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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수집회 출몰하는 ‘꽃뱀들 정체’ 추적불쌍한 노인들 홀려 ‘바가지’
  • 최현목 기자
  • 등록 2017-08-07 10:45:21
  • 승인 2017.08.07 13:51
  • 호수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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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최근 보수단체들이 주최하는 집회에 소위 ‘꽃뱀’이 출연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집회에 참석한 노인들에게 “술 한잔하자”며 접근한 뒤 노래방 등에서 바가지를 씌우는 수법이다. 이들은 극우 성향의 단체채팅방(이하 단톡방)서 활동하며 다음 타깃을 찾고 있다. 피해자들은 수치심에 관련 사실을 함구하고 있어 추가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요시사>는 집회 현장에 발령된 ‘꽃뱀 주의보’를 파헤쳐봤다.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OO님 집회에 참석하시나요? 내일 대한문서 봐요. 얼굴 보면서 커피 한 잔 해요. 개톡(개인채팅) 보낼게요. (대한문) 오시면 연락줘요.” 

보수집회를 앞둔 날에는 이같이 오프라인 만남을 제안하는 메시지가 단톡방에 다수 올라온다.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이 활동하는 단톡방에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이들은 ‘문재인정권 타파,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술한잔 해요”

이러한 단톡방은 ‘탄핵 정국’을 거치며 우후죽순 생겨났다. 촛불집회에 맞서 박 전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극우 성향의 사람들이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러한 단톡방에 최근 하나의 경고문이 올라왔다. “집회에 ‘할매 꽃뱀 사기단’이 출연하니 다들 조심하라”는 내용이었다.

경고문을 올린 사람에 따르면, 이들 꽃뱀 사기단의 수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단톡방서 집회 참석자를 물색해 현장 만남을 제안한다. 이때 제안자는 자신의 사진이 아닌 젊고 예쁜 여성의 사진을 프사(프로필 사진)으로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만나겠다’는 의사를 보이면 개인채팅을 통해 연락처를 주고받는다. 그런 뒤 집회 당일 위치 등을 물어 만남이 이루어진다. 꽃뱀 사기단은 보통 4~5명의 여성이 한 팀으로 움직인다고 한다. 간혹 남자 한명이 ‘바람잡이’ 역할로 무리에 낄 때도 있다.

만남이 성사되면 무리는 “술 한잔하자”며 집회 현장 인근의 식당, 또는 술집으로 데려간다. 집회 현장서 즉석으로 술자리가 벌어지기도 한다. 근처 편의점서 돗자리와 술을 사와 그 자리에서 술판을 벌이는 것이다.

꽃뱀 사기단은 “일행 중에 미인이 있는데 잠시 후 오기로 했다”는 말로 분위기를 계속 이어간다고 한다. 일종의 시간 끌기로 추정된다. 보수 집회에는 대구·경북 등에서 버스를 대절해 서울로 올라오는 노인들이 많은데, 이들을 붙잡아 두기 위한 수법인 것이다.

극우 성향 단톡방서 활동
피해자 수치심 느껴 쉬쉬

그러면서 사기단은 “노래 부르면서 기다리자”며 타깃을 근처 노래방으로 이끈다. 노래방서도 술을 마시다 피해자가 잠시 화장실을 간 사이 사기단은 자리를 뜬다. 이때 심지어 금반지 같은 패물이 없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후 노래방 점주는 피해자에게 바가지를 씌운다. 사건이 발생한 후 이들은 단톡방 등에서 감쪽같이 자취를 감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 갖는 단체들

피해는 주로 서울 종로 인근 유흥업소서 발생한다. 대한문, 광화문, 서울시청, 헌법재판소 등 종로와 그 주변에는 보수집회 장소로 활용되는 곳이 많다. 사기단은 집회가 끝난 후 피해자를 탑골공원, 낙원상가 등 집회서 가까우면서 노래방 같은 유흥업소가 밀집한 지역으로 피해자를 데려간다.

이러한 피해 사례들이 다른 집회 참가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피해를 입은 노인들이 수치심에 입을 다물기 때문. 집회를 주최하는 보수단체 측에 문의한 결과 사기단에 의한 피해 사례는 아직 한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단, 보수단체 측 관계자는 “집회가 끝난 후 참석자들끼리 모여 2, 3차까지 술자리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렇다면 피해자들은 왜 사기단의 접근을 의심하지 않는 것일까. 이유는 같은 성향에 대한 신뢰에 있다.

단톡방에는 수많은 보수 성향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이들은 탄핵·대선 정국을 거치며 서로에 대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보수 분열→대선 패배’로 보수 지지자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 또한 이들을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었다. 상대에 대한 적개심의 반대급부로 같은 성향의 사람에 대한 신뢰가 굳어진 것이다.

‘문재인정권 비난’ ‘박 전 대통령 석방’ 등 나눌 수 있는 공감대도 많아 대화가 잘 통한다. 같은 단톡방 소속이라는 점은 이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단톡방에서 접근하는 사기단의 행동을 의심하지 못한 것이다. 

만남 제안

집회에 참석하는 노인들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만남으로 이어지는 형태의 사기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피해 원인 중 하나다. 알려진 것처럼 보수 집회 참석자는 대부분 50∼80대 노년층이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SNS를 기반으로 한 사기 수법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집회 참석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드디어 밝혀진 알파(α)팀 실체

국가정보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국정원이 지난 대선 당시 ‘댓글 조작’에 개입했음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일 국정원 개혁위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난 2009년 2월 취임 이후 주요 포털 사이트와 트위터 등을 통한 여론 조작 활동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TF 측으로부터 보고받았다고 공식 밝혔다.

앞서 이명박정부는 2009년 5월~2012년 12월까지 알파(α)팀 등 민간인으로 구성된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해 여론을 선동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국정원은 “사이버 외곽팀의 운영 목적은 4대 포털(네이버·다음·네이트·야후)과 트위터에 친정부 성향의 글을 올려 국정 지지여론을 확대하고, 사이버공간의 정부 비판 글들을 ‘종북세력의 국정방해’ 책동으로 규정해 반정부 여론을 제압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의 발표에 따르면, 원 전 원장 취임 이후 심리전단은 2009년 5월 다음 포털 커뮤니티 ‘아고라’ 대응 외곽 9개팀을 신설하고 2009년 11월 원 전 원장의 지시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대, 2011년 1월에는 α팀 등 24개의 외곽팀을 운영했다.

사이버 외곽팀은 대부분 별도 직업을 가진 예비역 군인·회사원·주부·학생·자영업자 등 보수 성향 인물들로 개인시간에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 개혁위는 “TF는 향후 각종자료를 정밀 분석해 관련자를 조사하고 2012년 12월 이후 운영 현황 등을 비롯한 사이버 외곽팀 세부 활동 내용을 파악할 것”이라며 “외곽팀 운영 이외 심리전단의 ‘온라인 여론 조작 사건’의 전모에 대해서도 규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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