명을 조사해 지난 1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53.8%로 선두자리를 지켰다. 이어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19.6%,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5.7%, 정의당 5.5%, 민주평화당(이하 민평당) 3.7% 순이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74.5%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야권은 저조한 지지율로 기를 펴치 못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여당은 과반의 지지를 받으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형국이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서 야권이 불리한 형세에 놓여있다는 평이다. 

다만, 야권이 경쟁력 있는 인물을 내세운다면 반전을 기대할만하다. 당에 대한 선호도가 그대로 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당보다 후보의 자질을 보고 투표하는 유권자가 늘어난 까닭이다. 야권이 인물경쟁에 힘을 싣는다면 민주당의 기세를 한풀 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서 후보경쟁으로 판세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우선 선거 자체가 상대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중앙이슈가 6월 지방선거를 비롯해 대부분의 이슈를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루킹 사건과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북미정상회담이 대표적이다. 최근 두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어 여론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선거는 점차 이슈에서 멀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드루킹 사건에선 드루킹의 핵심공범인 서유기(필명) 박모씨의 진술이 큰 파장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박모씨는 지난해 대선 전부터 불법 댓글 작업을 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은 미국의 비핵화 원칙으로 꼽히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 반대했다. 향후 회담의 개최여부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려있다. 이렇듯 선거 자체가 중앙이슈에 파묻히다 보니 야권의 인물경쟁 전략은 다소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선거 삼킨 중앙이슈 여당 호재
패색 짙어지는 야권 판 뒤집나

야권서 두 사안의 주도권을 잡지 못한 것 역시 치명적이다. 그나마 한국당이 주목을 끌기는 했지만 여론의 공감대를 형성하지는 못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갔던 것이 그 예다. 반대로 민주당은 굵직한 사건들을 통과하면서도 지지율이 건재하다는 평이다. 


결국 후보 간 경쟁이 주가 되기보다 당 대 당 경쟁으로 좁혀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의 지지율에 따라 선거 결과의 윤곽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지방선거 이후 야권 내에서 정계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의 판세가 여당으로 기울고 있는 가운데 야당 패배론이 점차 짙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2년 후에 있을 총선거를 기약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스스로 충격을 주지 않으면 총선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제1야당인 한국당서 선거 이후 지도부 체제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당 차원의 획기적인 변화 가능성도 분석된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번 선거에 대표직을 걸었다. 

홍 대표는 6개 지역 사수 전략을 내세웠다. 낙동강 전선으로 불리는 PK(부산·울산·경남)와 TK(대구·경북) 그리고 인천서 광역단체장 자리를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당 대표직을 거론하며 이 지역에서 패배한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최근까지 6개 지역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TK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지역서 한국당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대표가 6개 지역을 지켜내지 못할 경우 당 내에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또 홍 대표가 스스로 발언한 사실이 있는만큼 책임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이 선거 이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가 갖춰지거나 조기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이 언급되는 까닭이다. 그 과정서 차기 당권을 차지하려는 후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 끝나면
체제 정비

그간 당 내외적으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만큼 한국당 내 개혁세력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공산이 있다. 만약 홍 대표가 스스로 사임하지 않고 재신임을 묻는다면 경쟁은 내홍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까지도 홍 대표의 리더십을 향한 당내 반발이 가시적이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당의 지방선거 슬로건은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였다.

홍 대표는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때 나라를 통째로 좌파에 넘기고 북한에 갖다 바칠지 국민에게 한번 물어보자”며 기조를 이어갔다. 한국당 내부에선 슬로건에 대한 반발이 이어졌다. 재선에 도전하는 한국당 남경필 경기지사 예비후보는 지난 2일 “(슬로건을)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후 슬로건은 ‘경제를 통째로 포기하시겠습니까’로 교체됐다. 또한 홍 대표는 남북정상회담을 두고 ‘위장 평화쇼’라며 깎아 내렸다. 이에 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 예비후보는 지난달 30일 “홍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홍 대표의 언행 역시 논란을 야기했다.


지난 2일 홍 대표는 경남 창원서 열린 필승결의대회 참석 도중 항의 피켓을 든 민중당 당원들을 보고 “창원에는 빨갱이가 많다”고 발언해 막말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지난 6일에는 같은 당 강길부 의원이 홍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탈당을 강행했다. 강 의원은 공천과 관련해 홍 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와 갈등을 겪은 적 있다. 이후 홍 대표가 잇따른 대여 강경 메시지로 논란을 일으키자 그를 비판하며 탈당했다.

