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③대전 대흥동과 소제동

도시가 품은 시대를 산책하다다

“철도관사촌이 독특하고, 골목에 문학과 예술이 담겨 있다.” 부산서 소문을 듣고 소제동에 온 길이라 했다. 저녁 무렵 대흥동 어귀서 그들을 다시 만났다. 낡았지만 어딘가 세련된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눈치다. 대전 대흥동과 소제동이 뜨고 있다. 모두 오래된 풍경을 간직한 곳으로, 이 가을과 잘 어울린다. 
 

두 동네는 최근 10여년간 도시 균형 발전을 위한 재생 작업이 꾸준히 진행돼 도시가 걸어온 시간을 풍성하고 멋스런 이야기로 들려준다. 근대부터 100년이 넘는 시간을 타박타박 걸으며 만나고 싶다면 대흥동과 소제동을 찾아라. 대전역을 기준으로 대흥동은 서쪽, 소제동은 동쪽에 있어 연계해 둘러보기 좋다.
 

대전역 광장서 대전근현대사전시관으로 이어지는 중앙로 왼쪽이 대흥동이다. 1990년대만 해도 공공기관 이전과 상권 이동으로 침체에 빠졌는데, 지금은 다시 북적이는 거리가 됐다. 

빼놓을 수 없는 ‘벽화 투어’

2006년부터 도시 재생 사업을 꾸준히 진행한 데다 이곳에 둥지를 튼 젊은 문화 활동가와 예술가들이 노력한 결과다. 무엇보다 대흥동에는 시간에 시간이 더해진 풍경이 잘 남았다. 전문가들은 이 점에 문화 가치를 더한 도시 재생이 주효했다고 말한다. 
 

여행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근대건축물을 허물지 않고 새롭게 활용한 건물 찾기 ▲오래된 건물 외벽에 그려진 그림 찾기 ▲낡은 건물을 리노베이션해 빈티지한 카페나 갤러리 찾기. 먼저 대흥동 일대는 근대건축물을 문화 공간으로 재활용한 곳이 많다. 


대전 충청남도청 구 본관(등록문화재 18호)은 지역 근현대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전근현대사전시관으로, 대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구 충청지원(등록문화재 100호)은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로, 초록 지붕이 우아한 대전여중강당(대전문화재자료 46호)은 대전갤러리로 다시 태어났다. 

테미고개 인근에 있는 충청남도 관사촌도 눈에 띈다. 충청남도지사공관(대전문화재자료 49호)을 비롯한 관사 10여 동이 문화 공간으로 변신할 예정이다. 
 

대흥동에선 벽화 투어도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 2012년 대전시립미술관이 기획한 ‘예술을 통한 도시 재생전’의 결과물이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카페 ‘여전히 잘’(옛 산호다방) 건물 외벽에 흰 스웨터 벽화가 상징처럼 남아 있다. 낡은 담이나 배관에도 작은 그림이 보인다.
 

오래된 주택이나 상가 건물을 리노베이션한 빈티지 공간 역시 매력 있다. 카페 ‘초록지붕’ ‘여전히 잘,’ ‘희나리’ ‘하이드아웃’ ‘안도르’, 문화공간주차 ‘파킹’ 등이 그곳이다. 안도르는 대한제국 시대 대전부윤(지금의 대전시장)의 관사였고 파킹은 오래된 여관 주차장이었다. 
 

저물녘에는 으능정이문화의거리 쪽으로 길을 잡아보자. 이곳에 도심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스카이로드가 있다. 도로 위에 대형 LED 영상 시설물을 세워 화려한 밤 풍경을 연출한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10~3월) 매시 정각에 50분씩 다양한 영상물이 머리 위로 흐른다(월요일 휴장). 오가는 길에 튀김소보로가 유명한 ‘성심당’이 보이면 잠시 들러 맛봐도 좋다. 
 

