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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24년’ 박근혜 사면 경우의 수문통은 과연 '결박'을 풀어줄까?
  • 김정수 기자
  • 등록 2018-04-16 11:04:58
  • 승인 2018.04.16 14:14
  • 호수 1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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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징역 24년 및 벌금 180억원’. 박근혜 전 대통령(이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6일 1심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재판에 불출석했던 박 전 대통령은 교도관으로부터 형량을 전해 들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를 듣고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도 사면된 전임 대통령을 떠올려서일까. 선고 이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문재인 대통령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강철구 변호사는 지난 6일, 선고 직후 “앞으로 항소심, 대법원서 다른 판단을 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사건이 대법원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 농단이라는 중차대한 사건의 중심인물이다. 혐의 또한 가볍지 않기에 사면이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가능성은?

그럼에도 박 전 대통령에게 사면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전임 대통령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5년 말 각각 비자금 조성 혐의와 내란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어 그들은 12·12쿠데타 주도와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혐의 등이 인정됐다. 항소심서 노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과 추징금 2628억원, 전 전 대통령은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으로 형이 확정됐다. 

그로부터 2년 후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임기 종료 약 두 달 전 국민통합을 이유로 특별사면을 시행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언급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전임 대통령의 사면은 박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 전 전 대통령의 사면 후 행보가 그 이유다. 전 전 대통령은 혐의에 대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기보다는 법원의 판결에 대해 정면으로 부정하는 자세를 취했다.

‘전 재산 29만원’과 ‘5·18민주화 운동은 북한군이 개입한 반란이자 폭동’이라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박 전 대통령은 1심 판결이 있을 때도 법원에 불출석했고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또 정치적 보복이라는 기조를 잃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 후 행보가 전 전 대통령의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팽배하다. 우선 문 대통령은 특별사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대선을 앞둔 당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의 사면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자 “구속되자마자 돌아서서 바로 사면이니 용서니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게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면권에 대해선 “대통령의 사면권은 제도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전임 대통령들 특사 사례 보니…
시대정신·국민정서 예전과 달라

실제로 청와대 개헌안 전문에 따르면 제87조에 ‘특별사면을 명하려면 사면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대통령이 특정인을 지정해 형 집행을 면제해 주거나 유죄 선고 효력을 정지시키는 기존의 방식을 뒤집은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자유한국당의 개헌안도 사면권과 관련해서 청와대의 안과 대동소이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서 “비리 정치인과 재벌 총수에 대한 사면을 자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국민통합’이라는 명분 역시 이번 사건서 적용되기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정 농단 사건과 마주한 국민들은 우리 사회의 빛바랜 정의와 뿌리 깊은 불공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중은 최순실이라는 사인이 국정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그 배경에 분노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이를 통합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닌 분리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다. 과거 노 전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이 사면됐을 때도 반발이 있었지만 사면은 진행됐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오늘날의 국민정서와 시대정신에 비춰봤을 때 실현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도 같은 맥락을 이어간다. 지난 6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박 전 대통령의 적정 형량에 대한 국민여론을 조사한 결과 47.8%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과하다’는 의견은 28.9%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문 대통령은 대선 시절 “사면권은 국민의 뜻에 어긋나게 행사돼서는 안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할 경우 문 대통령은 정부의 정당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 된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작금의 사태는 촛불집회서 비롯됐다. 문 대통령은 이를 ‘촛불혁명’이라며 정부 탄생의 연결고리로 판단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 “국민들께서 촛불시민혁명을 통해 대한민국의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셨다”며 정권교체와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이라는 무거운 명령을 주셨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 정권연장을 노리는 부패 기득권 세력을 심판하고 압도적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한다면 이는 촛불집회와 정부의 탄생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격이다. 또한 스스로 언급한 ‘국민의 준엄한 명령’에 반하는 일이 된다.

이제 1심

사면은 형이 확정된 상태서 시행될 수 있다. 이제 막 1심 판결이 종료된 때에 사면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국정 농단 사건 자체가 가볍지 않고, 박 전 대통령이 혐의 자체를 부인하는 만큼 재판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정 농단 재판에 이어 박 전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와 2016년 4·13 총선 개입에 대한 공판을 진행 중이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통령의 특별사면 사례

역대 가장 많은 사면권을 행사한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그는 재임기간 동안 특별사면을 25회 실시했다.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은 20회, 이승만 전 대통령은 15회 시행했다. 

그 뒤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9회, 김대중 전 대통령 8회, 노무현 전 대통령 8회, 노태우 전 대통령 7회, 이명박 전 대통령 7회, 박근혜 전 대통령 3회순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5공 비리 연루자들을 사면 대상에 포함시켰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의 주범들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여야의 주요 정치 인사를 사면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때에는 기업인 사면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은 정봉주 전 의원과 용산참사 관련자를 사면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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