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징’ MB 재산 해부
‘추징’ MB 재산 해부
  • 최현목 기자
  • 승인 2018.04.16 11:26
  • 호수 1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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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한 '경제대통령'의 말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산처분을 막아달라는 추징보전 명령을 법원에 청구했다. 여기에는 이 전 대통령의 실명재산과 차명재산이 모두 포함됐다. 추징 절차에 들어간 이 전 대통령의 재산을 <일요시사>가 파헤쳤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논현동 사저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박철우 부장검사)는 지난 10일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등 혐의와 관련해 법원에 추징보전 명령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 전 대통령을 뇌물 등 16가지 범죄사실로 기소했다. 검찰이 청구한 뇌물수수 혐의액은 ▲삼성그룹의 다스 소송비 대납 67억7000여만원 ▲국정원 특수활동비 7억원 ▲불법자금 36억6000여만원 등 자그마치 111억원에 이른다.

더 없나?

추징보전이란 범죄로 얻은 피의자의 불법 재산을 법원의 확정판결 전까지 은닉하거나 처분하지 못하도록 해당 재산에 대한 일체의 행위를 금지하는 것을 뜻한다. 부동산의 경우 매매, 증여, 임차권 설정이 금지되고 예금과 같은 동산도 손을 댈 수 없다. 

유죄 확정판결이 나면 검찰은 동결됐던 재산을 몰수할 수 있다. 이미 추징보전 명령이 내려지기 전 재산을 처분해 몰수할 수 없으면 다른 재산을 찾아 추징한다. 일종의 가압류와 유사한 개념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검찰이 청구한 추징보전 내역을 검토하고 있다. 대상은 서울 논현동 자택과 자동차 등 이 전 대통령 실명재산과 조카 명의로 관리되고 있던 경기도 부천 공장 부지 등 차명 부동산, 그리고 다스(DAS) 지분 일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 명의가 아닌 차명재산도 추징보전 대상이 될 수 있다. 

지난 2009년 대법원은 “처분을 금지할 수 있는 재산이란 누구 명의로 하든지 실질적으로 피고인에게 귀속하는 재산”이라며 “재산이 실질적으로 귀속한다고 보기 위해서는 명의인과 피고인의 관계, 재산을 보유하게 된 경위와 자금 출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충분한 소명이 있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이 전 대통령의 자택이 동결 1순위다. 자택은 약 363㎡(110평) 규모로 공시지가가 아닌 시가를 기준으로 평가액은 1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논현동 자택만 팔아도 추징금의 상당부분 납부가 가능한 셈이다. 그러나 혐의액 111억원에는 미치지 못한다.

뇌물 혐의액 111억원 추징보전
MB명의 부동산+차명재산 포함

이에 검찰은 실명재산만으론 추징금 완납이 어려울 가능성에 대비해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으로 의심되는 재산에 대해서도 추징보전 명령을 청구했다. 그 대상이 바로 조카 명의로 관리되고 있던 부천 공장이다.

경기 부천시 내동에 위치한 공장부지는 약 3000㎡(907평) 규모다. 부지 명의자인 이 전 대통령의 조카 김동혁씨는 지난 검찰 조사에서 이 땅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해당 부지는 공시지가만 100억원 상당에 이르러 추징금 111억원을 납부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비록 공매 과정서 가액이 낮아질 수 있고 세금 등으로 빠져나가는 금액도 있지만, 두 부동산으로만 200억원 상당이 마련된다. 추징금은 현금으로만 환수할 수 있어 부동산 등은 공매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외에도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소유로 판단한 다스 지분 80%에 대해서도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추징보전 명령에 앞서 검찰 관계자는 “뇌물액 상응 부분을 추징보전 청구할 것”이라며 “본인 명의 자택만으로는 부족할 듯해 넉넉히 청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이 전 대통령 측은 논현동 자택 외에는 추징보전 대상이 될 재산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 선임이 어려울 만큼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2013년 4월 공개한 이 전 대통령의 재산은 46억3000여만원, 논현동 자택은 공시지가 기준 당시 54억원으로 평가됐고 예금 9억5000여만원 등의 재산과 34억5000여만원의 채무가 있었다고 나온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재정적 어려움의 근거로 청계재단을 설립해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고 주장한다. 지난 17대 대선 직전인 2007년 12월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뒤 청계재단을 세웠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이 세운 청계재단은 사회환원이 아닌 자신의 아들 시형씨에게 자신의 재산을 물려주기 위한 ‘비자금 세탁소’ 역할을 위해 세워졌다. 

지난 9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이 전 대통령이 지난 2009년 2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으로 하여금 재단법인(청계재단) 설립을 통한 상속세 절감 방안을 검토·보고하도록 했다는 내용의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급물살을 탄 재단법인 설립은 그해 7월 청계재단이란 이름으로 탄생했다.

비자금 세탁소

이 전 대통령이 법원으로부터 확정판결을 받으면, 검찰은 즉각 추징금 환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대통령 본인 명의의 재산을 우선으로 환수한 뒤 차명 부동산, 다스 지분 순으로 집행이 예상된다. 벌금과 달리 추징금은 노역 등과 같은 대체 형벌이 없다. 돈 관리에 있어서 누구보다 철두철미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 전 대통령 눈앞에 인생 최대 위기가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