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역전된 풍경성’ 신경철
<아트&아트인> ‘역전된 풍경성’ 신경철
  • 장지선 기자
  • 승인 2018.02.13 11:41
  • 호수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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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개입한 일상의 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신경철 작가는 즉흥적 행위 이후의 개입을 통해 작품에 역전된 풍경성을 담는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일상 이미지를 재구성해 캔버스 위에 모노톤으로 거칠게 칠하고, 붓질이 지나간 흔적의 가장자리를 연필로 채운다. ‘2018 프로젝트 스페이스 우민’의 첫 번째 전시인 신 작가의 ‘풍경과 회화의 틈새’ 속으로 들어가 보자.
 

▲T-HERE-08 , 2017, Acrylic _ Pencil on linenl, 33.4 x 53cm

‘프로젝트 스페이스 우민’은 우민아트센터의 부대시설인 카페 우민의 공간을 지역작가와 유망한 신진 작가에게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공간 지원을 넘어 다양한 창작 매개를 위한 실험과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홍보와 기획 협력을 제공하고 있다. 신경철 작가가 그 첫 번째 전시를 장식한다.

신경철 작가의 작품은 구상과 추상, 재현적 회화와 비재현적 회화라는 양가적 특징이 두드러진다. 풍경성보다는 회화성을 더 강조한다. 이미지는 일상의 순간서 찰나에 포착된다. 포착된 이미지는 기억을 통해 지속된다. 지속 과정에서 이미지는 끊임없이 새롭게 재구성된다. 신 작가의 작품에는 회화의 방식으로 추적한 이 과정이 담긴다.

첫 번째 프로젝트

기억으로 남은 찰나의 이미지는 캔버스 표면에 빠른 붓질을 통해 회화 이미지로 펼쳐진 후 한동안 그대로 놓인다. 작업을 위해 최소한으로 구성된 이미지는 붓질을 통해 실행되는 과정에서 즉흥적이고 물질적인 흔적을 남긴다. 이렇게 드러난 회화 이미지는 1차 완성본이다.

잠정적으로 완성된 작품에 신 작가의 개입이 시작된다. 붓질의 강도와 속도, 안료의 특성은 표면에 미세한 틈새를 만든다. 신 작가가 주목하는 부분은 붓질의 중심서 벗어난 가장자리 공간에 생긴 균열이다. 틈새를 부각시키는 작업 과정을 통해 최초의 이미지는 재탄생된다.

찰나의 순간 포착
회화 이미지 펼쳐

1차적으로 펼쳐진 이미지를 역전시키고 재이미지화 하기 위해 즉흥적인 페인팅 방식과는 다른 세밀하고 집요한 드로잉을 반복한다. 틈새를 발견하고 전면으로 다시 끌어올리는 과정은 먼저 나타난 흔적을 섬세하게 확인하는 작업이면서 이미지를 역전시키는 행위다. 

이는 그리려고 하는 이미지와 그려진 이미지 사이의 관계를 해체하는 것일 수도 있고 주변과 중심의 관계를 재위치 시키는 것일 수도 있다.
 

▲T-HERE-235 , 2017, Acrylic _ Pencil on linenl, 162.2 x 97cm

신 작가가 이런 작업 방식의 회화를 선보인 것은 2009년 개인전 때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전 작업에서 보여준 거친 붓질의 흔적을 벗겨 냈다. 방법론적으로는 같은 맥락을 유지하면서 이미지의 강렬함이 붓질과 함께 색을 통해 그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화면 전체에 균일하게 칠한 배경색인 은색은 중성적 색채 계열이지만 금속이 가지는 차갑고 은은한 광택을 띤다. 그 은은한 광택은 신 작가가 이미지의 풍경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한다. 차갑게 가라앉아 은근하게 발생하는 그 힘들은 그 위에 펼쳐지는 이미지의 회화성을 증폭시킨다.

미세한 틈새 연필로 채워
새로운 회화의 가능성으로

이미지의 재현이라는 측면서 보면 1차 작업은 이미 그 자체로 완성된 작품이다. 그러나 신 작가의 작업 방향은 이미지 재현보다는 또 다른 가능성에 있다. 신 작가는 또 다른 의미의 회화 공간을 찾고자 했다.

신 작가는 “붓질이 지나가고 난 후의 그 무수한 작은 틈새를 물감의 색채와는 전혀 이질적인 연필의 검은 선들로 그려나가는 과정을 통해, 나조차도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회화로 나아간다”고 말했다.
 

▲T-HERE-229 , 2017, Acrylic _ Pencil on linenl, 162.2 x 97cm_detail

그의 이러한 태도는 일상의 삶 속에서 작가로서의 시선을 매 순간 연결시키고자 하는 최소한의 감각적 개입이다. 이 감각적 순간은 다시 그의 작업 과정 속에서 회화에 대한 질문과 마주치고, 이 마주침이 지속되는 과정을 통해 작업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붓질의 균열

박창서 파리1대학 예술학 박사는 “신경철은 20세기 회화의 다양한 운동에서 차용한 레퍼런스를 적극 수용하는 동시에 다양한 방법론적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구상과 추상이라는 오래된 양극이 오히려 상호작용의 두 측면으로 기능하고, 이를 통해 작가만의 회화적 방법론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다음달 17일까지.


<jsjang@ilyosisa.co.kr>

 

[신경철은?]

▲학력

대구대학교 미술디자인학부 회화과 졸업(2005)

▲개인전

‘풍경과 회화의 틈새’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 청주(2018)
‘올해의 청년작가전’ 문화예술회관, 대구(2016)
‘form [매듭을 짓다, 묶다, 연결하다]’ 예술발전소, 대구(2013)
‘가창 창작스튜디오 기획 Form전’ SPACE GACHANG, 대구(2012)
‘추상에 대한 경의’ 봉산문화회관, 대구(2010)
대안공간 SPACE129, 대구(2006)
큐브C, 대구(2004)

▲수상

올해의 청년작가 선정(2016)
신조미술대상전 대상(2005)
신조형미술대전 동상2회, 은상, 특별상(2002∼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