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덮칠 김상조 키워드6

지금까진 몸풀기 지금부터 본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6월 공정거래위원회 수장이 되면서 재계는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그의 행보에는 몇 가지 키워드가 따라다니는데 기업들은 여기에 초점을 맞춰 경영전략을 펴는 모양새다. 새해에도 큰 틀에서 김상조호의 공정위는 달라질 것이 없다. 재계를 덮칠 여섯 가지 키워드를 확인했다.
 

“재벌들 혼내 주고 오느라 늦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11월 장관회의에 참석한 자리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곧 논란이 됐다. 일각에선 평소 김 위원장이 재계의 재벌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스탠스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었다.

1.일감

공정거래위원회는 거래 주체간 공정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김 위원장은 현재 재계에 불공정거래가 만연해 있다고 판단한 가운데 일정 부분 재벌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재벌 경영 문제의 ‘시발점’을 일감 몰아주기로 판단하고 있으며 실제로 꾸준히 일감 몰아주기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5일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서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일감 몰아주기를 엄중 제재하고, 편법적 지배력 확대 차단을 위해 공익법인과 지주회사 수익구조 실태 조사 및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일감 몰아주기는 편법 경영권 승계, 중소기업 경쟁기반 훼손의 대표적 사례로, 총수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일 경우 내부거래 비중은 11.4%에 불과하지만 100%일 경우 66%에 달한다. 또 SI(69%), 부동산 임대·관리(56%), 물류(34%) 등 중소기업 집중업종서 내부거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일감 몰아주기 등 사익편취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친족분리 기업의 사익편취 적발 시 분리를 취소하고, 사익편취 규제 대상 기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내부거래 등 취약분야의 공시실태를 전수조사하고, 기업집단포털시스템 고도화 추진 등을 통해 시장감시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도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서둘러 문제가 예상되는 기업들을 정리하고 있다. 

태광그룹, 대림 등은 과거 일감 몰아주기로 논란이 된 기업들 정리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먹튀’라는 지적이 일기도 하지만 문제가 되는 기업들을 정리하는 부분에는 반색하고 있다.

2.프랜차이즈

김 위원장이 공정위의 ‘방향키’를 잡았을 때 최초의 행보는 가맹점의 문제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었다. 지난해 7월 취임 한달째를 맞은 김 위원장은 가맹본부 단체인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를 만나 선진화된 비즈니스 모델로의 과감한 전환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선진국은 브랜드 로열티를 내는 방식으로 계약을 맺는데 우리는 필수품목 공급 과정서 마진을 붙이고 광고 및  매장 리뉴얼하는 과정서 수익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현재 프랜차이즈의 수익 모델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구체적인 대책도 내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같은달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경제력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며 갑질 피해가 많은 주요 외식업종 50개 가맹본부에 대한 불공정관행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6대 과제는 ▲가맹본부 불공정행위 감시 강화 ▲가맹점주 협상력 제고 ▲가맹점주 피해방지 시스템 확충 ▲정보공개 강화 ▲광역지자체와 협업체계 마련 ▲피해예방시스템 구축 등이다.

이에 따라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프랜차이즈에 대해서는 과감히 조사를 실시하고 제재를 가했다. 필요에 따라서는 검찰에 고발도 불사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공정위가 프랜차이즈의 대대적인 조사를 벌이면서 고발 조치한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났기 때문이다. 정 전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동생 회사를 통해 치즈를 납품받아 치즈가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부당이익을 취했다는 의혹과 탈퇴 가맹점주에 대한 보복출점 등이다.

압박 수위 높이는데…실효성은 아직
6가지만 보면 공정위 방향키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선일)는 지난 23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200시간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정 전 회장의 동생에게는 무죄를, MP그룹 법인에는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동생 정씨로 하여금 부당이익을 취하게 해 치즈 가격을 부풀렸다고 보기 어렵고, 공급 가격이 정상 형성됐다”며 “(탈퇴 가맹점주에 대한) 위법한 보복행위 증거도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딸 정씨와 측근에 대한 허위급여 지급을 인정하며 “국내서 손꼽히는 요식업 프랜차이즈로 법률과 윤리를 준수하며 회사를 운영할 사회적 책임을 버리고 부당지원했다”고 판단했다. 


미스터피자의 고발 조치가 예상외로 싱겁게 끝나자 김 위원장의 프랜차이즈 개혁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공정위의 다음 행보에 프랜차이즈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3.중소기업

김 위원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경제적 약자를 위한 지원도 올해 더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대·중소기업간 공정한 거래기반 조성을 위해 협상력 격차를 해소하고 불공정거래를 근절할 수 있는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전속거래 관행 개선을 위한 하도급 분야 전속거래 실태조사 실시한다. 원가 등 경영정보 요구 관행 근절을 위해 금지대상 경영정보도 구체화한다. 

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상공인의 부담완화를 위해 대·중소기업 간 비용분담 합리화를 위해 마련한 제도들이 시장서 효과적으로 작동, 자율적 분담·조정으로 이어지도록 독려·점검한다. 

더불어 공정위는 대형유통업체의 4대 불공정행위에 징벌배상제를 도입하고, 기술유용행위에 대한 징벌배상제를 강화(배상액 3배→10배)한다. 4대 불공정행위는 상품대금 부당감액, 부당반품, 납품업에 종업원 부당사용, 보복행위 등이다. 


