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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유증 노림수숨가쁜 현금 확보 총력전
  • 양동주 기자
  • 등록 2018-01-03 15:48:35
  • 승인 2018.01.03 16:32
  • 호수 1147
  • 댓글 0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위한 발 빠른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이른 시기에 어닝쇼크를 밝히면서까지 현대중공업 1조원대 유상증자와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드러냈다. 현금 확보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한편 궁극적으로 순환고리체제를 해소하겠다는 의중이 담겨있다. 
 

▲현대중공업 울산공장

지난 26일 현대중공업은 연결 기준 올해 영업이익이 469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으로 8분기 만에 적자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36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4분기에 약 3100억원의 영업손실이 난다는 뜻이다. 당초 증권사들은 올해 현대중공업그룹이 44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봇물 터지듯

현대중공업은 4분기 대규모 영업적자를 예상하면서 그 이유로 수주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 환율하락, 후판 가격 인상 영향 등을 꼽았다. 4분기 별도 기준 현대중공업의 영업손실은 1541억원, 현대삼호중공업은 1255억원, 현대미포조선은 372억원으로 예상됐다. 

현대중공업 측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환율하락과 강재가격 인상에 따른 공사손실충당금 설정이 불가피했으며 매출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반영됐다”고 언급했다.

현대중공업은 내년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매출액은 올해보다 10% 줄어든 13조6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증권사가 추정한 예상 실적(매출 15조751억원, 영업이익 2352억원)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의 수주잔고는 748만CGT(선박 건조 난이도를 감안한 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로 삼성중공업(284만CGT)보다 2.6배나 많다. 후판 가격 인상분을 반영할 경우 내년도 영업적자 폭이 삼성중공업보다 클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번 실적 발표는 유상증자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비춰진다. 실적이 나빠지면서 신용등급은 하락하고 금융권은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꺼릴 수 있다는 점을 착안해 곧바로 유상증자를 공표하면서 자금 조달 계획을 피력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총 1조2875억원(125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현대중공업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은 1999년 이후 18년 만이다. 유상증자 규모는 전체 발행주식수의 22.1%에 달한다. 

어닝쇼크 공개하면서까지…
1조원대 대규모 유상증자

현대중공업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7000억원을 채무 상환에 사용하고 나머지 자금은 R&D투자를 통한 사업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수주절벽의 여파가 내년도 경영실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내년 최악의 일감절벽을 극복하고 업황이 개선될 2019년 수주전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유상증자 규모가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실적 악화에 따른 차입금 상환 압력에 대비하기 위한 취지는 공감하나 증자 규모는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유상증자로 인해 단기적 주가 하락은 피할 수 없었다. 유상증자의 결과 회사가 발행한 전체 주식수가 늘어나며 동일한 시가총액을 가진 회사의 주식 숫자가 불어나 주가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유상증자를 결심한 회사에 투자한 주주들이 간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실제로 유상증자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유가증권시장서 현대중공업 주가는 빠르게 내려앉았다. 개장 직후 주가는 전일 대비 25% 하락한 9만원 선까지 떨어졌고 현대미포조선도 16.29% 하락한 7만원대서 거래됐다.

아울러 현대로보틱스는 재무건전성 강화와 신사업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91.1%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IPO)를 지난달 26일 결정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통해 그룹의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을 높이고,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사업구조 재편 및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1964년 설립된 현대오일뱅크는 석유 정제품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지난 3·4분기까지 매출 11조7000억원, 영업이익 8590억원을 기록했다. 정유·화학 업황 호조 및 비정유 사업 확대 등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은 1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 사옥

유상증자와 현대오일뱅크 상장이 완료되면 불어난 현금성 자산을 통해 지배구조 개편에 힘쏟을 여력이 생긴다. 

지난 4월 현대중공업은 사업분할을 하면서 ▲현대중공업(존속법인·조선·해양·엔진사업)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로보틱스(로봇) 등 4개사 체제로 탈바꿈했다. 

그럼에도 지분구조상 ‘정몽준 이사장→현대로보틱스(지주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다. 만약 유상증자와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통해 대거 유입된 현금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투입되면 공정거래법상 지배구조 논란서 한발 비껴날 수 있다.  

진짜 속내는?

한편 지주회사 체제를 이끌 경영진 세대교체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정몽준 현대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맏아들인 정기선 전무는 계열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의 공동대표에 내정돼 경영승계에도 한 발짝 다가섰다는 평가다.
 

<dj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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