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삼국비사 (59) 진군

  • 황천우 작가 shs@ilyosisa.co.kr
  • 등록 2017.11.20 10:49:00
  • 호수 11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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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태종을 잡아라 

소설가 황천우는 우리의 현실이 삼국시대 당시와 조금도 다르지 않음을 간파하고 북한과 중국에 의해 우리 영토가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런 차원에서 역사소설 <삼국비사>를 집필했다. <삼국비사>를 통해 고구려의 기개, 백제의 흥기와 타락, 신라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파헤치며 진정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바, 즉 통합의 본질을 찾고자 시도했다. <삼국비사> 속 인물의 담대함과 잔인함, 기교는 중국의 <삼국지>를 능가할 정도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우리 뿌리에 대해 심도 있는 성찰과 아울러 진실을 추구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기어코 유신의 소리가 올라갔다. 그제야 신라군들이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며 활을 내렸다.

“성충 장군, 제 수하의 결례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유신이 차분한 말투로 말을 건네자 성충이 계백에게 눈짓을 보냈다.

의미를 헤아린 계백이 앞으로 나섰다.

“소장 계백이오. 군인으로서 귀 병사의 무례를 용서할 수 없었소.”


말을 마친 계백이 유신을 향해 가볍게 고개 숙였다.

이어 성충과 함께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장군, 어찌할까요?”

백제 진영으로 돌아오자 계백이 진지를 구축하고 있는 병사들을 바라보다 성충을 주시했다.

“일단 말미를 주겠다고 했으니 동태를 살펴보세.”

“과연 저들이 고구려에서 철수할까요?”

동태를 살피다


“당연히 그리할 일이야.”

“소장은 이해되지…….”

“우리가 신라로 하여금 고구려에서 손을 뗄 수 있는 명분을 주었네. 신라는 우리의 침공을 사유로 퇴각할 수 있는 명분을 얻은 게지.”

그 말을 되새기던 계백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우리는 고구려에게 면을 세운 거구요.”

“그러이. 그리고 자네 저 김유신이란 자를 염두에 두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아마도 언젠가는 우리와 특히 자네와 한번 숙명적으로 마주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러네.”

“그야 지금도 마주치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그저 상견례로 간주해야지. 어차피 피차간에 전쟁을 치룰 명분이 없으니 말이야.”

계백이 방금 전 일어났던 상황을 되새기며 김유신의 얼굴을 그리기 시작했다.

당나라의 이세적이 이끄는 병사들이 요수(난하로 중국 하북성 북동부를 흐르는 강)를 건너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연개소문이 즉각 고정의를 군사로 고연수와 고혜진을 장군으로 하여 오만의 병사를 거느리고 안시성으로 가도록 조처했다.


고구려 군사가 안시성으로 가는 사이 사이 당나라 군사들의 이동 소식이 계속 전해졌다.

당의 선발대인 영주도독 장검이 호병(胡兵, 북방 오랑캐)을 거느리고 요수를 건너 건안성으로 진격하였으나 사전에 연개소문의 지시를 받은 건안성은 수성에 오로지하며 그들의 발을 묶어 놓고 있었다.

또한 수군을 거느린 장량은 동래(東萊, 발해 동쪽 지역)로부터 바다를 건너서는 후속부대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편 육군을 이끌고 있는 이세적과 도종은 신성에 이르자 견고한 수성 체계를 갖추고 항거하는 성을 압박해서 고립시켜 놓고 곧바로 개모성 이어 백암성으로 진군했다.

이어 당나라군이 연개소문의 지시로 이미 소개된 개모성과 백암성을 거치고 요동성에 이르자 난관에 봉착했다.

당군이 지나친 신성은 물론 이미 소개시켰었던 개모성과 백암성의 군사들이 요동성으로 합류했던 탓이었다. 


거기에 더하여 국내성(만주 길림성)에 있던 병사들까지 합세하자 당군의 여러 차례에 걸친 공략이 처절하게 실패하고 만다.

결국 이세적은 당태종이 이끄는 주력군을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그 시점 당태종은 요택(遼澤, 요하 강가의 소택지로 요하는 중국 동북 지방 남부 평원을 관류하는 강)에 이르렀으나 이백여 리나 진흙으로 덮여 있어 사람과 말이 통과할 수 없었다.