대전역 뒤쪽은 소제동이다. 1920~1930 년대 일본 철도 노동자의 집단 거주지로, 전란과 개발을 용케 피한 관사 40여 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근현대를 거치며 집을 허물지 않고 형편이 허락하는 대로 조금씩 품을 넓혀, 조금은 삐뚤빼뚤하고 담장이 살짝 기울었다. 

대흥동,  근대건축물 문화공간으로 재활용
소제동,  빈집 손질해 창작·전시 공간으로


담장마다 키 큰 나무가 무성하고 길가에 구멍이 숭숭 뚫린 나무 전봇대가 여러 개다. 한자리에서 60년 세월을 보낸 ‘대창이용원’도 정겹다. 흔히 보지 못하는 것으로 가득 찬 동네다. 
 

이런 독특한 풍경에 소제창작촌이 자리한다. 지난 2012년 대전시 철도 문화유산 활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레지던시로, 빈집을 살짝 손질해서 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활용 중인 공간은 ▲소제창작촌(작가 창작 공간) ▲재생공간293(전시 공간) ▲시울마실(게스트하우스) ▲시울2길 골목길(공동체 공간) 등 네 곳. 

소제창작촌의 유현민 프로그램디렉터는 “소제창작촌은 예술가들이 무상이나 저렴한 임대료로 빌린 집을 활용해 전시회를 열고, 때로 축제도 개최하며 주민과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며 “올해는 특별히 시와 그림과 퍼포먼스로 소제동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흥동과 달리 주거지이므로 조용히 둘러봐야 하고, 재생공간293은 전화로 개방 여부를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넉넉하면 관사촌을 짓기 위해 매립했다는 소제호 방죽을 흔적 따라 걸어도 괜찮다. 허름한 골목을 품은 관사촌과 잘 어울리는 길이다. 
 

하루 종일 지치도록 도시 골목을 거닐었다면 도심에 깃든 자연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동구 가양동에 있는 우암사적공원은 소제동이란 이름을 지은 우암 송시열 선생이 제자에게 학문을 가르친 곳이다. 

버드나무가 울창한 연못이 남간정사(대전유형문화재 4호)나 기국정과 어우러진 풍치가 곱다. 남간정사 조금 위에는 우암 선생의 발자취가 담긴 유물관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도시를 보면 색다른 맛이 있다. 대동하늘공원과 보문산, 식장산이 멀리서 바라본 도시가 아름다운 곳이다. 대전역서 2.3km 정도 거리에 있는 대동하늘공원은 풍차 뒤로 대전 시내가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언덕이다. 

밤이면 풍차에 조명이 들어와 일대가 더욱 찬란해진다. 대전 시민이 ‘보물산’으로 부르는 보문산과 드라이브 코스로 소문난 식장산도 도시를 조망하기 좋다. 식장산은 임도로 정상부까지 오를 수 있어 야간 데이트 코스로 인기다. 
 

여독은 온천욕으로 풀자. 대전에는 <동국여지승람>에 나올 정도로 역사가 깊은 유성온천이 있다. 대규모 온천 단지에 마련된 무료 족욕체험장이 지친 여행자를 반긴다. 

여독은 온천욕으로

유성온천역서 가까워 찾기 쉽고,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4~ 10월) 뜨끈뜨끈한 물에 발을 담글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소제동→대전근현대사전시관→대흥동 일대→으능정이문화의거리(스카이로드)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대전근현대사전시관→대흥동 일대→으능정이문화의거리(스카이로드) 
[둘째 날] 소제동→우암사적공원→대동하늘공원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대전관광(대전시청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www.daejeon.go.kr/tou/ index.do
- 대전근현대사전시관 http://www.daejeon.go.kr/mor/main.do
- 으능정이문화의거리(스카이로드) http://www.skyroad.or.kr
- 대전문화재단 http://www.dcaf.or.kr
- 대전시립미술관 http://dmma.daejeon.go.kr
- 소제창작촌 http://www.facebook.com/sojaechangjakchon
- 동구축제관광 http://tour.donggu.go.kr/html/tour
- 중구문화관광 http://tour.djjunggu.go.kr
- 유성구문화관광 http://tour.yuseong.go.kr
- 문화공간주차 ‘파킹’ http://www.spaceparking.aub.kr