TV홈쇼핑, 대형슈퍼마켓 분야에 대해 직권조사도 실시한다. 가맹사업의 경우 판촉행사 시 사전동의를 의무화하고, 가맹금 수취를 기존 공급물품 유통마진 부과방식서 매출액의 일정비율만 지급하는 로열티 방식으로 전환토록 유도하기 위해 협약평가기준을 개선한다. 

이 외에도 공정위는 대리점단체 구성권을 인정하고 상생협약 체결 등 대리점 분야의 불공정행위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4.내부단속

내부단속에도 한창이다. 김 위원장은 취임후 지금까지 공정위의 OB(올드보이)로 불리는 공정위 퇴직자들과 현직 공정위 직원 간 유착관계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쓴소리를 내놨다. 

취임 초기 김 위원장은 OB과의 만남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만나야할 경우가 생기면 기록을 당부했다. 그러나 실제 보고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외부 관계자들, 특히 OB와의 접촉을 스크리닝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시스템은 지난 12월에 마련돼 올 1월부터 시범시행을 거친 후 2월부터 공식 시행한다. 

공정위 직원이 조심해야 할 부분은 OB와의 만남 뿐 아니다. 기업이나 로펌으로 이직한 공정위 OB(퇴직자)뿐만 아니라 대형로펌에 소속된 변호사·회계사, 기업 대관담당자와 접촉한 공정위 직원은 일일이 기록에 남기고, 누락할 경우 제재를 받게 됐다. 

경제민주화 가는길
쉽지 않은 난제들

‘부정 청탁’이 이뤄진 외부인은 향후 1년 간 접촉을 금지하는 방안도 담았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제도 시행에 앞서 접촉가능성이 높은 민간인에게도 “업무 관련성이 있는 모든 민간인 접촉을 보고하겠다고 언명한 만큼 그 약속을 지키겠다”고 문자를 발송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사건 처리의 공정성·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정위 공무원이 퇴직자 등 일정요건에 해당하는 외부인과 접촉할 경우 그 내용을 보고하도록하는 ‘외부인 접촉 관리규정(훈령)’을 제정했다. 

이는 그간 공정위의 불신을 씻고 신뢰를 제고하겠다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실험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외부인 접촉 차단을 금지하는 게 아니라 부정한 접촉을 막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며 “공정위 신뢰 회복을 위해 불가피하게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제도 시행에 앞서 내부 규정서 한발 더 나아가 로펌 변호사, 대기업 대관 담당 외에도 모든 민간인 접촉을 보고하겠다고 지인에게 문자를 발송했다. 그간 시민단체서 활동하면서 대기업 임원들과 잦은 접촉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모든 접촉에 대해서는 기록에 남기고 투명화하겠다는 취지다.

5. 4대 그룹

김 위원장은 취임 초부터 재계의 개혁을 4대 주요 그룹부터 시작할 것을 천명했다. 해당 4대그룹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이다. 

김 위원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6월, 4대그룹 주요경영인들과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오현 삼성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박정호 SK사장, 하현회 LG 사장,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들 그룹에 대해 12월까지 변화의지를 보일 시간을 줬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한 일간지와 인터뷰서 “그룹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12월 정기국회 법안 심사 때까지가 1차 데드라인”이라며 개혁의 의지가 안 읽힐 경우 구조적 처방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4대그룹을 비롯한 대기업집단들은 한국경제가 이룩한 놀라운 성공의 증거이며 미래에도 한국경제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간 대기업집단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크게 달라졌음에도 우리 대기업집단들이 사회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이 없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업인들 스스로 선제적으로 변화 노력을 기울이고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김 위원장의 기준에는 4대그룹 변화가 미치지 못 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서 김 위원장은 이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각 그룹의 문제점은 그룹 내에서 가장 잘 알고 있다”며 “문제는 실행하는 결정인데 그 결정을 빨리 해달라는 것이다. 변화의 끝이 아니라 변화의 시작을 보여달라”고 날을 세웠다.

자율적인 개혁의 시간을 줬지만 아직까지 김 위원장의 생각만큼 진척이 안 됐다는 판단이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제재는 없다. 재계가 김 위원장의 다음 결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경제민주화

김 위원장의 둘러싼 키워드는 ‘경제민주화’로 가는 수단이다. 그는 지난 18일 경제민주화에 대해 “경제민주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재벌개혁도 필요하지만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을관계를 해소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갑을관계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선결과제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번 하도급 대책도 그것에 포함되지만 가맹·유통·대리점 분야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을관계 문제를 해소함으로써 경제민주화가 단순히 구호로만 좋은 게 아니라 국민 삶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는 게 지난 6개월 간 주력한 분야”라고 말했다.

특히 “그것을 통해 우리 대기업의 성과가 중소기업으로 확산하고 그 결과가 다시 한 번 소득주도 성장을 통해 더 위로 상승하는 ‘트랙’의 국민경제·공정경제의 기반을 만드는 일을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에도 주력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개혁의지가 취임 반년이 넘어가면서 드러났다”며 “그 가운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부분도 있지만 강도 높은 압박에 재계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 완급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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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