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주역 김영진 민주당 의원

“5월정신이 세계적으로 공인받아 긍지와 보람 느낀다”

[대담=이주현 기자] ‘5·18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등재의 주역으로 평가 받고 있는 민주당 김영진(광주서구을·5선) 의원은 “5월 정신이 세계적으로 공인 받았다는 신호탄이다”며 “광주가 민주화운동의 세계적인 성지이자 명실상부한 국제 인권도시임을 65억 지구촌 시민들에게 인정받게 된 쾌거”라고 감회를 나타냈다. 이번 등재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층 드높인 역사적 순간이었다는 김 의원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선정까지의 생생한 과정을 들어봤다.

“광주가 민주화운동의 세계적인 성지이자 명실상부한
국제 인권도시임을 65억 지구촌에 인정받게 된 쾌거”

김영진 의원은 국회 헌정사상 4선을 같은 상임위에서 활동한 유일한 의원이다. 13대 초선  당시 농수산위원회에 발을 들여 놓으며 ‘시대의 약자인 농어민들을 대변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와 농어민과의 약속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유권자의 권유와 뜻을 받들어 교육과학기술위원회로 상임위를 옮긴 것이 유네스코와 인연의 시작이었다. 2009년 의장권한대행 이후 2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 5월 24일 최종 확정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제 9월 5일 공식 선포만 남은 것이다.

이번 등재의 주역으로 평가 받는 김 의원이지만 “등재위원장과 위원회가 잘 한 것도, 정부가 노력해서 된 것도 아니다”며 “5월영령들의 위대한 헌신과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 자신의 소중한 생명을 민주주의에 바치며 투쟁하며 싸운 비폭력 저항운동, 가족이 받은 고통과 아픔이 유네스코 위원들을 감동시킨 결과다”며 등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어 “광주가 세계 속의 민주인권 평화의 성지가 되었다. 모든 영광과 감사를 5월영령과 140만광주시민 여러분께 바친다”고 겸손해 하는 김 의원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한민국 국격
드높인 쾌거!

- ‘5·18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등재의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5·18 세계기록유산’이 9월 5일 공식 선포되는데 이번 등재가 가지는 의미는?
▲ 이번 등재 결정은 5·18이 광주시민들의 5월, 피해자들만의 5월이 아니라, 5월 정신이 세계적으로 공인받았다는 신호탄이다. 무엇보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민주주의와 인권, 정의를 위해 노력한 모범사례로써 65억 지구촌 인류의 교과서로 길이 기억되어야 함을 인정받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광주는 이제 민주화운동의 세계적인 성지이자 명실상부한 국제인권도시로서 인정받게 됨으로써 우리의 국격까지 드높인 쾌거라고 본다.

-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게 된 배경과 계기는?
▲ 2009년 유네스코 아태지역교육의원연맹 의장권한대행 자격으로 업무보고를 받는데 세계기록유산에 넬슨만델라 형사재판기록,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인권문서, 심지어 5·18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1986년 필리핀 민중혁명 자료도 등재돼 있었다. 당연히 5·18 기록물도 있겠거니 싶었는데 아예 등재신청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해 12월 지역원로이신 조비오 몬시뇰 목사, 강신석 목사, 지선스님을 상임고문으로, 5·18단체 대표자와 광주시장, 교육감 등을 위원으로 등재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 등재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과 애로사항이 있었다면?
▲ 지난해 11월 뉴라이트 계열의 인사가 프랑스 파리에 있는 유네스코 본부까지 찾아왔다. 이 인사가 ‘5·18은 정권탈취를 위한 김대중 추종세력과 폭도들이 일으킨 반란’이라며 반대 청원서를 제출하는 바람에 심사가 보류됐던 적이 있어 힘들었다. 이후 유엔/유네스코 총회 의장과 직접 면담하며 주한미대사관, 국가기록원 등을 돌아다니며 5·18 기록물 세계유산 등재 기록물 확인서를 받아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또한 국회에서는 대정부질문을 자처해 김황식 총리로부터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결국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심사에서 등재권고 결정이 내려졌고 5월24일 최종 확정됐다.

- 확정 소식을 듣는 순간 심정은 어떠했는지?
▲ 북받쳐 오르는 감격과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동안 광주가 어떤 길을 걸어왔나? 폭도에서 민주투사로, 폭동에서 민주화운동으로 공인되기까지 31년이라는 기나긴 인고의 세월을 거쳤다. 그동안 마음 한구석을 짓누르고 있던, 살아남은 자로서의 책임감과 사명감이 한꺼번에 울컥 쏟아져 나왔다.

