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타운하우스를 아느냐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 살던 40대 직장인 A씨는 올해 초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의 타운하우스(블록형 단독주택)로 이사했다. 첫째는 아토피와 비염으로 괴로워하는 두 자녀를 위해서 다음으로는 아이들을 마당 있는 집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키우고 싶은 욕심에서다. A씨는 “근무처가 있는 서울 광화문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들이 있어 출퇴근 여건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제주도로 귀향해 8년 차를 맞이한 50대 B씨는 “사드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줄었지만 오히려 제주도의 천혜의 자연을 여유롭게 누릴 수 있게 됐다”면서 “주변에 자녀의 교육문제와 힐링 목적으로 제주도 국제학교 진학과 동시에 타운하우스를 매입해 내려온 가구가 올해만 5가구가 된다”고 말했다.

테라스, 텃밭, 
바비큐장, 다락…

최근 타운하우스가 2018년 무술년 새해를 맞이해 다시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타운하우스는 주로 신도시나 택시개발지구에 건설되며 2~4층 높이의 공동주택을 말한다. 요즘 분양되는 타운하우스는 전용 84㎡ 이하에 3억~7억원대가 가장 인기가 높다. 역세권이나 대로를 접하는 등 교통이 편리한 곳이 선호된다. 

타운하우스는 테라스, 텃밭, 야외 바비큐장, 마당, 다락방 등도 갖추고 있어 전원생활과 공동주택의 편리함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중소형으로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어 다양한 연령층이 타운하우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처럼 타운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올 들어 아파트에서나 가능했던 웃돈이 붙는 타운하우스가 등장했다.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파크자이더테라스’엔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웃돈)이 최대 1억원 가까이 붙어 있다. 올 1월 5억~5억2000만원이던 전용면적 84㎡ 전세가격이 지난달 입주자 사전 점검을 한 뒤 5억7000만~5억8000만원으로 뛰었다. 입주를 앞두고 전세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가격이 하락하는 아파트 단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의 테라스하우스인 ‘김포 한신휴더테라스’는 테라스와 다락방을 갖춘 4층에 프리미엄이 3500만~4000만원 정도 붙어 있다. 


청약 경쟁률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에서 모델하우스 개관과 동시에 선착순 분양을 한 ‘판교 파크하임 에비뉴’(49가구)는 이틀 만에 분양이 완료됐다. 판교에서 희소가치가 높은 소형 주택형(전용 60㎡ 이하)인 데다 운중동 고급 주택지에 자리 잡고 있어 인기가 높았다.

GS건설이 올 상반기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에 공급한 ‘자이더빌리지’(525가구)는 평균 33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84㎡ 단일 주택형에 4억~5억원대의 분양 가격, 김포도시철도(2018년 개통 예정) 역세권이란 장점이 부각됐다. 층간소음 걱정없이 아이들을 키우고 싶어 하는 30~40대부터 전원생활을 즐기고 싶어 하는 50~6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계약했다는 후문이다. 

무술년 다시 부는 열풍…도대체 왜?
전원생활과 공동주택 편리함 동시에

국내엔 2000년대 초부터 타운하우스가 본격적으로 공급됐다. 초기엔 고급형 일색이었다. SK건설이 2007년부터 용인 동백지구에 공급한 ‘동백 아펠바움’ (199가구)이 대표적이다. 전용 257㎡가 15억~17억원대에 분양됐는데 이런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가구 수가 적어 가구당 관리비 부담도 크고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대중교통 이용도 불편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서 타운하우스가 사라진 이유다.

2년 전부터 다시 등장한 타운하우스는 위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해결했다. 대부분 전용 84㎡ 이하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분양가는 적게는 3억원, 많게는 7억원대로 낮아졌다. 가구 수도 늘려 관리비 부담을 줄였고, 입지도 역세권, 호수 주변, 산자락 등으로 좋아졌다. 건설사들은 테라스, 다락방, 텃밭 등을 더해 매력을 높였다.

