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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포빌딩 BH 문건 미스터리DAS-MB-BBK 삼각 커넥션 ‘뇌관’
  • 최현목 기자
  • 등록 2018-02-05 10:51:01
  • 승인 2018.02.05 14:29
  • 호수 1152
  • 댓글 0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검찰이 지난달 31일 영포빌딩 내 다스가 임대해 사용했던 사무실과 창고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한 달 새 같은 건물에 세 번째 압수수색이다. 앞서 첫 번째와 달리 두 번째, 세 번째 압수수색서 상당히 유의미한 증거를 확보했을 것이란 게 법조계 안팎의 시선이다. 다스 실소유주를 밝히는 수사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서울 서초동 소재의 영포빌딩

첫 번째 압수수색은 서울동부지검 수사팀이 실시했다. 수사팀은 지난달 11일 경북 경주시 소재 다스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쳤다. 이때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였던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영포빌딩에는 다스 서울지사가 위치해 있다. 동부지검은 다스가 횡령 등으로 조성한 비자금 120억원의 실체를 쫓고 있다.

세 번의 압색
실소유주 아른

첫 번째 압수수색의 핵심은 비자금 의혹과 관련된 주요 인물들 주거지였다. 동부지검은 다스 경리직원 조모씨와 돈을 함께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협력업체 경리 담당 이모씨, 김성우 전 다스 사장, 권승호 전 다스 전무의 집을 수색했다.

다스 120억원 횡령 수사의 핵심은 비자금 조성의 주체가 회사 차원이었는지, 아니면 개인 횡령이었는지 여부다. 당시 동부지검 수사팀은 계좌 자료와 디지털 자료 등을 최우선으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부지검 수사팀은 청계재단과 다스 협력업체 등은 아직 압수수색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120억원 비자금이 수사의 중심이기 때문에 (협력업체나 청계재단 등의 이야기는) 멀리 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영포빌딩 지하 2층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동부지검이 다스 120억원 횡령 사건을, 중앙지검은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파헤치는 투트랙 수사를 진행 중이다.

영포빌딩은 이 전 대통령의 재산기탁으로 설립된 청계재단의 소유 건물이다. 다스는 이 빌딩 지상 2층과 지하 2층 일부를 사무실과 창고로 임대해 사용했다. 다스가 영포빌딩 지하 2층을 비밀창고로 사용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검찰이 해당 창고를 전격 압수수색한 것이다.

당시 중앙지검 수사팀은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문건 다수를 확보했다. ‘BBK 금융거래 정보’ ‘BBK 관련 현안보고’가 대표적이다. 해당 문건에는 ‘2007년 6월20일’이라는 날짜가 적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는 한나라당 대선 경선서 이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때였다. 이 과정서 박 전 대통령은 BBK, 다스 실 소유주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해당 문건은 BBK 의혹 제기에 대응하기 위해 당시 경선캠프 내부서 만들어진 문건으로 보인다.

비밀창고서
문건 발견

그 외에도 다수의 석연찮은 문건들이 발견됐다. ‘PJ 진술조서’는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의 진술조서로 추정된다. 그는 대선 경선 당시 BBK 의혹 대응팀장, 이 전 대통령의 청와대 입성 후에는 ‘MB(이명박)의 집사’로 불리며 살림살이를 도맡았던 인물이다. 

또 다스가 BBK 투자금 140억원을 회수하는 과정에도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검찰은 LKe뱅크 관련 회계 서류와 공문도 입수했다. 문건의 작성 시점은 2000년과 2001년. 이는 LKe뱅크 설립, 다스의 BBK 투자, BBK 주가조작 사건이 있었던 시기와 일치한다. LKe뱅크는 이 전 대통과 김경준 씨가 공동 설립한 회사다. 

해당 문건이 BBK 특검팀의 수사 결과를 뒤집는 결정적 물증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정호영 전 특검은 지난 2008년 ‘BBK 사건’을 수사할 당시 다스 경리팀 직원 조모씨의 횡령을 개인 비리로 판단해 수사 결과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검찰이 발견한 문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작성된 청와대 문건 다수가 비밀창고서 발견됐다. 다스가 임대해 사용하던 창고서 청와대 문건이 나왔다는 점은 다스 실소유주를 쫓는 중앙지검 수사팀에 결정적 증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다스 지하창고서 발견된 자료들에 대해 “(청와대)문건은 거기 있으면 안 되는 자료”라며 “청와대나 그 관계자들과 무관하다고 주장되는 다스 창고에 그런 자료가 보관돼있다는 자체가 증거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압색만 세 차례…탈탈 털어
다스 실소유주 수사 급물살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최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영포빌딩의 다스 지하창고서 이 전 대통령 당시 청와대의 국정 관련 문서들이 무더기로 발견돼 의혹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며 “얽히고설킨 연결고리가 말해주듯 이제 다스가 누구의 것인지는 명약관화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이 전 대통령의 주장대로 본인이 다스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 다스 지하창고서 청와대 문건이 나온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나. 이게 바로 다스 실소유주에 대한 명백한 증거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청와대 문건이 창고서 보관되고 있던 경위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발견된 문건들이 청와대 문건이라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실수로 다스 창고에 청와대 문건이 보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고의성이 없다는 게 이 전 대통령 측 주장이다.

