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기 잡은 배명고 김경섭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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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7.07.28 18:57:20
  • 호수 12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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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을 믿었다. 그리고 그들이 해냈다”

지난 2015년11월 배명고 야구부 감독으로 갓 부임했던 김경섭 감독은 그때까지도 자신의 진로에 대한 결정에 깊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배명고 야구부는 20년이 넘도록 깊은 침체에 빠져 있었다.

배명고 출신의 전설적인 스타였던 김동주(전 두산 베어스)가 활약하던 1992년 3관왕(황금사자기, 봉황대기, 전국체전)을 차지한 이후 전국대회 우승과는 점차 멀어져만 가던 시기였다. 

게다가 전임 윤여국 감독의 뒤를 이어 부임한 게 된 김 감독은 직전까지 배명중 야구부의 감독을 20년 이상 성공적으로 수행해 오며 수많은 우승과 훌륭한 제자들을 배출했던 지도자로서는 매우 안정적인 상황이었다. 

더구나 그의 배명고 야구부 감독으로의 취임이 본인의 의지보다는 학교 당국과 재단, 그리고 동문들의 강권에 의한 것이었기에 그로 인한 본인의 고뇌는 더욱 깊었을 것이다.

그의 선택은 ‘Go’였다. 부임 직후 코칭스탭진을 새로 구축하고, 그들에 대한 보직 분담과 보고체계를 확립했다. 선수들에 대한 새로운 훈련프로그램과 개별적인 면담을 진행하며 내부의 전력도 점검했다. 

외적으로는 학교 당국과 재단, 동문들을 접촉하며 훈련장내 시설 확충과 야구부에 대한 지원을 이끌어냈다.


그의 노력은 전통에 빛나는 배명고 야구부의 저력을 살려냈다. 감독 부임 첫 번째 시즌이었던 2016년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4강의 성적을 올렸고, 두 번째 시즌인 올해 2017년 제72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으로 결실을 거뒀다.
 

청룡기 우승 직후 다시 찾아간 김 감독은 한결 확신에 가득한 모습이었다. 청룡기 제패에 대한 모든 공을 제자들에게 돌리며 그들 모두를 자랑스러워했다. 때마침 배명고 출신의 전설적인 투수였던 한국프로야구 원년 MVP였던 박철순(전 OB 베어스)이 모교를 방문해 후배들을 격려 하고 있었다.

-청룡기 우승을 축하한다. 소감은?

▲이번 우승은 전적으로 모든 선수들의 공이다. 경기에 투입됐건 투입이 안됐건, 그리고 투입이 됐어도 아주 작은 역할만 수행한 채 경기장을 나왔건 간에 모든 선수들이 자신이 해야 할 역할들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수행해줬다. 선수들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감독직을 수행하는 데 벅찬 보람을 느낀다. (배명)중학교 감독일 때도 우승을 많이 해봤는데 고등학교 감독으로 우승을 해보니 또 다른 느낌과 보람을 가지게 된다.

-배명고 집중력이 이전과는 매우 다른 느낌이었다.

▲그렇다. 전국대회의 결승전서 서울고라는 강팀을 상대로 1점 차의 승부를 겨루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준비 과정서부터 우리의 선수들을 믿었다. 우승하자는 열망 아래 팀워크로 뭉쳤고, 누구 하나 긴장을 하거나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모두가 전부 희생을 할 각오였고 팀 동료들을 믿고 있었다.

-우승까지 비하인드가 있다면?


▲예를 들면 박종현 같은 투수다. 그는 경기 전 나를 찾아와 자기를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고 의견을 밝히더라. 3학년 선수가 자신의 진로와 대학 진학을 위해 경기에 나가서 성적을 쌓고 싶은 마음이 컸었겠지만 그렇게 중요한 시합서 감독에게 마음의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러한 선수들의 마음가짐에 나 역시 큰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박종현은 결승전서 서울고 핵심 전력이었던 강백호를 상대로 원포인트 맞춤형 투수로 나가 커브 4개를 던져 그를 잠재우는 공을 세웠다. 마음가짐이 훌륭한 선수다.

김성주 같은 선수 역시 마찬가지다. 맞춤형의 원포인트 투수로 나가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해줬다. 원래 야수 출신인데 투수 역할도 충실히 잘 해주고 있다. 성민종 또한 타격에 재질이 많은 선수인데 투수로도 9개월 정도 훈련하고 마운드에 올라간다. 대타로 나가면 꼭 안타를 쳐주는 훌륭한 선수다.

-결승전 서울고를 상대로 대비했던 전략은?