타운하우스의 본격적인 가격 및 규모의 다이어트(다운사이징)가 시작되면서 중소형에 저렴한 분양가가 매력으로 작용을 했다. 업계는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들이 늘면서 타운하우스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타운하우스는 크게 ‘시티형’과 ‘레저형’으로 나뉜다. 먼저 시티형은 도심과 가까워 편의시설 인프라를 누리기 좋은 타운하우스로 자연친화형으로 조성하되 쇼핑·문화 등 생활인프라를 가까이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자녀 교육이나 의료시설을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 바닷가 등 인근은 특성상 습기가 많고 해풍이 거세 이를 피해 도심으로 자리를 잡기도 한다.


레저형은 관광지나 레저시설에 가까워 세컨드 하우스로 이용할 수 있는 타운하우스를 말한다. 입지로 인기 있는 곳은 부산과 제주처럼 서울과의 이동이 편리하면서 관광 인프라가 잘 발달한 지역이다. 최근에는 강원 강릉, 정선, 속초, 양양 등 강원지역도 레저형 입지로 선호된다. 레저형은 세컨드 하우스에서의 힐링과 더불어 임대수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해당 지역 시장 상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를 했다가는 집값이 떨어지거나 임대 수요가 없어 큰 손해를 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기존에 내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의 경우 레저형 타운하우스를 구입했을 경우 추가로 내야 하는 보유세와 양도세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공실 기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만큼 임대수익을 지나치게 기대하고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렇다면 타운하우스가 새삼 주목을 받는 이유는 뭘까. 근본적으로 아파트 분양시장에 대한 정부의 초강력 규제로 인한 반사이익과 국민소득과 여가활동의 증가로 나만의 주택을 소유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자 취향 따라 분석해보면 크게 교육, 힐링, 층간소음의 사회적 문제화, 반려견 키우는 집 증가로 볼 수 있다. 

시티형이냐 
레저형이냐

위의 사례처럼 속초, 양양, 강릉 등 강원도 동해안 쪽이나 제주도에 타운하우스 선호도가 높아진 이유로는 힐링이나 교육적인 목적이 강하다. 강원도 동해안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교통인프라 구축으로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제주도의 경우 영어교육도시의 조성으로 해외유학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은 서울로 말은 제주로라는 옛말이 무색할 정도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 양평, 분당, 용인, 일산, 김포 등 도심외곽의 경우 아파트 층간소음의 사회적 문제화, 반려견 키우는 집의 증가를 선호도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층간소음과 반려견 문제로 이웃간 분쟁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타운하우스의 선호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강원도 속초에 한 타운하우스를 분양받아 이주를 계획 중인 40대 주부 C씨는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은 아이가 크면서 층간소음 때문에 이웃들 눈치를 보게 된다”며 “다만, 단독주택은 자연환경과 마당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생활 인프라가 부족하고 보안이나 관리가 불편한 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C씨가 언급한 것처럼 타운하우스는 아파트에 비교해 보안 및 관리상의 불편한 점 등 단점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타운하우스는 아파트와 단독주택 또는 전원주택의 장점과 단점을 결합한 주택이라고 보면 편하다. 이를테면 타운하우스는 아파트만큼은 아니나 소규모 공동생활이 이뤄지기 때문에 전기·가스·수도 등의 시설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일반적인 단독주택에 비해 편리하며 신도시나 택지지구일 경우 주변의 대단지 아파트와 함께 지어진 학교나 대형마트가 가까운 곳도 있다. 

실제 판교나 광교 등 신도시에 짓는 타운하우스들은 브랜드아파트 인근에 있어 생활편의시설을 사용하기가 수월하다. 또한 타운하우스는 변화되는 주거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 과거 대형 아파트단지를 선호하던 사람들은 편리한 교통 및 교육 인프라, 집값 상승 등의 이점을 기대했으나 최근에는 집을 더 이상은 투자가 아닌 ‘주거의 공간’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개인의 사생활이나 자연환경과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이다.