“낭보에 감격과 기쁨
이루 말할 수 없어”

- 정부 지원 없이 민간 NGO가 주도적으로 추진한 것이 관심을 받고 있다.
▲ 순수한 시민들의 힘으로 등재활동을 추진하는 것이 5월정신에 합당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정부가 추진했더라면 보수단체들의 극심한 반대까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텐데, 그렇게 진행했다면 더욱 더뎌졌고 중단의 위기도 맞았을 것이다. 5·18관련 단체들의 열정어린 참여와 5·18 연구소를 갖고 있는 대학 총장들의 정책자문, 광주시의 재정지원이 큰 힘이 됐다.

- 보완점이 있다면?
▲ 이제 5·18기록물은 세계기록유산이다. 65억 세계인들이 배우고 익히도록 해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 5·18의 세계화를 위해 관련 내용을 인정교과서에 싣도록 해야 하고, 금남로 카톨릭센터에 5·18 기록보존소를 설치해 기록유산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보존함으로써 광주를 찾는 세계인들에게 쉽게 보급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여전히 미완의 과제들을 풀어야 한다. 발포명령자에 대한 확인과 진상규명, 365명에 달하는 행방불명자의 명예회복, 채택이 보류된 국회 광주청문회 결과보고서 등이 그것이다.

- 향후 과제와 활동계획은 어떠한가?
▲ 아울러 유네스코 5·18국제평화센터도 설립해서 명실상부한 세계적 인권도시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고 오는 2013년 제11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회의 광주 유치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인류 보편적 가치와 세계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 유네스코와 광주시가 공동으로 수여하는 5·18국제평화대상을 제정하기로 했다. 기금은 시민들의 모금으로 운영된다.

- 최근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이슈였다. 무상급식에 대한 견해는?
▲ 나는 ‘무상급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번 서울시 주민투표를 통해 무상급식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확실해졌다. 이제 무상급식의 당위성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설득이 필요한 시기는 사실상 지났다. 무상급식정책은 보수나 진보의 이념적 문제가 아니라 헌법정신에 충실하려는 움직임이자, 우리나라가 보편적 사회복지정책 프로그램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 서울시 주민투표 무산에 대한 입장은?
▲ 이번 주민투표 결과는 갈수록 골이 깊어지는 양극화된 한국사회에서 보편적 복지를 ‘망국 포퓰리즘’으로 치부하던 한나라당에 대한 냉엄한 민심의 반영이자 시민을 위한 실질적 정책을 외면한 오세훈 시장에 대한 반감으로 풀이되고 있다. 사실상 얼마든지 타협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특히 180여억원의 혈세를 들여 투표를 하고 시장직 사퇴 조건으로까지 갈 만한 사안조차 아니었다고 본다.

-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는 어떻게 보는가?
▲ 서울시민들이 민주주의 투표로 오 시장을 준엄하게 심판한 것이라 본다. 오 전 시장은 오기를 부렸다. 그리고 끝내 무릎 꿇고 우는 장면까지 연출하며 시민들을 사생결단의 투표율 경쟁과 시정 분열로 내몰았다. 다시 한 번 서울시와 한나라당이 이성적 기준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

서울시민들의
준엄한 심판

- 노태우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 5·18은 신군부가 정권을 찬탈하기 위해 국민을 학살한 명백한 반역행위요, 오욕의 역사다. 그럼에도 5·18양민학살의 주범인 노태우씨가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광주사태의 진범은 유언비어였다’며 진실을 호도하고 역사를 왜곡해 분노가 끓어올랐다. 따라서 이번 노태우씨의 망언은 역사왜곡을 통한 제2의 쿠데타라고 판단내리고, 더 이상 군사쿠데타 세력의 역사왜곡이 노골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절절한 심정에서 이 같은 조치를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 노 전 대통령 측의 반발이 예상되는데?
▲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당 차원의 법률지원단 구성을 촉구하였고, 등재추진위원회 긴급회의를 통해 합당한 조치가 없으면 명예훼손죄 등으로 고발함과 아울러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9월에 유엔유네스코 헵번 의장이 광주를 직접 방문하여 5·18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확정짓고, 이를 만방에 선포하게 된다. 그런데 돌연 노태우씨가 이 같은 망언을 함으로써 광주 시민의 상처를 덧나게 하고 죽이고 있다. 개탄스럽고 분노스럽다.

