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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정권 공작 정치사찍히면 날리고 막으면 뒤 캐고
  • 최현목 기자
  • 승인 2017.11.07 17:24
  • 호수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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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진 지난 10년간의 보수정권이 정부기관을 통해 여론공작을 펼쳤다는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비판 세력을 소위 ‘이적단체’ ‘종북주의자’ 등으로 탈바꿈시키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일요시사>는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보수정권 여론공작 행태를 추적했다.
 

박근혜정권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의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론을 조작했다. 2015년 11월 박근혜정부가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받은 의견서 중 상당수가 동일한 의견서 양식(4종)이었으며 일정한 유형의 찬성 이유가 반복적으로 기재돼있었다. 또 양모씨(118장), 배모씨(103장) 등 같은 이름으로 찬성 이유만 달리한 의견서도 수백장에 달했다. 동일한 주소를 적은 1613명의 찬성 의견서도 있었다.

차떼기 공작

성명, 주소, 전화번호를 적는 란에 ‘이완용/대한제국 경성부 조선총독부/010-1910-0829(경술국치일)’ ‘박정희/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1번지 청와대/010-1979-1026(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일)’ ‘박근혜/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1번지 청와대/010-0000-1102(의견 수렴 마지막일)’ 등 황당한 내용의 찬성 의견서도 있었다. ‘개소리’ ‘뻘짓’ ‘미친 짓’ 등의 비속어가 적힌 찬성 의견서도 발견됐다.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한 교육부 국정교과서 진상조사위원회는 “당시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 등이 의견수렴 과정에 조직적으로 개입해 여론을 조작했다”고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희생자 유가족 모임을 사전에 차단하라는 명령도 내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공개한 박근혜정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록에 따르면, 이병기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은 메르스 창궐 시기였던 지난 2015년 6∼7월 메르스 희생자 유가족 모임을 사전에 막으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2015년 3월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가 괴한에게 피습당한 사건 당시에는 “차제에 이를 종북세력 척결 계기로 삼는 언론보도와 비판여론이 조성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이명박정권은 국정원을 통해 전방위적 여론공작을 펼쳤다. 당시 국정원은 ‘좌파 연예인 대응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이른바 ‘문화·연예인 블랙리스트’를 제작했다.

국정원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심리전단을 꾸려 배우 문성근과 김여진이 마치 부적절한 관계인 것으로 꾸몄다. ‘공화국 인민배우 문성근, 김여진 주연 - 육체관계’라는 타이틀의 나체 합성 사진을 제작, 유포한 것이다.

심리전단과 민간인 댓글부대 ‘사이버 외곽팀’이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마당 ‘아고라’서 여론조작을 한 정황도 발견됐다. 

지난 2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당시 국정원은 2011년 2월7일 작성한 ‘1월 중 외곽팀 사이버 활동 평가’ 문건에 “국정원 심리전단 전체 일평균 (토론글) 게재수는 총 3177건으로 아고라 전체 토론글(6340건)의 50%를 점유”라고 적혀 있다고 보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외에도 이명박정권 당시 청와대는 ‘좌파성향 감독들의 이념 편향적 영화 제작 실태 종합 및 좌편향 방송PD 주요 제작활동 실태(2009년 9월, 기획관리비서관)’ ‘좌파 연예인 비판활동 견제방안(2010년 4월, 기획관리비서관)’ ‘좌편향 연예인들의 활동 실태 및 고려사항 파악(2010년 8월, 민정수석)’ ‘KBS 조직개편 관련 좌편향 인사 여부(2010년 5월, 홍보수석)’ ‘좌편향 성향 언론인·학자·연예인이 진행하는 TV 및 라디오 고정 프로그램 실태(2011년 6월, 홍보수석)’ 등 각종 문서를 내려 보내 실태 파악을 수시로 지시했다고 한다.

지난 10년간 정부기관 여론전 정황
비판하면 종북 낙인…민간 사찰도

여론 공작은 이명박·박근혜정권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최근 전두환정권이 정치적 공격을 피하기 위해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유가족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공개됐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6일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방부로부터 입수한 문건을 공개했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직접 전남도지사에게 지시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는 크게 두 가지로 배상금을 이용해 유가족 등을 순화시키고 유가족 단체를 와해시키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두환

해당 문건에 따르면 전두환정권은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가족을 A·B·C등급으로 나눠 분류해 관리했다. 또 희생자 분묘 분산에 저항하는 11명의 성향을 분석하는 사찰을 지시한 내용도 포함돼있다.

박 의원은 “놀라운 건 이런 작업을 505부대와 국가안전기획부(이하 안기부)가 주도한 점인 건데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도록 ‘전남개발협의회’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나서게 했다”며 “실제로는 이 문서에 의하면 그 단체를 만들고 그 뒤에 있던 것도 정부였다”고 지적했다.

국가정보기관이 보수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공통분모다. 박정희 군사정권이 지난 1961년 설치한 중앙정보부(이하 중정)는 1981년 안기부를 거쳐 1999년 지금의 국정원으로 변모했다.

박정희정권 당시 중정의 대표적 공작 사례로는 ‘부일장학회 헌납 및 경향신문 매각 사건(5·16 이후 군사정권이 사유재산과 언론기관을 강제로 탈취, 중정의 주도적 개입 의혹)’ ‘인민혁명당 및 민청학련 사건(유신체제에 대한 저항을 잠재우기 위해 피의자들에 대한 고문과 사실 왜곡, 조작 의혹)’ 등이 있다.

정권 하수인

이외에도 ‘동백림 사건(1967년 선거 당시 중정이 공안정국을 조성하고자 사건의 실체를 조작했다는 의혹)’ ‘김대중 납치사건(유신체제에 반대하며 일본에 체류 중이던 야당 지도자 김대중을 납치한 사건으로 이후락 전 중정부장이 주도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정희 동상’ 난타전

서울 마포구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에 세워질 예정인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두고 건립 주최 측과 시민사회단체가 갈등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일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오는 13일 오전 해당 도서관 정면에 박 전 대통령 동상이 세워진다고 밝혔다. 이에 민족문제연구소 등 일부 시민단체는 반대 운동에 나선다는 방침을 전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측은 “적폐 청산을 해야 할 현 시점에 역사적 논란이 큰 인물의 동상이 서울시 소유의 땅인 박정희기념도서관에 세워지는 것은 심히 우려되는 일”이라며 이 같은 방침을 알렸다. 

이에 재단 측은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역사적으로 공이 있는 분의 동상을 세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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