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와 캐디 결별 후일담

해고하는 이유도 가지가지

최근 남자 골프 간판 스타 중 한 명인 로리 매킬로이가 9년간 함께 한 캐디와 결별한 것을 비롯해 올해 필 미켈슨, 박성현도 캐디와의 결별소식을 전했다. 선수가 오랫동안 함께했던 캐디와 결별하는 일은 특별히 새로운 소식은 아니다. 훨씬 이전 스타 골퍼들 역시 한 캐디와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고 결별소식을 자주 들려줬었기 때문이다.

선수가 캐디를 해고하면서 내놓는 이유는 다양하다.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게 가장 흔하게 듣는 이유다. 그러나 실상은 아무리 오래 함께 했더라도 현재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게 이유일 것이다.

로리 매킬로이는 지난달 2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개막을 앞두고 9년간 함께 한 캐디 J.P. 피츠제럴드와의 결별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선수와 캐디의 관계엔 ‘업 앤드 다운’이 있는데 지난 몇 년간은 너무 많았다”며 결별 이유를 전했다.

찰떡궁합 옛말

2007년 프로로 데뷔한 매킬로이는 2008년부터 피츠제럴드와 호흡을 맞추며 모든 영광의 순간을 함께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13승(메이저 4승 포함)을 비롯해 전 세계 투어에서 22승을 합작했다. 매킬로이는 2011년 US오픈에서 첫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피츠제럴드는 최고의 캐디다. 세계 랭킹 200위 밖이었던 나를 메이저 챔피언으로 만들었다”고 극찬하기도 했었다.

결별의 직접적인 발화점이 된 것은 지난 7월 디오픈(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 1라운드에서 매킬로이가 5개홀에서 보기 4개를 쏟아내자 비속어를 섞어 “너는 로리 매킬로이야, 지금 대체 뭘 하는 거야”라고 나무랐던 것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사건 이후 약 열흘 만에 결별설이 불거졌고,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표면적으로 매킬로이는 “난 아직도 그를 가장 좋은, 가까운 친구 중 한 명으로 생각한다. 때론 개인적인 관계를 위해 직업적인 관계는 희생해야 할 때도 있다. 쉬운 결정이 아니었지만, 이런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전환점 필요 판단이 첫째 이유
눈살 찌푸리게 하는 비매너도

덧붙여 매킬로이는 “코스에서 그에게 매정하게 대하게 됐다. 난 누구에게든 그렇게 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경기하다 보면 가끔 그렇게 될 때가 있다. 내가 좋은 샷을 하지 못하거나 나쁜 결정을 할 때 나보다 그에게 더 불만스러워하게 됐다”며 결별 이유를 설명했다.

매킬로이 보다 먼저 필 미켈슨도 25년 동안 동고동락한 짐 매케이와 결별 사실을 알렸다. AP통신은 “25년간 어림잡아 600개 이상의 대회에 함께 출전했던 미켈슨과 매케이가 상호 합의 하에 결별을 발표했다”며 “특별히 계기가 된 사건은 없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미켈슨과 매케이는 미켈슨이 22살 때인 1992년부터 선수와 캐디로 호흡을 맞추기 시작해 25년간 메이저 대회 5승을 포함해 투어 통산 45승을 합작했다. 또한 프레지던츠컵, 라이더컵 등 대륙 대항전에도 동반했다. 미켈슨은 “우리 두 사람은 지금이 변화를 줄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헤어지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미컬슨과 최근 결별한 캐디 짐 매케이는 골프백 대신 마이크를 잡고 대회 라운드 도중 코스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생생하게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는 코스 리포터로 변신했다.

박성현은 LPGA투어 특급 캐디로 명성이 높은 콜린 칸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해고했다. 특히 “톱10에만 들어도 잘한 거”라는 칸의 립서비스는 박성현의 불만 가운데 하나였는데 승부 근성이 남다른 박성현에게 칸의 말은 눈높이를 낮추라는 주문처럼 들렸다. 결국 LPGA투어에 첫 발을 내딛은 신인 선수가 주눅 들까봐 격려해주려던 칸의 배려는 오히려 박성현의 마음을 사는 데 실패했다.

콜린 칸과 결별하고 데이비드 존스 캐디와 호흡을 맞추게 된 박성현은 이후에도 톱10에 좀처럼 들지 못해 주춤했지만 US오픈 우승으로 부진을 한 번에 만회했다. 박성현은 “캐디 역할이 매우 컸다.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 캐디가 농담 한마디를 해줘 큰 도움이 됐다” 고 밝혔다. 박성현의 코치인 박성주씨는 콜린 칸과 결별한 뒤 맞은 캐디 데이비스 존스와 호흡이 경기력을 살렸다고 봤다. 


매킬로이·미켈슨·박성현 공통점
일류 골퍼들 캐디와 결별 줄이어

내성적인 박성현은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하고 먼저 선수에게 말을 건네는 등 활발한 성격의 캐디와 잘 맞는다. 존스는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박성현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건네고 상황에 따라 농담도 곧잘 한다. 시즌 중반을 한참 넘기면서 박성현의 기량이 활짝 피어난 뒤에는 이런 중대한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는 스포츠 선수가 캐디를 교체하는 것 자체는 뭐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그러나 ‘직업인’ 캐디에게 갑작스럽게 결별 통보하는 방식은 선수들도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리디아 고는 잦은 캐디 교체로 구설수에 올랐다. 9경기 만에 결별한 경우도 있었다. 리디아 고의 이런 행보에는 아버지가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캐디도 엄연히 직업인데 해고 절차가 너무 간단하다. 그나마 시즌을 마치거나 대회를 끝내고 해고되면 양반이다. 당장 내일부터, 또는 다음 대회, 다음 시즌엔 안 나와도 된다는 말 한마디면 끝이다. 심지어 대회 중에 캐디를 해고한 경우도 있다. 이렇듯 통보 시점도 오직 선수 마음이다.

간단한 절차

크리스마스이브에 해고 문자를 받았다는 캐디도 있다. 미셸 위의 캐디는 브리티시여자오픈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공항에서 해고됐다는 통지를 받았다. 제시카 코르다(미국)는 2013년 US여자오픈 3라운드를 치르던 도중 캐디를 해고했고 10번홀 티샷을 앞두고 백은 코르다를 응원하던 남자친구가 대신 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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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