결국 그곳에 흙을 덮어 다리를 만든 연후 그곳을 지나 요동성에 이르렀다. 

요동성에 도착한 당태종은 성을 여러 겹으로 포위하고 북소리와 고함으로 심리전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당의 치열한 공격에 결사항전의 정신으로 응하던 고구려 군사들이 사전에 취해진 연개소문의 지시에 따라 서서히 안시성으로 이동했다.

뒤이어 요동성을 점령한 당태종은 그곳을 요주(遼州)로 삼았다. 

이세적·도종… 앞마당까지 전진
승기 잡은 고구려…도망친 당나라 

고연수의 지원군이 안시성 가까이 이르자 연개소문의 지시대로 안시성에 들르지 않고 내처 앞으로 나아갔다.

안시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멈추어 진을 치고 전열을 가다듬으면서 휴식을 취하는 중에 당군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한창 기세등등하게 진군해오던 당태종이 일순간 진군을 멈추고는 주변에 있는 높은 곳으로 올라 고구려 군사들의 진용을 살피며 싸움을 자제하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 

진지 앞에서 당나라 군사들의 동정을 살피던 고연수가 당나라 군사들이 자신들의 위용에 머뭇거리는 것이라 판단하고 고혜진에게 다가섰다.

“당나라 오랑캐들이 우리의 위용을 바라보고 겁을 먹은 듯 보이는데, 이참에 우리도 공을 세워봅시다.”

“공이라.”

공을 세워보자는 말에 고혜진 역시 귀가 솔깃해지는 모양으로 눈동자를 반짝였다.

그 모습에 곁에 있던 고정의가 가볍게 혀를 찼다.

“군사께서 왜 그러시오?”

“이러니 막리지 대감이 나를 보낸 거 아니오?”

“무슨 의미요?”

“두 사람 다 경거망동 마시오. 명색이 당나라 태종이 진두지휘하는 군사들이오.”

“우리를 어떻게 보기에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게요!”

고정의가 목소리를 높이자 고연수가 핏대를 세웠다.

“어떤 식으로 보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의 전력 역시 세심하게 살피고 임해야 할 일 아니오.”

고정의가 다소 부드럽게 말투를 바꾸자 고연수가 고혜진을 바라보며 크게 헛기침했다. 

“당태종 역시 인물이오. 단지 당나라의 왕이라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뭔가 범상치 않은 사람이란 걸 왜 모르시오. 그 사람이 지금 당나라의 주력군을 모두 데리고 왔으니 함부로 대적할 수 없소. 그러니 우리는 군사를 정돈하여 싸우지 않고 시간을 보내며, 오랫동안 버티면서 기습병을 나누어 보내 당나라 군사들의 군량 길을 끊는 것이 옳소. 양식이 떨어지면 싸우려 해도 할 수 없고 돌아가려 해도 길이 없으니 그때 공격하면 우리는 백전백승할거요. 그러니 잠시 참았다 그때 공을 세우도록 하시오.” 

고정의의 말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자 어느 순간 고연수가 퉁명스럽게 그나마 답을 하고 자신의 군막으로 가겠다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고혜진 역시 고연수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적의 계략

다음날 동이 트기 시작할 무렵 어지러운 기척에 고정의가 눈을 떴다.

급히 군막에서 나오자 고연수와 고혜진이 대군을 이끌고 적진으로 향하고 있었다.

급히 달려가 진군을 만류하나 두 사람은 들은 척 만 척하며 속도를 더하기 시작했다.

순간 고구려군을 맞기라도 하듯 당나라 군사들이 내처 앞으로 달려 나오기 시작했다.

고정의가 두 사람을 자제시키려던 행동을 멈추고 당군을 주시했다.

당나라 군사 중에 일부만, 기병들이 앞으로 나오고 있었다.

적의 계략임을 눈치 챈 고정의가 애써 진군을 만류했으나 오히려 그게 신호라도 된 듯 고구려 군사들이 속도를 더하며 기세 좋게 당나라 군사들을 향해 달려 나갔다. 

양군 사이에 거리가 좁혀지자 달려 나오던 당나라 군사들이 전투하는 시늉만 내고는 고개를 돌려 자신들의 본진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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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