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여행 ③경북 포항시 북구·영덕군

푸른 바다 따라 달리는 동해선 포항-영덕 기차 여행

동장군이 물러가고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3월, 살이 꽉 찬 대게를 맛보고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를 즐기기 위해 동해선 기차에 몸을 실어보자. 포항서 출발해 월포역과 장사역, 강구역을 거쳐 영덕역까지 44.1km를 달리는 동해선이 지난 1월26일 운행을 시작했다. 
 

포항에서 영덕까지 소요 시간은 34분. KTX와 동해선을 이용하면 서울에서 약 3시간10분 만에 영덕에 도착한다. 동해선 덕분에 영덕 여행이 한결 편해졌다. 2020년에는 삼척까지 전체 166.3km에 이르는 동해선이 개통할 예정이다. 
 

푸른 바다를 따라 달리는 동해선은 놀이동산에 있는 기차처럼 앙증맞은 외관을 자랑한다. 세 량이 전부인 기차 안팎은 분홍색 복사꽃과 귀여운 대게, 호미곶해맞이광장에 있는 ‘상생의손’ 등 영덕과 포항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알록달록 꾸며졌다. 기차에 오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다양한 볼거리

포항역서 출발한 동해선은 시골길을 시원하게 달린다. 오른쪽 창문 너머로 쪽빛 동해가 들어온다. 기차에 앉아 바다를 보는 특별한 여행이다. 
 

첫 번째 정차하는 곳은 월포역이다. 달을 상징하듯 동그란 모양을 한 월포역이 눈을 사로잡는다. 소담한 맛이 느껴진다. 월포역은 동해선 기차역 중 해변서 가장 가깝다. 역에 내려 걸으니, 5분도 되지 않아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달려든다. 


해변에는 갈매기 수십 마리가 노닌다. 여름이면 북적일 월포해수욕장이 한적하다. 고즈넉한 해변을 걷다 보면 발걸음이 한없이 더뎌진다. 
 

월포역서 다시 동해선에 오른다. 행정구역이 포항시에서 영덕군으로 바뀐다. 월포역을 지나면 주로 터널을 통과해 기차 안에서 바다를 보기 힘들다. 기차는 8분 만에 장사역에 닿는다. 장사역은 동해선서 유일한 무인역이다. 

근처에는 백사장이 길어 ‘장사(長沙)’라는 이름이 붙은 장사해수욕장이 있다.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 상륙작전 하루 전에 북한군을 교란할 목적으로 시행한 장사 상륙작전이 펼쳐진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장사역서 출발한 기차는 들판 가운데 있는 강구역에 닿는다. 강구역서 나와 차를 타고 5분 정도 달리면 강구항이 나타난다. 강구항은 영덕대게 집산지이자, ‘한국 관광의 별’에 선정된 우리나라 대표 여행지다. 

놀이동산 기차처럼 앙증맞은 외관 ‘동해선’
영덕대게 집산지에서 즐기는 ‘영덕대게축제’

강구대교에 들어서니 거대한 대게 조형물이 눈을 사로잡는다. 강구항 주변은 대게와 오징어, 청어가 넘쳐난다. 대게 요릿집이 촘촘히 이어진 영덕대게거리는 대게를 찌는 김으로 자욱하다. 

대게의 ‘대’는 크다는 의미가 아니라 대나무를 뜻한다. 발이 대나무처럼 쭉쭉 뻗어서 대게라는 이름이 붙었다. 살이 꽉 찬 대게는 맛이 고소해, 입에서 살살 녹는다. 좋은 대게를 고르기 위해서는 찬찬히 봐야 한다. 


발이 제대로 붙었는지, 살아 움직이는지, 속살이 얼마나 찼는지 차례로 살펴본다. 
 

대게는 찜통에 쪄서 먹는다. 식당서 살을 쏙쏙 빼 먹기 좋게 잘라준다. 살을 다 발라 먹으면 게딱지에 밥을 비빈다. 음식점에서 대게 요리를 먹기 부담스럽다면 동광어시장에 들러보자. 1층서 대게를 사고 2층 식당에 올라가면 상차림 비용을 내고 알뜰하게 먹을 수 있다. 

3월은 대게를 합리적인 가격에 맛보는 적기다. 영덕대게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도 3월22일부터 25일까지 강구항 일원에서 한바탕 대게 잔치가 벌어진다. 
 

고소한 대게를 맛본 뒤에는 바다를 매립해 만든 해파랑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자. 강구항 바로 옆에 있는 공원은 바위에 철썩이는 파도를 감상하며 걷기 좋다. 드넓은 공원에는 영덕대게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갈매기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조형물 주변은 영덕 여행의 추억을 남기기 위한 여행자로 북적인다. 
 

동해선 기차의 종착역은 영덕역이다. 이곳에서 먼저 찾아볼 곳은 영덕풍력발전단지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하얀 풍력발전기가 천천히 도는 풍경이 이국적이다. 1650kW급 풍력발전기 24기는 3m/s 이상 바람이 불면 움직이고, 20m/s 이상 바람이 불면 자동으로 멈춘다. 
 

