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야권통합 전도사’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

“당권, 대권보다 중요한 역할 할 수 있어…‘통합’에 올인”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지금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쇄신바람’이 강타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정치권의 특징이라면 지역색이 배제된 젊은 정치인들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다크호스로 급부상 중이다. 하지만 전대보다 야권통합에 올인해 정권교체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이 최고위원. <일요시사>에서 직접 만나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정권교체라는 역사적 대의 위해 작은 차이 극복해야”
“한나라당의 개혁·좌클릭 행보는 ‘헐리웃 액션’에 불과”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과거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전대협 초대 의장출신이다. 그는 민주화에 대한 들끓는 열망으로 가득했던 80년대 치열한 투쟁의 시대를 보냈다. 87년 6월 항쟁당시 직선제 개헌운동으로 구속되기도 하였다. 

그렇게 제도권 정치인과 싸우는 운동권에서 활동하다 정치인의 길을 택한 이 최고위원. 아이러니하게 보이지만 그는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시대상황으로는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제도권 정치를 통해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화’라는 일관된 원칙을 철저하게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17대 총선에서는 원내진입에 성공했지만 18대 총선에서 낙선의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민주당 10·3전당대회에서 손학규·정동영·정세균 등 ‘Big 3’ 다음인 4번째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해 ‘486(4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 돌풍’을 일으키며 최고위원에 올랐다.
그리고 지금 정치권에 불고 있는 ‘쇄신바람’을 타고 다시 당내 다크호스로 급부상 중이다. 여기에 ‘40대 기수론’까지 더해지면서 차기 당권 유력주자로까지 탄력을 받은 상태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 당권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오로지 야권통합에 매진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 실제로 그는 민주당 통합특위 위원장으로 야권대통합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민주당에 통합특위가 결성되었고 위원장이 되셨는데 통합의 명분과 전망은?
▲ 내년 총?대선의 결과가 대한민국의 20~30년의 운명을 결정한다. 따라서 정권교체로 대한민국을 복지국가로 끌고 가 서민층이 진보하고, 집권세력이 진보하여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이 진보하는 길로 가자는 취지다. 이같은 대의를 위해 작은 차이를 넘어 하나가 돼야 한다. 또 정권교체를 이루었을 때 정권을 감당할 수 있는 통합적 수권정당이 필요하다. 이에 ‘단일연합정당’ 형태로 나아가면 어떨까 구상중이다.

- 통합의 시기는 언제쯤 윤곽이 드러날까?
▲ 시기는 올해 말쯤 예정된 전당대회를 생각해서 10월이었으면 한다. 올해 안에 통합이 법적으로 완료돼야 내년 총선 공천작업을 할 수 있다. 따라서 9월말에서 10월까진 윤곽을 잡아야 할 것이다. 성사될 경우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단일정당 창당대회가 될 수도 있다.

- 단일정당 창당대회가 성사될 경우 당 대표가 다른 범야권에서 선출돼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인가?
▲개인적으로는 국민의 뜻이라면 받아들여야 하지만 아직은 섣부른 얘기다. 지금 내 입장에서 대답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 4·27재보선을 앞두고 범야권에서 4·13 선언문을 채택했지만 KBS수신료나 한-EU FTA문제로 진보정당들이 민주당을 불신하고 있다.
▲ KBS수신료는 민주당이 빠르게 원칙으로 돌아와서 입장을 취했고, FTA도 휘청한 것이 사실이지만 넘어지지 않았다. 이처럼 민주당은 자기원칙을 지킬 정도의 자정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도 점차 이러한 진동과 요동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과연 ‘그러니깐 안돼’라는 말부터 꺼내는 것이 옳은가? 이보다는 ‘걱정했는데 멈추고 되돌아와 다행이야’ 하는 게 맞다. 이것은 진보정당 쪽에서도 다시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 정파등록제 형태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 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 단일연합정당화는 정파의 고유한 정치적 가치와 독자성 보장해주며 경우에 따라서는 당내 여러 준교섭단체를 등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당원, 당규에 입각해서 정파를 등록해 대외적으로는 연합정당이면서도 대내적으로는 후보단일화를 실현하는데 효율적이고 연합공천이 훨씬 쉬워진다. 이태리의 경우 이 방식이 정치적으로 보장되고 잘 (운영)되고 있다.


