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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아트인> ‘진화하는 작가’ 전희경현실과 이상 사이에 서다
  • 장지선 기자
  • 등록 2018-03-05 13:09:49
  • 승인 2018.03.07 10:24
  • 호수 1156
  • 댓글 0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희경 작가는 이상향이라고 부르는 가상의 세계를 회화로 표현해왔다. 아무도 가보지 않았고 아무도 모르는 세계인 만큼 묘사에는 현실과 자연이 적절히 투영된다. 전 작가는 무릉도원, 현실도피, 열망, 은신 등의 단어를 이상향과 함께 자주 사용했다. 현실과 이상 그 사이 어디쯤 놓인 전 작가의 회화를 살펴보자.
 

▲이상화_계곡, Idealization_ valley, Acrylic on canvas, 162x194cm, 2017

신한갤러리 역삼이 전희경 작가의 ‘바람이 구름을 걷어 버리듯’ 전시회를 오는 13일까지 개최한다. 신한갤러리 역삼은 2011년 개관 이래 신진작가 공모 프로그램 ‘Shinhan Young Artist Festa’를 통해 젊은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해왔다.

팍팍한 현실에선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각자 꿈꾸는 소망은 다를지언정 안락한 미래와 이상향에 닿고자 하는 염원은 비슷할 터, 아마 현실의 삶이 버거울수록 그 바람은 더욱 간절할 것이다.

팍팍한 현실

하지만 현실서 보기에 이상의 세계는 도무지 닿을 수 없는 곳처럼 요원하게만 느껴진다. 원론적으로는 허상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간은 늘 현실과 이상 사이서 고뇌하고 괴로움을 느낀다.

전희경 작가는 그동안 화가로서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고민하고 그려내려 했다. 이 시도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어져 오고 있다. 그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 발생하는 괴리감을 극복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초기 작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 작가의 작품은 다채로운 색감보다는 과감한 필치의 붓질과 물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그 과정서 화면은 더욱 추상화되고 있다. 김지연 신한갤러리 역삼 큐레이터는 “이러한 변화는 전 작가의 심리적 변화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현실과 자연이 녹은 이상향
불안할수록 유토피아 찾아

전 작가의 작품은 크게 세 번에 걸쳐 하나의 대주제를 다루는 방식과 태도서 변화를 드러낸다. 가장 초기 작업부터 보면, 이 시기 전 작가는 처음으로 현실과 이상이라는 양극단 세계 사이의 공간에 주목했다. 쉽게 도달할 수 없기에 좌절하지만 반대로 꿈꿀 수 있기에 견딜 수 있는 현실과 이상의 불일치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폭포 I, Waterfall, 33x90, Acrylic on canvas,2017

자신이 처한 현실서 느꼈던 다소 막막하고 혼란스러우며 불안한 심정은 전 작가의 붓 끝에 응축돼 캔버스에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이 시기에 제작된 ‘-살이’ 시리즈 등에서 당시 방황하고 아파하던 전 작가의 심리상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후 작업에선 내면의 혼란스러움서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는 이상향의 모습을 보다 구체적으로 화면에 제시하는 데 주력한다. 이 시기의 작품은 얼핏 동양 산수화의 모습을 닮았는데 이는 지난한 삶의 도피처로서 무릉도원과 같은 의미로 탄생한 전 작가만의 유토피아다.

세 단계 걸쳐 발전
혼란에서 평온으로

전 작가가 표현한 유토피아는 우리들이 흔히 생각하는 평온한 낙원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풍경이다. 하지만 이 역시 그가 살아온 지난 삶의 모습들이 오롯이 투영된 결과물이다. 김 큐레이터는 “이 시기까지 전희경 작가에게 그림 그리기란 자신이 생존하는 하나의 수단이라는 방식으로 수행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향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찼던 전 작가의 캔버스가 최근에는 내면의 이상적 상태로 나아가려는 단계로 발전했다. 특히 이번 전시서 그런 시도가 두드러진다. 

그간의 작품들이 현실과 이상의 간극서 흔들리는 모습을 고스란히 담는 데 주력했다면 이번 전시에선 흐트러짐 없이 담담하게 직시하는 태도로 변화했다.

작품은 이전보다 힘 있고 역동적인 붓질로 채워졌지만 여백의 효과 때문인지 한숨 고르듯 여유와 차분함이 느껴진다. 이런 변화는 전 작가 스스로가 생각하는 내면의 이상적 상태로 나아가려는 태도의 변화서 시작됐다.

흐트러짐 없이

이번 전시의 제목인 ‘바람이 구름을 걷어 버리듯’을 이와 같은 맥락서 해석하면 물, 바람, 구름 등의 자연적 요소들이 시시각각 변하면서도 고유의 성질을 잃지 않고 순리대로 흘러가는 모습을 그대로 닮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가 반영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신한갤러리 역삼 관계자는 “내 안의 결핍되고 이루지 못한 욕망들을 한데 모아 독려하고 나만의 유토피아를 세울 때”라며 “이번 전시가 모두의 마음 속 구름을 걷어내고 새로운 희망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되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jsjang@ilyosisa.co.kr>

 

[전희경은?]

▲학력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2009)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2005)

▲개인전

‘이상_그곳’ 갤러리포월스, 서울(2017)
‘이상_그곳’ 백운갤러리, 서울(2016)
‘정신의 향연’ 이랜드스페이스, 서울(2015)
‘당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겸재정선미술관, 서울(2014)
‘Utopia in Emptiness’ 갤러리 고도, 서울(2014)
‘Ou_Topia’ 관두미술관, 타이페이예술대학, 타이페이, 대만(2013)
‘Island in Utopia’ 261 스튜디오, 타이동철도예술촌, 타이동, 대만(2013)
‘번뇌의 변태’ 오픈스페이스 배, 부산(2013)
‘현실과 이상의 간극 또는 연옥’ 안국약품 AG갤러리, 서울(2011)
‘신진작가공모 YAP’ 정 갤러리, 서울(2006)

▲수상

에트로 미술상 은상 수상(2015)
겸재정선기념관 ‘내일의 작가’ 대상 수상(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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