비록 홍 대표가 장담한 대로 6개 지역을 모두 사수할지 미지수지만 TK지역서 아직까지 우세를 보이고 있다. 광역단체장자리를 전부 잃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바미당과 민평당은 이번 선거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광역단체장은 한 자리도 차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제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미당과 민평당은 각각 5.7%, 3.7%를 기록했다. 민평당은 정의당과 ‘평화와 정의’라는 공동교섭단체를 형성해 원내교섭단체 진입에 성공했다. 

민평당은 원내교섭단체 최소 의석수인 20석을 채우지 못한 상태였다. 이후 바미당과 함께 원내 캐스팅보트를 자처했지만 존재감이 뚜렷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저조한 지지율은 그 근거이기도 하다. 원내에서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몰라도 선거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계파 간 갈등
매듭 지어질까


바미당의 경우 선거 이후의 향배가 주목된다. 공천과정서 안철수계와 유승민계 사이의 계파갈등이 노골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바미당 계파갈등은 노원병 국회의원 재보선 공천문제를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바미당에서는 노원병 지역 국회의원 재보선에 바미당 이준석 노원병 당협위원장이 유일하게 후보 신청을 했다. 이 위원장은 유승민계로 통한다.

그러나 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이를 보류했다. 단수 신청 지역서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후보의 공천을 미루는 건 이례적이다. 유승민 바미당 공동대표는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측근인 경남대 김근식 교수의 공천을 위한 전략이 아니냐며 반발했다. 
 

이후 당 공관위는 김 교수의 후보 신청을 받았고 경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당 내외적으로 계파갈등이 불거지자 결국 김 교수는 예비후보직을 사퇴했고 사태는 일단락됐다.

송파을 재보선 공천갈등은 결정적이었다. 송파을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할지 여부에 대해 유 공동대표와 안 후보 간 공개 설전이 일어난 것이다. 안 후보는 바미당 손학규 선대위원장을 송파을에 전략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 측은 민주당 최재성 예비후보와 한국당 배현진 예비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는 손 위원장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유 공동대표는 손 위원장은 출마 의사가 없는 걸로 알고 있고 예정대로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 17일 유 공동대표는 “당 공관위가 송파을에 대해 경선으로 결정했기에 최고위원회가 중단시킬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날에 이어 17일 당일에도 최고위서 결론이 나지 않았다. 

안 후보는 “이번 달 초부터 손 위원장이 출마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달라고 당에 요청했지만 아직도 정리가 되지 않았다”며 “그분이 생각이 없다고 차단하는 건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 공동대표를 공개 비판한 것이다.

한국당, 선거후 새로운 체제로 전환?
바미당·민평당 존속 가능성 불투명 

바미당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탈당으로 광역단체장 자리가 단 한 곳도 없는 상태다. 입지가 줄어든 데다 바미당의 전신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대표하는 인물 간 계파갈등, 손 위원장의 정계개편 발언으로 내부사정이 복잡한 상태다. 선거 이후 바미당의 입장이 주목되는 까닭이다. 

민평당은 호남에 정치적 기반을 뒀다. 다른 지역은 몰라도 호남서 만큼은 승리를 거둬야 하는 입장이다. 민평당은 조직력을 앞세우며 호남서 광역단체장 당선을 목표로 내걸었다. 민평당은 광주·전북·전남에 광역단체장 후보를 모두 공천했다.

그러나 민주당 역시 호남서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점쳐두고 있는 상황이다. 호남지역서 민주당 지지율은 70∼80%에 육박한다. 또한, 민주당 소속 후보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민평당의 고전이 예상되는 이유다. 
 

민평당은 호남서의 존재감을 어느 정도 과시할 수 있겠지만 호남 외 나머지 지역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인재난으로 후보군 선정부터가 어려운 상태다. 결국 민평당이 호남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한다면 이후 당의 거취가 불분명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은 홍 대표가 당 대표직과 함께 책임을 지겠다고 언급한 지역서 대부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바미당을 대표하는 안 후보와 유 공동대표는 공천 과정서 계파 갈등을 겪고 있다.

민평당은 당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호남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오는 지방선거서 야권 패배론이 현실로 드러날 경우 정계개편의 바람이 불 것이란 예측에 힘이 실리는 까닭이다.

선거 이후
개편 시작?

일각에서는 특히나 바미당과 민평당의 입지가 위태롭다는 시각이 있다. 다당제로 구성된 국회인 만큼 바미당과 민평당은 캐스팅보트를 쥐며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두 당은 높은 지지도를 등에 업은 민주당과 연일 여당과 정면으로 맞서는 한국당 사이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위치에 자리했다. 

여기에 굵직한 중앙이슈들이 통과하면서 제 힘을 잃었다. 그 결과 저조한 지지율을 바탕으로 지방선거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미당과 민평당이 이번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의 돌풍 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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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