- 선거만을 위한 졸속 연대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 통합을 선거를 위해서라고 정치공학적으로만 보는 입장이 있다. 그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정책연합을 만들었고, 이것이 더 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통합을 통해 보수 대 진보 양당구도를 조성해 선진적 정치질서를 만들 수 있다. (정치 선진국인)미국과 유럽의 경우 보수와 진보의 양자 대결구도 형태를 보이고 있다.

- 수도권 출마를 비롯해 영남행을 택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호남물갈이론’의 시각이 제기됐다.
▲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수도권에 도전하겠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일임에 틀림없지만 호남 물갈이나 통합 시 지분 할애한다는 것은 오해이고 별개의 문제다.

- ‘공천룰 최종안’이 기득권 양보를 골자로 해 사실상 공천물갈이로 보고 있다.
▲ 당 개혁특위에서 물갈이 목적을 가진 것이 아니라 과정을 어떻게 해야 개혁성을 띠는지 검토한 것이다. 즉 공천과정을 국민의 뜻에 따라 개방적이고 민주적 절차를 밟도록 연구한 것이다. 기득권구조를 고수하는 것도 아니고, 기득권을 가진 자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것도 아닌 객관적인 절차다.

- 민주진보정부가 들어서면 어떤 정책을 가장 먼저 제시할 건가?
▲ 현재 민주당의 3+1(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반값등록금)정책과 더불어 비정규직문제와 주거복지를 추가하여 3+3을 제시할 것이다. 그 정도는 기본적으로 실천돼야 한다.
실업구조와 부동산 투기로 실제로 집이 필요한 사람들이 집을 구하기 어렵다. 때문에 중형·소형·임대 주택을 많이 만들어 주거복지를 확장해야 한다. 그러면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보육·교육·의료·복지·일자리·주거 등의 문제를 정책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 비정규직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한 말씀 하신다면.
▲ 비정규직 비율이 51%인 현실을 두고 사회적 통합이 가능하고 잠재적 성장이 가능할까? 너무 방치하면 사회양극화는 걷잡을 수 없어진다. IMF당시 경제위기에 따라 파견법, 기간제법 등 법에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구멍이 만들어졌다. 지금은 IMF때와 다르다. 따라서 ‘사용사유제한’을 도입하여 임신·출산·병해·계절적 사업 등 한시성이 분명한 곳에서만 기간제 일자리를 두고 나머지는 제한해 비정규직 양산 구멍을 막아야 한다. 따라서 동일업종·동일노동·동일임금화가 돼야한다. 우리(민주당)가 집권한다면 공기업 등직접고용 형태를 늘려갈 생각이다.

- 최근 한진중공업, 쌍용차 사태와 관련한 입장은?
▲ 무역 세계 7위, 수출규모 10위 등 조선·자동차·반도체 등 중심산업이 10권내로 경제외양문화는 좋아 보인다. 그러나 기업의 내부문화는 후진적이다. 기술개발보다는 임금을 후려쳐서 가격경쟁력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고, 노동자를 대하는 기업의 태도는 파트너십보다는 지배하는 구조다. 언제든지 돈벌이가 안되면 노동자부터 해고해 버린다. 쌍용?한진이 회사이윤 극대화를 위해 노동자를 자르는 것은 매우 구시대적이다. IMF시대의 구시대적 방식으로 14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는데 이러한 방식은 경제적으로 후진성을 띤다.

- 그렇다면 경제 선진국이란?
▲ 선진적 노사문화가 정착되려면 리스크(위험)를 감당하는 재량이 중요하다. 위기 속에서도 노동자를 배려해서 임금 상승폭을 줄이거나 억제하더라도 해고하지 않고, 근로시간 단축과 근로횟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같이 어려움을 안고 가야한다. 이처럼 고용승계와 고용안정화 속에서 전체적으로 경제를 성장·발전시키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 ‘종북진보’를 놓고 당내 대북정책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 ‘종북’이라고 보는 것은 날조된 인식이다. 그간 우리의 포용정책은 분명한 원칙과 기준이 있다. 북한에 인권신장, 민주화, 개혁개방이 도입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핵개발 반대 등 분명한 선이 있다. 서해교전 당시 DJ도 단호하게 대응했다. 지난 10년 동안 DJ정부의 6·15정신과 참여정부의 10·4선언이 즉각 실천돼야 한다. 현재 남북관계가 악화되었지만 인도적 지원과 교류가 필요하다. 이런 신뢰를 밑바탕으로 평화구조를 정착시키자는 것이 포용정책이다.