문의 전화
- 대전광역시청 관광진흥과 042)270-3972
- 대전광역시청 도시재생과 042)270-6303
- 대전종합관광안내센터 042)861-1330
- 대전역관광안내소 042) 221-1905
- 소제창작촌 010-5263-7729
- 으능정이문화의거리(스카이로드) 042)252-7100
-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 042)255-4700
- 문화공간주차 ‘파킹’ 042)254-5954
- 우암사적공원 042)673-9286
- 보문산 042)270-7860
- 식장산 042)274-1877
- 유성온천 족욕체험장 042)611-2114

대중교통 정보
[기차] 서울역-대전역, KTX 하루 70여회(05:05~23:30) 운행, 약 1시간 소요. 용산역-서대전역, KTX 하루 10~11회(06:15~20:50) 운행, 약 1시간 소요. 수서역-대전역, SRT 하루 40회(05:30~22:40) 운행, 약 50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http://www.letskorail.com SR 1800-1472, http://etk.srail.co.kr 
[버스] 서울-대전복합, 서울고속버스터미널서 하루 60여회(06:00〜다음 날 00:10) 운행, 약 2시간 소요.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http://www.kobus.co.kr 대전복합터미널 1577-2259, http://www.djbusterminal.co.kr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대전 IC→동부네거리 금산·옥천 방면 좌회전→가양네거리 대전역 방면 우회전→성남네거리 금산·옥천·대전역(동광장) 방면 좌회전→계족로 850m→대전역(동광장) 방면 우회전→중앙로역 방향 직진→대전근현대사전시관 

숙박 정보
- 베니키아호텔대림: 중구 대종로505번길, 042)251-9500, http://www.daelimhotel.com
- 토요코인호텔 정부청사점: 서구 둔산중로134번길, 042)545-1045, http://www.toyoko-inn.com/korea
- 호텔그레이톤 둔산: 서구 둔산중로, 042)482-1000, http://www.graytone.co.kr
- 이안레지던스호텔: 서구 둔산로65번길, 042)487-3939, http://www.eanhotel.co.kr
- 레지던스호텔라미아: 서구 둔산로51번길, 042)334- 0100, http://www.hotellamia.com
- 크리스탈레지던스호텔: 중구 대종로452번길, 042) 255-2933, http://www.crystalht.co.kr
- 호텔아드리아: 유성구 온천로, 042)828-3636, http://www.hoteladria.co.kr
- 호텔리베라 유성: 유성구 온천서로, 042)823-2111, http://www.shinan.co.kr/yusong/index_yuseong.asp
- 장태산자연휴양림: 서구 장안로, 042) 270-7883, http://www.jangtaesan.or.kr  

식당 정보
- 성심당(튀김소보로·부추빵): 중구 대종로480번길, 1588-8069, 
http://www.sungsimdang.co.kr
- 진로집(두부두루치기·오징어두루치기): 중구 중교로, 042)226-0914
- 현대식당(닭볶음): 중구 중앙로130번길, 042)223-8922
- 내집식당(올갱잇국): 중구 대흥로121번길, 042)223-5083
- 대전갈비(돼지갈비): 중구 대전천서로, 042)254-0758
- 광천식당(두부두루치기·오징어두루치기): 중구 대종로505번길, 042)226-4751
- 신도칼국수(칼국수): 동구 대전로825번길, 042)253-6799
- 대선칼국수(칼국수·두부두루치기): 서구 둔산중로40번길, 042)471-0317
- 소나무집(오징어칼국수): 중구 대종로460번길, 042)256-1464
- 사리원면옥(냉면): 중구 중교로, 042)256-6506, 
http://www.sariwonfood.com
- 태화장(짬뽕): 동구 중앙로203번길, 042)256-2407

주변 볼거리
뿌리공원, 오월드, 한밭수목원, 이응노미술관, 대전 회덕 동춘당, 한밭교육박물관, 엑스포과학공원, 국립중앙과학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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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