과거와 달리 중소형 저렴하게 공급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 최대 1억원

답답한 아파트를 떠나 독립적인 생활을 누리는 게 단독주택의 큰 장점이지만 한국의 타운하우스는 다른 형태로 변화했다. 서울 주요도심이나 새로 개발하는 신도시의 경우 건설업체들이 수익성을 높이려고 2~3층의 공동주택 형태로 짓는 것이다. 현행 건축법상 주거용도의 건축물이 3층 이하, 연면적 330㎡ 이하이면 단독주택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3층짜리 명칭은 타운하우스라도 법적인 의미로는 단독주택에 해당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런 형태의 집을 다른 용어로 ‘블록형 타운하우스’라고 일컫는다. 도심의 땅값과 건설업체의 수익성을 고려할 때 한 건물에 한 가구만 사는 나홀로 단독주택은 현실적으로 짓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전원생활을 꿈꾸며 타운하우스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흐름을 읽어 2014년 규제를 완화해 단독주택의 기준층수를 2층에서 3층으로 높였다. 업계에서는 타운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진 것을 놓고 사회문제가 된 층간소음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가구의 증가에 따른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자연을 벗삼아 산과 강, 바다 등의 조망권을 감상하며 텃밭을 가꾸는 등 자연 친화적인 생활을 위한 이주는 좋지만 아파트에 비해 매매가 빨리 이뤄지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목적으로 타운하우스를 매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분양 중인 주요 타운하우스.

▲속초 테르바움= 먼저 강원도에 ‘테르바움’이 강원도 속초시 노학동 일원에 199세대가 신규 분양 중이다. 테르바움은 유럽스타일 타운하우스로 실거주 공간뿐만 아니라 세컨드하우스, 웰빙하우스 개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때문에 노후대비 휴양마을을 준비하거나 역세권 인근의 도시형전원주택을 찾는 강원도 부동산 투자자 및 강원도 부동산 분양 실거주자에게 확인해볼 만하다. 

▲강릉유천 더 테라스 아리스타= 강원도 강릉시에 첫선을 보이는 테라스 하우스인 ‘강릉유천 더 테라스 아리스타’가 견본주택을 오픈했다. 대양종합건설㈜이 강릉 유천동에 짓는 이 단지는 2만3100㎡ 부지에 지상 4층 131가구 규모의 테라스하우스다. 각 가구는 전용면적 55~148㎡로 지어지며 복층형과 단층형(일부 가구)로 이뤄진다. 

▲제주 협재 에메랄드 캐슬= 제주의 에메랄드로 불리는 제주 협재해수욕장 인근에 고품격 타운하우스 선을 보여 화제다.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1232번지 일대에 조성되는 ‘제주 협재 에메랄드 캐슬’이다. 총대지면적 3646㎡, 건폐율 40%, 지상 2층 단독형 타운하우스로 총 7세대가 공급된다. A타입 4세대(전용면적 177.70㎡), B타입 3세대(전용면적 168.27㎡)로 6m 높이의 오픈된 복층형 거실로 구성된다. 친환경 마감재와 프로젝트 영화관을 갖춘 고품격 타운하우스로 꾸며진다. 특히 6m 층고 설계를 적용해 거실의 개방감을 효과적으로 높인 점이 돋보인다.

투자 목적으로
매입은 신중히


▲제주 화이트디어 해안= 제주 제주시 해안동 2545-5번지에 ‘화이트디어 해안’을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4층, 7개동, 전용면적 84~245㎡, 총 64가구 규모의 타운하우스다. 기존 공동주택의 배타적 인간관계, 폐쇄적 생활문화를 배척하고 친화적 인간관계, 자연 친화적 주거문화를 지향하는 입주민 간 커뮤니티가 살아 있는 생명력 있는 주거공간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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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