- 평창동계올림픽을 남북 공동으로 개최하자는 주장에 비판여론이 거센데.
▲ 2018년은 우리 민족사에 있어 절묘한 시점이다. 북한도 정치적 변화를 할 가능성이 있는 시점으로 평화를 거쳐 통일이냐 아예 분단으로 갈 것이냐 갈릴 것이다. 때문에 국제적 올림픽 행사를 남북이 협력으로 치러내는 것은 상징적 조치다. 이는 굉장히 중대한 시기에 중대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스포츠라는 좋은 촉매로 민족사에 중대한 정기를 만들어 인류평화에 기여하는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계승할 수 있다.

“노동자 임금 후려치고, 지배하는 기업문화 후진적 발상”
“남북통일의 가교역할과 교육
·복지에서 능력 발휘하고파”

- 한나라당 전대가 끝났고, 소위 좌클릭으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잘할 수 있도록 북돋아 줄 필요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레토닉(수사)에 머물거나 흉내만 내는 수준이라 비판적 평가를 할 수 밖에 없다. 반값 등록금은 자기들 공약이었으나 하는 둥 마는 둥 슬그머니 아주 슬쩍 내린 상태며, 감세 철회에도 우유부단하다. 무상급식을 두고도 주민투표하게 내버려 두고 있다. 이렇게 시늉만하는 헐리웃 액션이 돼서는 안 된다.


- 한나라당의 젊어진 지도부 구성에 민주당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면 낡은 정치문화와 이념을 뛰어 넘는 것이 중요하지 나이는 상관없다. 젊어도 구시대적 사고에 갇혀 있으면 소용없다. 때문에 민주당이 나이에 상관없이 생각이 젊은 민주당이 되었으면 한다.

- 최근 40대 기수론에 탄력 받아 차기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데.
▲ 전당대회보다는 현재로서는 통합에 주력하고 싶다. 내가 전당대회에 출마한다면 통합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통합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했다.
▲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한나라당의 전당대회 임팩트, 그리고 좌클릭 행보를 보인 리프레싱에 대한 효과로 볼 수 있다. 일시적인지 중장기적인지 확인해봐야 한다. 일시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어떤 경우라도 우리는 민심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다시 점검해보고 전략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 정권 교체를 위해 차기 민주당 대권후보는 누가 적합하다고 보는지?
▲ 대통령은 국민들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민심을 얻는 자가 곧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 마음을 읽는다 해서 도둑질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뜻에서 큰 뜻 가지고 열심히 수련해나가야 한다.

- 직접 대선에 도전할 생각은?
▲ 아직 대선을 생각할 입장이 아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 모든 것을 할 생각이지만 감당할 수 있는 능력과 짊어질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역할을 할 것이다.

- 최고위원 재임기간 혹은 앞으로 정치생활 하면서 이루고 싶은 것은?
▲ 교육·복지에서 많은 부분 이뤄보고 싶었는데 짧게 해봐 못한 것이 많다. 실제로 복지가 성공적으로 제도화될 수 있게 역할을 성공적으로 잘해내고 싶다. 또 남북이 평화로, 통일로 가는데 역할을 하고 싶다. DJ시절은 남북 교류협력 수준이었다. 이제는 평화까지 또 누군가는 통일까지 가야 한다. 나는 통일로 가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대통령 아니면서도 중요한 역할이 있는 만큼 이런 일들을 해내는데 기여하고 싶다.

- 지금껏 정치를 하면서 기뻤던 일과 가장 힘들었던 일은?
▲ 정치인들은 선거에서 떨어졌을 때가 힘들고, 당선되었을 때가 가장 기쁘다. 2008년 총선에서 떨어지니 힘들었다. 정치인들이 선거에 연연하면 좀팽이 정치밖에 못해, 당선에만 급급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큰 정치하려면 초연해야 하는데…. 그래도 떨어졌을 땐 나도 인간이기 때문에 힘들더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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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