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떠도는 신사옥 괴담

좋다고 이삿짐 쌌다가…울고 웃는 기업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초고층 빌딩을 지은 회사나 도시는 경제위기나 슬럼프에 시달린다는 속설, 이른바 '마천루의 저주'는 과학적으로 일리가 있는 얘기다. 경제는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이런 초고층 건물 투자가 최고점을 찍을 때 경기가 불황으로 돌아설 타이밍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속설은 단지 초고층 빌딩에 국한되는 게 아니다. 더 큰 사옥으로 옮기고 새롭게 출발한 몇몇 회사들 역시 비슷한 속설에 신음하고 있다. 
 

신사옥에 입주한 기업들의 상반기 경영 실적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NH농협생명과 쿠팡은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반면 LG이노텍, 에어부산 등은 견고한 성적을 기록하며 묘한 대조를 보였다.

순탄치 않은
새집 생활

지난 3월 서대문구 소재 옛 임광빌딩(2개동)을 매입해 신사옥을 마련한 NH농협생명은 입주 한 달 만인 4월 덩치에 걸맞지 않는 성적표를 받았다.

NH농협생명의 자산규모는 4월 기준 62조4945억원으로 삼성생명(249조5803억원), 한화생명(107조7162억원), 교보생명(92조8337억원)에 이어 업계 4위 수준이다. 그러나 NH농협생명의 당기순이익은 321억원으로 업계 10위에 불과하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삼성생명이 6310억원으로 1위였으며 한화생명이1809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교보생명(1793억원), 동양생명(1159억원), ING생명(830억원), AIA생명(804억원), 메트라이프생명(752억원), 라이나생명(647억원), 푸르덴셜생명(594억원), NH농협생명(321억원) 순이다. NH농협생명은 총자산 규모의 1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라이나생명보다 절반 가까이 낮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셈이다. 

NH농협생명은 ‘총자산수익률(ROA)’ 역시 당기순이익 규모 상위 10개사 중 가장 낮다. ROA는 수익성을 알아보는 대표적인 지표로 총자산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ROA가 높다는 것은 기업이 보유한 자산에 비해 이익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반대로 ROA의 수치가 낮다는 것은 자산 대비 수익성이 낮음을 의미한다. 
 

NH농협생명의 올해 1분기 기준 ROA는 0.21%로 10개사 중 꼴지다. 4년 전 동기(0.19%)보다 0.02%p. 증가한 수치지만 해당 기간 동안 가장 낮은 ROA를 기록한 NH생명보험은 ‘4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사옥 이전에 돈 쓰느라 ‘허우적’
보금자리 바꾸고 빨간불 켜진 살림

지난 4월 송파구 신천동 신사옥으로 이전한 쿠팡은 극심한 재무위기에 처해 있다. 올해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경우 자본잠식이 우려될 정도로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결손금은 1조2000억원으로 주식발행초과금 등 자본금을 대부분 잠식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투자한 1조1000억원은 이미 소진한 상태다. 현재 쿠팡의 자본총계는 3200억원으로 전년 4240억원 대비 25%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도 예년 수준의 5000억원대 적자를 낼 경우 자본잠식 위험은 높아진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쿠팡이 임대료가 비싼 잠실 사옥으로 이전한 것을 두고 업계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쿠팡이 입주한 신천동 타워730는 기존 삼성동 사옥의 2.2배 규모다. 

쿠팡은 이 건물 지상 8층부터 26층까지 19개 층을 사용하고 있다. 쿠팡의 잠실 신사옥은 보증금 1000억원, 월세는 연간 약 150억원(관리비 포함)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돈 끌어다 쓰고
빚더미 앉을 판

롯데그룹은 지난 4월 국내 최고,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롯데월드타워’를 정식 개장했다. 2010년 말 착공한 이 건물은 지하 6층, 지상 123층 규모로 높이가 555m에 달한다. 공교롭게도 롯데월드타워가 개장한 후 롯데그룹은 각종 구설서 자유롭지 못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에선 뭇매를 맞았고 총수 일가는 경영 비리 혐의로 법정에 섰다. 실제로 지난 3월21일 <블룸버그>는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법정에 서고 한국이 안팎의 위기에 처한 걸 마천루의 저주에 빗댔다. 
 

게다가 롯데월드타워에 입주 이전부터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형제간 경영권 다툼으로 몸살을 앓았다. 여기에 올 상반기 실적도 추락했다. 롯데그룹 대표기업인 롯데쇼핑은 상반기 매출이 3% 줄고, 영업이익은 22% 감소했다.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네오위즈는 옛 사옥 매각에 골몰하고 있다. 네오위즈가 매물로 내놓은 분당사옥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192-3번지에 위치한다. 

대지면적 2599.90㎡, 연면적 4337.13㎡로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다. 일반상업지역으로 2016년 기준 공시지가는 1㎡당 509만원이다. 공시지가 합계는 132억3095만원이다. 네오위즈는 분당사옥 매각 예정가를 175만원으로 책정해 시중에 내놨다. 