하지만 ‘실수’라는 해명으로는 상황을 무마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가 고의로 해당 문건을 다스 측에 맡겼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청와대 보안상 내부 파일이나 문건이 실수로 외부로 반출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대통령 퇴임 후에는 해당 문건들 모두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최씨가 공식 발표되기도 전 박근혜 당시 대통령 연설문과 청와대 회의 자료를 미리 받아본 것에서 시작됐다. 이전 사례를 통해 국민들은 청와대 문건 외부 반출이 심각한 국정농단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만약 이 전 대통령 측 누군가가 문건을 빼돌렸다면 그 자체로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은 대통령기록물을 무단으로 은닉 또는 유출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2013년 퇴임을 기준으로 한다면 공소시효는 오는 2020년까지다. 추가로 직권남용 및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될 수 있다.

BH 문건이
왜 거기서?

김현 대변인은 “대통령기록물인 청와대 문건이 지하창고서 무더기로 발견된 것은 그 자체가 심각한 국정농단 사건”이라며 “이렇게 심증과 물증이 분명한데도 이 전 대통령 측은 ‘실수로 섞여 들어간 것 같다’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아무리 대충 둘러대는 말이라고 해도 성의 있게 말을 만들어야지, 실수라는 말로 어물쩍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중앙지검 수사팀은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별도로 이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의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도 동시에 진행할 방침이다. 수사팀은 최근 압수한 청와대 문건의 증거능력 인정을 위해 추가로 법원에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앞서 청와대 문건을 발견한 두 번째 압수수색이 다스와 관련된 쪽에 한해 영장이 발부됐던 만큼, 입수한 압수물은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별도 영장을 받음으로써 검찰은 압수물의 증거능력 논란을 미연에 차단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청와대 문건을 증거로 채택하려는 검찰의 움직임에 즉각 대응하고 나섰다. 변호사를 통해 “(청와대 문건을)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관해달라”며 검찰에 공문을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측이 향후 청와대 문건이 다스와 이 전 대통령의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을 자인하면서까지 청와대 문건들을 대통령기록관으로 넘기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이 전 대통령과 다스와의 관계, 또는 당시 청와대가 다스의 BBK 투자금 반환 과정에 개입한 사실을 보여주는 문건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 추가
시효 눈앞, 추가 압색 가능성↑

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달 31일 영포빌딩에 대한 세 번째 압수수색을 벌였다. 같은 빌딩이지만 장소는 달랐다. 앞서 두 번째 압수수색 장소였던 비밀창고 외 또 다른 지하창고가 대상이었다. 

검찰은 최근 수사 과정서 지하에 또 다른 창고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서 수사팀은 추가적으로 다스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확보한 압수물은 이 전 대통령의 과거 국회의원, 서울시장 시절 문서 및 자료로, 다스 자회사에 대한 투자 내용이나 2007년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재판 관련 문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포빌딩

해당 문건에는 ‘다스 실소유주가 이 후보(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는 주장을 입증해야 한다’ ‘진술 말고 서류로 뒷받침해달라는 것이 검사의 입장’이라고 쓰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외에도 이 전 대통령이 지난 1996년 총선 직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 재판기록과 2002년 서울시장 선거 과정서 측근들이 재판에 넘겨졌을 때 대응 방안 등이 압수물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재판기록과 검찰 수사 정황이 담긴 문건이 발견되면서 추가적인 압수수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직권남용
비밀누설

청와대 문건은 향후 이 전 대통령 측에 ‘뇌관’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 보인다. 2011년 다스가 BBK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140억원을 돌려받는 과정서 이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가 권력기관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이 전 대통령 역시 직권남용 혐의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스 비자금 조성 의혹의 공소시효는 오는 21일까지지만, 직권남용 혐의는 공소시효가 7년이다. 또 대통령 재임기간(2008년 2월25일∼2013년 2월24일)은 공소시효가 멈추기 때문에 아직 처벌 기한이 남아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MB-문통 ‘평창휴전’ 막전막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는 9일 개막 예정인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가키로 확정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최근 이 전 대통령 측 대치동 사무실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초청장을 전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에 참석하겠다고 확답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과 한 수석의 면담은 2분여 공개발언을 포함해 20여 분간 이뤄졌다. 공개발언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추운데 오느라 고생했다”며 한 수석을 맞은 뒤 봉투에 담긴 초청장을 직접 열어보고 “문 대통령께서 진정 어린 말씀으로 초대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잠시 동안의 휴전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은 그를 평창올림픽 폐막 이후 소환조사하기로 내부 방침을 굳혔다. 올림픽 직후 이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서는 그림이 그려진다.

자신을 겨냥한 수사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줄곧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해왔다. 포토라인 앞에서도 이러한 주장은 변함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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