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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아트인> ‘청년 작가’ 오원배인간과 기계의 공존
  • 장지선 기자
  • 승인 2017.11.14 14:12
  • 호수 1140
  • 댓글 0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오원배 작가의 17번째 개인전이 서울 OCI미술관에 상륙했다. 지난 2일부터 진행 중인 이번 전시에는 40여년 동안 매번 새로운 창작열을 불태워온 오 작가의 화업이 총망라돼있다. 그의 작품 속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인물은 바로 ‘청년’. ‘청년 작가’ 오원배의 전시를 <일요시사>가 들여다봤다.
 

▲Untitled_Pigment on panel_123x300cm_2017

화업에 매진한 40여년 동안 오원배 작가의 주된 관심사는 인간이었다. 탈을 쓴 모습이나 금수와 같은 형태 때로는 알몸만 겨우 면한 헐벗은 몸으로 등장하는 그의 작품 속 인간은, 단독자로서 세상에 대응하고 주어진 환경을 애써 견뎌냈다. 

오 작가는 전시 때마다 다른 실험을 시도하며 양식의 변화나 매체에 대한 연구를 꾀했다. 이번 전시에선 압도적 크기의 작품으로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진단하려 했다.

인간의 획일화

이번 전시서 관객들이 마주하는 작품은 오 작가가 최근 1∼2년 새 만든 신작이다. 그 중 무엇보다 시선을 끄는 건 전시장 1층 벽면을 가득 채운 폭 32m의 작품이다. 전시 공간 일부에 직접 안료를 흩뿌린 거친 현장 페인팅이 포함돼있어 생동감을 더하고 있다.

작품에는 전체주의 병영이나 산업 현장에 유폐된 듯한 군상이 담겼다. 거대한 파이프와 가스통, 담벼락 아래 위축된 인간의 모습은 기계보다 더 기계적인 몸짓으로 획일화돼있다. 그 맞은편으로는 매끈한 금속체의 인조인간이 환희에 찬 모습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집단화된 인간의 통제된 신체와 인조인간의 자율성이 강한 대비를 이룬다. 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휴머니티’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관심사는 인간 그리고 청년
금속체의 인조인간으로 대비

2층 전시장에선 인간 소외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그 배경을 암시적으로 볼 수 있다. 사람의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고 출구가 보이지 않는 계단, 온기 하나 없는 공장의 철골 구조, 일거수일투족을 뒤쫓는 감시 시스템 등 그의 작품에는 적막한 사회의 모습이 들어있다. 

기계적 시스템과 인간의 도구화라는 하나의 주제를 향해 작품은 균질한 톤으로 꿰어진다.

3층에는 작가가 일상에서 꾸준히 그려온 드로잉이 전시돼있다. 1∼2층 전시장서 보여준 매크로한 스케일의 페인팅과는 달리 도심 속 일상생활 곳곳서 포착한 관찰력과 섬세한 감성이 돋보인다.
 

▲Untitled_Pigment on paper_65x48cm_2017

삶의 매 순간 떠오르는 생각과 상상을 특정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이미지화했다. 선 몇 개로 단순하게 표현하거나 대상을 기호화하거나 재료 자체의 속성이 드러나게끔 한 작업으로, 드로잉은 오 작가에게 관찰의 기저이자 변화를 추동하는 원동력임이 여실히 드러난다.

최태만 미술평론가는 “미래는 불확실함이 아니라 예측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시간을 단축하며 상상했던 것을 현실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라며 “오원배의 작품은 바로 이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이 그림 속의 인간들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경계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폭 32m의 대작 통해
휴머니티란 무엇인가

오 작가는 인간의 실존과 소외, 현대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 천착해왔다. 이번 전시에선 기능적 효율을 극대화하는 사회 구조가 어떻게 인간을 도구화하고 집단 명령의 체계를 형성해 가는지, 그리고 과학과 기계 문명의 발달이 어떻게 치닫게 되는지에 대한 성찰을 보여준다.

또 ‘인간의 기계화’와 ‘기계의 인간화’라는 시대적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다. 그러면서 기계 역시 인간의 기능과 사고를 물질화한 것이며 인간의 억압은 오로지 인간 행위의 결과일 뿐이기에 오히려 회복의 여지가 있다는 한 가닥 희망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 가닥 희망

OCI 미술관 관계자는 “오 작가가 5년 만에 선보이는 대규모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그의 회화가 우리 사회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또 향후 작업이 어디를 향하게 될 것인지를 가늠해 볼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전시는 다음달 23일까지.


<jsjang@ilyosisa.co.kr>

 

[오원배는?]

1953년 인천 출생

▲학력

동국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파리국립미술학교 수료

▲개인전

OCI미술관, 서울(2017)
갤러리 밈, 서울(2016)
스페이스 문, 인천(2016)
아트사이드 갤러리, 서울(2014)
금호미술관, 서울(2012)

▲수상

제9회 이중섭 미술상(1997)
올해의 젊은 작가상(1992)
프랑스 예술원 회화 3등상(1985)
파리국립미술학교 회화 1등상(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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