지난해 상반기 반짝 회복됐던 실적이 하반기 다시 악화되면서 다시금 매각의 불씨가 당겨졌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910억원, 영업이익 235억원, 순이익98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2014년과 2015년에 걸친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온 듯 보였다. 그러나 하반기 매출이 상반기대비 대거 축소되고, 순손실 63억원 등을 기록하며 다시 실적 부진에 빠졌다.

네오위즈홀딩스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017억원, 영업이익 224억원, 순손실 8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상반기에는 호실적을 달성했지만 역시 하반기가 문제였다. 상반기대비 하반기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순손실 261억원이 발생했다.

신사옥 입주를 앞두고 있는 기업들 역시 경영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 


올해 말 용산구 신사옥에 입주하는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분기 LG생활건강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주며 체면을 구겼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아모레퍼시픽이 LG생건보다 매출이 1375억원 많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4058억원서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2년 신사옥 이전 후 이듬해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1년 630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경기침체와 저유가 등으로 지난해 700억원으로 떨어졌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모두 -11.3%, -17.8%로 좋지 못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삼성동에는 높이가 569m에 달하는 국내 최고 빌딩 현대자동차 GBC를 짓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옛 한전 부지 일대에 조성하는 건축 규모는 총 연면적 92만6162㎡. 

현대차 GBC만 해도 지상 105층에 연면적 56만443㎡에 달한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GBC는 빠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이면 착공해 2021년경 프로젝트가 전반적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좋지 않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신용등급 강등의 위기로 내몰렸다. 국제 신용평가사 S&P(스탠다드앤푸어스)는 지난 8일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신용등급을 ‘A-’로 각각 유지하면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각각 하향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3곳은 신용등급을 유지했지만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떨어지면서 향후 1~2년 내 이뤄지는 S&P의 신용등급 평가서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도 있다. 


옮겼다 하면
적자 수두룩

반면 KEB하나은행, LG이노텍, 에어부산, 대신증권 등은 사옥 이전과 함께 더 잘 나가는 회사로 분류된다. 

지난 1일 KEB하나은행은 서울 을지로 옛 외환은행 본점 건물에 있던 본사를 을지로입구역에 접한 신사옥으로 옮겼다. 을지로 신사옥은 기존 대비 사용면적이 60%로 증가된 지상 26층, 지하 6층, 연면적 1만6330평으로 신축됐다. 

KEB하나은행의 통합 이후 성과를 살펴보면 실적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99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0% 증가한 수준으로, 2015년 은행 통합 이후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두 은행이 통합하기 직전 2015년 상반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각각 5417억원과 2010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34.5%가량 늘어난 규모다. 

직원 1인당 생산성도 향상됐다. 통합 초기인 2015년말 KEB하나은행의 1인당 생산성(충당금적입전이익)은 1억200만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1억1400만원으로 올라갔다.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2015년 말 1.21%서 올해 상반기 0.72%로 개선됐다. 연체율도 같은 기간 0.53%서 0.33%로 하락했다.

잘 되는 집은 옮겨도 잘된다
다른 유형의 ‘마천루 저주’

지난 3월 LG서울역빌딩으로 이전한 LG이노텍은 상반기 매출이 29%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상반기 주가 상승률은 86.7%로 LG그룹 계열사 중에서 가장 높았다. 듀얼카메라 모듈의 독점적 공급 지위가 공고하게 유지되면서 하반기 실적은 더욱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5월 강서구 대저동 신사옥으로 입주한 에어부산은 올 상반기 25.6%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 수익성도 높아지는 추세다. 2015년과 2016년 영업이익률은 8~9%대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14년은 5%대였고, 2013년은 1%대였다. 상반기에도 5.3%로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 2.2%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신사옥 이전을 한 달 앞둔 4월에는 저비용항공사(LCC) 중 이착륙 지연율이 가장 낮다는 조사 결과를 받기도 했다.

대신증권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244억원으로 전년 대비 42.3% 증가했다. 주요 계열사 순이익이 크게 줄었지만 핵심 계열사 대신증권이 지탱해준 덕분에 전체 순이익은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개별 실적서도 대신증권의 순이익은 같은 기간 24.6% 늘어난 315억원이었다.

새집 탓 안하는
실적 우등생들 

올 들어 증시가 회복되면서 대신증권의 실적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부문별 실적서도 브로커리지 부문 영업수익이 전년 대비 12.9% 감소했지만 트레이딩 부문에서 만회하면서 전체적으로 실적이 크게 상승했다. 

트레이딩 부문은 주가연계증권(ELS) 발행과 조기상환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호전됐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1월 새로 입주한 신사옥(대신파이낸스센터)에 대신금융그룹 내 모든 계열사를 입주시킨 후 물리적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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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