노태우 회고록 “개탄스럽고 분노 치밀어 올랐다”
예향과 의향의 도시 광주, 과학명품도시로 만들 것


- 불공정, 불공평한 과학벨트 평가, 짜맞추기식 정략적 심사에 대해 항의단식을 했는데?
▲ 과학벨트처럼 국민적 관심이 높고,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국책사업을 진행할 때는 반드시 공정하게 사업 추진이 전제되어야 한다.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특정 대선주자에 대한 정치적 배려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치적 이득을 얻고자 하는 정략적 행태를 무효화하고 원점에서 공정하게 시작해야 한다.

- 2015 광주U대회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 2015 광주U대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인류 3대 제전으로서 지구촌 175개국에서 3만여명이 참여하는 ‘지구촌 청년대학생 올림픽’이다. 지구촌 마지막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며 남북한 단일팀을 구성하여 출전한다면, 인류 평화의 장이 될 것이다. 특히 이번 등재와 더불어 광주U대회를 민주·인권·평화의 청년제전으로 성사시켜 광주의 국제적 위상과 도시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반값등록금’에 대한 입장은?
▲ 정부 내에서 교과부와 기재부의 입장이 다르고, 한나라당 내에서도 입장 정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군복무기간 동안 대출이자 면제 정도에만 합의에만 이르렀다. 올해 말 각 대학 총학생회 선거를 거쳐 내년 봄 총선을 앞두고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될 것으로 본다. 정부여당이 반값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의석이 반 토막 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전국지역신문협회로부터 2011 의정대상을 수상하셨는데, 비결이 있다면?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5·18기록물이 등재될 수 있도록 의정역량을 총결집시킨 것, 광주전남지역 대학 및 과학기술 예산의 증액에 힘써 왔던 것, 친환경 무상급식 제도를 정착시키려고 노력했던 것 등을 지역신문협회 측으로부터 인정받은 것 같다. 지역현안 해결과 국회의원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던 것인데 기대 이상의 큰 상을 받아 기쁘다.

“5선 중진의원으로
역할에 최선 다할 것”

- 내년 총선과 대선을 전망하신다면?
▲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특히 유권자들은 교만하고 방심하고, 나사 풀어진 모습을 굉장히 싫어한다. 국민의 뜻을 섬기고 받들며 겸허한 마음으로 민심에 다가가야 한다. 온 힘을 다해 민심의 바다를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야당 10년, 여당 10년 의정활동을 하며 야권이 16개 광역도지사중 9개 지역을 확보 한 적은 없었다. 초석은 깔려 있다. 내년의 정권교체는 야5당이 당리당락을 버리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민의 심판을 호소 할 때 표를 밀어 주실 것이라 믿는다. 승리를 확신한다.

- ‘통합’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 현재 추진 중인 야권통합과 연대는 ‘살얼음판’과 같다. 중요한 것은 민주당의 역할이다. 다른 야당 및 시민사회와 연대·연합·통합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한나라당과 1:1 구도가 될 때 비로소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당의 5선 중진 의원으로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 할 것이며, 아마도 야권을 하나로 묶어내는 메신저 임무가 주어질 것으로 본다. 최선을 다하겠다.

- 앞으로의 각오는?
▲ 5선의원이지만 ‘초선 같은 중진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힌바 있다. 예부터 광주는 예향과 의향의 도시다, 이를 바탕으로 과학명품도시로 만들고 싶다. 중진의 경륜과 나 자신의 성심과 열정을 가지고 광주를 명품과학도시로 거듭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내년 정권교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현재 ‘민주희망21’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데 정권교체의 초석이 되도록 하겠다.



<김영진 의원 프로필>

• 기독청년회 전국회장(기청·EYC 7대 회장)
• 유신반대 광주YWCA사건 및 5.18 민주화운동으로 2회 투옥
• 국회의원(제13·14·15·16·18대 - 5선)
• 제53대 농림부 장관
• UN/유네스코 아태지역교육의원연맹 수석부의장(현)
•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W-KICA) 상임대표(현)
• 518민주화운동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장(현)
•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광주유치 공동위원장(현)
• 민주희망 2012(구 쇄신연대) 상임대표(현)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