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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서미경의 돈줄뒷방으로 밀려난 ‘별당마님’
  • 양동주 기자
  • 승인 2017.08.09 09:58
  • 호수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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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롯데그룹이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의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수십년간 업무를 봤던 그의 집무실을 빼고 변화를 모색 중이다. 사실혼 관계로 주목받은 서미경씨가 소유하던 식당들도 퇴출시키기로 했다. 퇴점 결정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텔롯데는 최근 롯데호텔 서울 신관을 대대적으로 개보수하면서 신격호 명예회장 측에 거처를 구관으로 옮길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명예회장은 1990년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이른바 ‘셔틀경영’을 하던 시절부터 신관 34층을 집무실로 사용해왔다. 당시부터 집무실에 딸린 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외출도 거의 하지 않고 회의와 접견 등으로 일과를 보냈다.

문전박대

주요 계열사 대표들로부터 주요 경영 현안과 관련된 업무보고를 매일같이 받아왔기 때문에 신관 34층은 신 명예회장에게 남다른 공간이다. 그가 건강이 악화된 2011년부터는 아예 이곳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스위트룸을 개조한 34층은 외부인 출입이 철저히 통제돼있다. 이곳으로 가려면 VIP 전용 엘리베이터나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일반 고객용 엘리베이터를 탈 경우 34층 출입이 허가된 카드를 찍어야만 들어갈 수 있다. 

한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과정서 이 공간의 주도권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벌였을 정도.

일각에선 신 명예회장이 잠실 롯데월드타워 114층으로 이주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지만 이는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 명예회장을 보호하고 있는 신 전 부회장 측에서 신 명예회장의 건강을 이유로 롯데월드타워 이주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호텔 34층은 신격호시대를 이끌어온 롯데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공간”이라며 “롯데가 신격호의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공교롭게도 롯데그룹의 신 명예회장 흔적 지우기로 인해 또 다른 인물이 그룹사에서 입지를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로 주목받던 서미경씨가 그 주인공이다. 

서씨가 소유한 유기개발이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 등에서 10년 넘게 운영해 온 4개 음식점은 내년 1월까지 모두 퇴점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의 유경은 올해 9월, 본점 유원정과 마가레트, 잠실점 유원정은 내년 1월 말에 퇴점하기로 유기개발과 합의했다.

백화점 식당가는 외식업체들이 입점 1순위로 꼽는 노른자위다. 쇼핑객을 비롯해 영화관과 문화센터 등을 찾는 유동인구가 많아 입점만 하면 일정 규모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롯데백화점 식당가에 입점하려면 총수 일가와 특수관계가 아니면 어렵다는 이야기까지 돌기도 했다.

신격호 흔적 지우기 나선 롯데
서씨 모녀 매장 하나둘 퇴출 중

유기개발은 1981년 설립한 외식업체로 서씨의 오빠인 진석씨가 지난해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했고 서씨의 딸인 신유미씨는 유기개발의 이사로 올라있다. 유기개발의 2015년 매출은 125억원, 순이익은 11억원이었다. 서씨가 10년 넘게 롯데백화점 내 영업으로 챙긴 금전적 이익은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미경씨

롯데백화점이 서씨와 거래 관계를 끊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부터다. 당시 롯데백화점은 유기개발이 영등포 롯데백화점 지하 1층과 지상 3층서 운영해오던 롯데리아 매장 2곳과 거래 계약을 종료하고 직영으로 운영했다. 또 같은 점포 10층 식당가에 있던 유원정도 철수시켰다.

이보다 앞서 서씨 모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유원실업과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최대주주인 시네마통상·시네마푸드는 롯데시네마서 팝콘과 음료수 등을 판매하는 매점을 독점 운영하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이자 사업권을 내려놓기도 했다.

유기개발은 롯데그룹의 위장계열사로 지목돼 공정거래위원회가 신격호 명예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으며 서씨 소유 식당은 일감 몰아주기 지적을 받았다. 

롯데그룹은 최근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대기업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강도 높은 규제를 예고하면서 유기개발이 퇴점을 결심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그룹과 유기개발이 공정위의 표적이 되기 전에 발 빠르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서씨의 재산은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 명예회장으로부터 증여받거나 매입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18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1000억원에 가까운 토지와 건물은 2007년 신 명예회장으로부터 증여받기도 했다.

날아간 이권

여기에 딸 신유미씨 재산까지 더하면 1조원대로 추정된다. 서씨 모녀가 신 명예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 지분은 6.8%로 상장 때 7000∼8000억원대 가치를 지닌다. 서씨 모녀 지분은 신 명예회장(0.4%)뿐 아니라 신 전 부회장(1.6%), 신 회장(1.4%)보다도 많다.
 

<dj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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