풍력발전기 주변으로 영덕신재생에너지전시관과 영덕해맞이예술관, 영덕조각공원, 정크&트릭아트전시관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있다. 살랑살랑 봄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기 안성맞춤이다. 먼 곳까지 돌아보고 싶다면, 전동 휠 대여소 ‘달려라 왕발통’을 이용하자. 달려라 왕발통은 1인용 전동 휠로, 만 16세 이상이면 대여할 수 있다(신분증 확인). 
 

영덕풍력발전단지서 바다를 향해 내려오면 영덕해맞이공원을 만난다. 일출이 유명하지만 아무 때나 가도 동해의 아름다운 풍광이 반겨준다. 공원에 창포말등대도 있다. 집게발이 등대를 휘감은 모양으로, 대게등대라고도 불린다. 등대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면, 가슴에 쌓인 스트레스가 스르르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축산항은 영덕의 숨은 보석이다. 세 방향이 산으로 둘러싸인 축산항은 새벽부터 밤중까지 활기가 넘친다. 축산항의 모습을 한눈에 담기 위해서는 죽도산에 올라야 한다. 죽도산은 대나무가 뒤덮어서 붙은 이름이다. 죽도산에 자라는 대나무는 줄기가 가는 소죽으로, 조선시대에 화살을 만드는 데 쓰이기도 했다. 
 

대나무가 우거진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축산항과 주변이 내려다보이는 죽도산전망대가 있다. 죽도산은 해발 87m로 야트막하지만, 사방이 확 트였다. 항구와 바다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다. 

죽도산전망대 아래 길이 139m, 높이 26m 블루로드다리가 있다. 다리를 건너면 영덕블루로드 B코스 ‘푸른대게의길’이 이어진다. 호젓한 해변을 거닐다 보면 마음이 한없이 여유로워진다. 
 

괴시마을도 영덕 여행서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 ‘예와 덕이 넘치는 고장’ 영덕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고풍스런 한옥 있는 ‘괴시마을’


목은 이색 선생이 태어난 이 마을에는 영양남씨괴시파종택(경북민속문화재 75호), 영해경주댁(경북문화재자료 395호), 영덕 괴시동 해촌고택(경북민속문화재 170호) 등 150~300년 된 한옥이 고스란히 남았다. 천혜의 자연이 주는 맛과 고풍스러운 한옥이 주는 멋이 어우러져, 동해선 기차 여행에 진한 여운을 남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동해선 기차 여행] 포항역→월포역→월포해수욕장→장사역→강구역→강구항(해파랑공원)→영덕대게거리→영덕역→영덕풍력발전단지→영덕해맞이공원 

[영덕 여행] 포항역→강구역→강구항(해파랑공원)→영덕대게거리→영덕역→영덕풍력발전단지→영덕해맞이공원→축산항→죽도산전망대→괴시마을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포항역→월포역→월포해수욕장→장사역→강구역→강구항(해파랑공원)→영덕대게거리→삼사해상공원 

[둘째 날] 영덕역→영덕풍력발전단지→영덕해맞이공원→축산항→죽도산전망대→괴시마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영덕관광포털(영덕군청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tour.yd.go.kr 
- 영덕대게축제 
http://www.ydcrabfestival.com
- 월포해수욕장 http://www.월포해수욕장.com

문의 전화 
-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054)730-6533
- 영덕풍력발전단지 054)734-5870
- 영덕신재생에너지전시관 054)730-7052
- 정크&트릭아트전시관 054)730-6610
- 달려라 왕발통(전동 휠 대여소) 054)730-6670
- 영덕해맞이공원 054)730-7052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포항,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7회(06:00~다음 날 01:00) 운행, 약 4시간 소요.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http://www.kobus.co.kr 
[기차] 서울역-포항역, KTX 하루 11회(05:40~22:20)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용산역-포항역, KTX 하루 1회(17:35)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포항역-영덕역, 무궁화호 하루 7회(포항역 07:58~ 19:30/영덕역 08:52~ 20:50) 운행, 34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http://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 서울 출발: 경부고속도로→도동 JC→익산포항고속도로→포항 IC→포항
- 대구 출발: 팔공산 IC→익산포항고속도로→포항 IC→포항 
- 부산 출발: 경부고속도로→경주 IC→서라벌대로→구황로→국도7호선→포항

숙박 정보
- 글로리모텔: 강구면 삼사길, 054)733-6450
- 동해해상관광호텔: 강구면 삼사길, 054)733-4466, http://www.dhhshotel.co.kr
- 해맞이캠핑장: 영덕읍 해맞이길, 054)730-6337, http://camping.yd.go.kr
- 영덕고래불국민야영장: 병곡면 고래불로, 054)734-6220, http://stay.yd.go.kr
- 칠보산자연휴양림: 병곡면 칠보산길, 054)732-1607, http://www.huyang.go.kr 

식당 정보
- 대게종가(대게): 강구면 강구대게길, 054)733-3838
- 죽도산(대게): 강구면 강구대게길, 054)733-4148
- 청송식당(물곰탕): 강구면 강구대게4길, 054)733-4155

축제와 행사 정보 
영덕대게축제: 2018년 3월22~25일, 강구항 일원, 054)730-6682, http://www.ydcrabfestival.com 

주변 볼거리
차유어촌체험마을, 장육사, 옥계계곡, 신돌석장군유적지, 삼사해상공원, 영덕어촌민속전시관, 고래불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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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