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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천우의 시사펀치> 문재인정권이나 박근혜정권이나
  • 황천우 소설가
  • 승인 2017.08.07 11:19
  • 호수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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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세종 12년(1430) 8월10일 기록으로 집현전서 세종에게 아뢴 기록 중 일부다.

『공법(貢法)은 그 시행에 앞서 먼저 상·중·하 등으로 전지의 등급을 나누지 않으면 기름진 땅을 점유한 자는 쌀알이 지천하게 굴러도 적게 거두고, 척박한 땅을 가진 자는 거름을 제대로 주고도 세금마저 부족하건만 반드시 이를 채워 받을 것이니 부자는 더욱 부유하게 되고, 가난한 자는 더욱 가난하게 되어 그 폐단이 다시 전과 같을 것이오니 먼저 3등의 등급부터 바로 잡도록 하소서.』

공법은 조선 초기에 개혁된 새로운 전세제도로 답험손실법(고려 말 조선 초에 농사 작황의 현지조사에 의한 답험법과 작황 등급에 의한 손실법을 병용한 수세법)의 폐단을 제거하고 당시 토지생산력의 발전에 상응하는 객관적 기준에 의거한 수조제(收租制)를 수립함으로써 소농민들의 경영을 안정시키고자 하는 게 주요 골자다.

여하튼 집현전의 상소를 받아든 세종은 그 선에서 그치지 않고 더욱 정교하게 실행에 옮겨나간다. 그를 시행하는 과정에 위로는 고관부터 아래로는 농민까지 전국적으로 17만여명에게 문의하는 성의를 보인다.

그 뿐만 아니라 1436년 공법상정소(貢法詳定所, 공법을 논의하기 위해 설치했던 임시 기구)를 설치했고 1444년에 전분6등법(토지를 비옥도에 따라 1등전에서 6등전까지 6등급으로 나누고 등급에 따라 조세의 기준을 다르게 함으로써 조세 부과의 공평을 꾀함)과 연분 9등법(토지 1결당 풍흉에 따라서 최저 4두서 최고 20두를 납부하는 조세 제도)의 세제를 내놓는다.

이 과정에 눈여겨 살펴봐야 할 대목이 등장한다. 조세제도가 완성되기까지 걸린 14년이란 기간과 공법을 시행하기 위해 전국에 걸쳐 무려 17만여명에게 의견을 물었다는 부분이다. 결국 세종의 이러한 노력으로 태평성대가 열리고 역사는 세종을 성군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제 시선을 현실로 돌려보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일자리 창출과 소득 양극화 개선 차원이라는 미명하에 부자증세 방안을 제기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전격적으로 수용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법인세의 경우 과표 2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세율을 현행 22%서 25%로 인상하는 방안을 세법 개정안에 담았다. 또한 소득세 최고 구간은 현재 과세표준 ‘5억원 초과에 40%’이지만 ‘3억원 초과 5억원 미만에 40%’와 ‘5억원 초과에 42%’로 최고소득 구간을 신설해 증세를 추진키로 했다.

사회적 공감대 형성도 없이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제기한 민주당도 그렇지만 이를 받아들인 문재인정권을 바라보면 정말로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다. 나아가 박근혜정권이 담배 가격을 올렸던 일이 떠오른다.

당시 박근혜정부는 담배로 인한 국민건강의 심각한 폐해를 줄인다는 취지로 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담뱃값 2000원을 인상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어떠한가. 박근혜정권이 서민들의 피 같은 돈을 강탈하다시피 해 국민건강과는 전혀 관계없는 용도로 사용했음이 이미 밝혀졌다.

그런데 문재인정권서 일자리 창출과 소득 양극화 개선이라는 구실로 이번에는 서민이 아닌 부자들을 상대로 세금을 거두어들이겠다고 하는데 그들이 말하는 구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결국 이는 박근혜정권과 차별화를 의식한 생색내기용에 불과한 것이 아닌지 궁금할 따름이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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