▲사실 내심으로는 덕수고가 결승전에 올라오기를 바랐었다. 작년 청룡기대회서 우리가 4강전에 만나 무릎을 꿇었었고, 다시 한 번 승부해 설욕하고 싶었다. 그런데 서울고가 올라오더라. 현재 서울고서 투타의 핵을 이루고 있는 선수는 투·포수로 뛰고 있는 강백호고, 우리 전략의 핵심은 그러한 강백호를 투타서 무력화시키는 것이었다. 타격 시 강백호의 약점은 느린 공을 공략하기 어려워하는 것이었다.

투수로는 선발이 아닌 구원이나 마무리 투수로 올라올 것이라는 예측으로 그가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선취점이나 점수를 미리 뽑아내는 전략으로 경기에 들어갔는데, 고맙게도 그러한 시프트와 전략에 따라 투입됐던 선수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줬다. 

사실 그 동안의 감독 경험에 비춰볼 때 상대팀이 우리를 쉽게 볼수록 오히려 우리는 대처하기가 편하고 여러 가지 전략과 전술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서울고와의 결승전에선 아주 단순하게 서울고의 핵심이었던 강백호를 대상으로 준비를 했었다.

-에이스 곽빈이 마운드에 올라 폭투로 1점을 주며 승부를 긴박하게 만들었다. 이때 무엇을 지시했나?

▲당시 서울고 주자가 루상에 있던 상황서 그냥 1점을 줄 생각으로 편하게 투구하라고 지시했다. 우리의 투수들은 모두 정신력이 최고 수준인 선수들이고 나 역시 그들을 믿었을 뿐이다. 더구나 곽빈은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에 1차로 지명돼 이미 자신의 진로가 결정이 난 상황이었는데도 조금의 나태함이나 게으름 없이 대회 기간 내내 팀을 위한 희생과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곽빈이 무너지면 그 후 어떤 카드가 있었나?

▲만약에 곽빈이 무너지면 이후에는 준결승전서 안산공고를 상대로 위력을 보여 주었던 이재승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우리는 곽빈만 있는 게 아니었다. 이재승 또한 150km/h의 강속구를 던지는 또 하나의 카드였다.

-사실 곽빈과 이재승은 올 시즌 투수로써 혜성같이 등장한 선수들이다. 그동안 왜 주목받지 못했나?


▲작년 시즌에 곽빈은 투수로는 단 한 경기에만 투입됐었다. 타격에도 천부적인 재질이 있는 선수이기에 1루수를 맡으며 그의 어깨를 보호하는 것에만 신경을 썼었다. 내가 욕심을 부려서 작년에도 투수로 기용했으면 많은 과부하가 걸렸을 것이고, 그렇다면 올해와 같은 활약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 내 욕심을 누린 것이 올바른 판단이었다는 생각이다. 

이재승은 훌륭한 신체조건을 갖춘 곽빈 못지 않은 강속구 투수인데, 지난 두 시즌 동안 부상에 따른 재활을 하고 있었다. 이제는 완쾌해 올 시즌부터 투수로 투입했는데, 오랜 공백기 때문인지 시즌 초반부터 이번 대회 초반기까지 경기감각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준결승 상대인 안산공고와의 시합 때부터 그의 힘을 동반한 강속구가 제구력이 따라주며 진면목을 보이기 시작했다. 앞으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줄 선수들이다.

-감독으로 부임 이후 배명고의 팀컬러가 많이 바뀌었다.

▲고등학교 선수들, 특히 3학년 선수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그들의 진로와 대부분 대학 진학과 연관된 본인 자신들의 개인성적이다. 감독의 역할 중 하나는 그러한 부담서 조금이라도 자유롭게 해주며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러는 와중에서도 감독은 또한 이들을 기용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우리 팀에는 현재 12명의 고3 수험생인 투수들이 있고, 올 시즌 전반기 주말리그부터 지금까지 이들을 어떻게 기용해 조금이라도 더 좋은 개인성적을 올리게 해줄 수 있나를 고민하고 있다. 그러는 한편으로는 또한 팀의 성적을 높이는 것에도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평소 선수들과 어떠한 소통을 하나?

▲나 역시 야구를 해왔던 내 인생에 비추어 야구 후배들인 선수들에게 그들의 인생에 관한 충고를 많이 하는 편이다. 인생서 야구가 잘 안 풀릴 때도 있지만, 항상 또 다른 터닝포인트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야구로써 성공을 못할 수도 있지만 항상 또 다른 기회가 인생에서는 찾아온다는 것과 그러기 위해서는 야구뿐만 아니라 많은 공부를 미리 해두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야구 이외에 직업적인 선택의 폭도 매우 넓다는 것을 항상 얘기해준다. 

그리고 그들이 진로를 잘 선택해 인생이 잘 풀릴 수 있도록 감독인 나 역시 끝까지 도와주겠다는 것, 그러니 야구뿐만 아니라 인생의 무엇이든 미리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말라는 것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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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