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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뢰인 등친’ 변호사 기막힌 법테크“감방 간 사이 40억 땅 작업했다”
  • 박창민 기자
  • 승인 2017.07.10 11:07
  • 호수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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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변호사는 도덕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변호사가 급증하며, 변호사를 둘러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결과 최근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가 의뢰인의 땅을 강탈했다는 투서가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변호사는 어떻게 의뢰인의 땅을 알겨먹었을까. 
 

변호사는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 변호사법 제24조(품위유지의무 등)에 따르면 ‘변호사는 그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이유는 변호사라는 직업이 가진 사회적 지위와 역할 등에 비춰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무가 크기 때문이다. 

담보 아닌 
매매계약 작성

헌법재판소에서는 변호사법상 변호사로서의 품위란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법률 전문직인 변호사로서 그 직책을 수행하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이라고 해석했다.

그런데 최근 대한변호사협회에 서초동의 김모 변호사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는 진정서가 접수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진정서에 따르면 김 변호사가 의뢰인 최모씨의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부동산을 법률전문가 지위로 부당하게 편취했다고 나와 있다. 

사건의 전말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씨는 삼청동 0-0번지 건물의 임대인이었다. 임대보증금 2억2000만원을 돌려주지 못해 임차인에게 임대 사기로 피소를 당한 상태였다. 그해 10월 최씨는 임차인에게 임대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최씨는 갑작스러운 구속에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 법률 지식에 무지한 최씨는 자신이 법정구속될지는 꿈에도 몰랐다. 해당 사건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았다. 

항소심 때 변호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최씨는 조카의 소개로 김 변호사를 선임했다. 최씨는 어떻게든 형사사건을 마무리하고 빨리 석방되고 싶었다. 법률 지식이 전혀 없는 최씨는 김 변호사의 조언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김 변호사는 임차인과 합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 부동산에는 당시 다수의 이해관계자도 얽히고설킨 상황, 이들과의 채무관계도 해결해야 한다고 최씨에게 조언했다.

임대보증금 돌려주지 못해 구속
합의 위해 담당변호사에게 차입

하지만 최씨는 현금성 자산이 삼청동 부동산 말고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씨는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하기 위해 삼청동 부동산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서라도 석방되기를 원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김 변호사는 최씨에게 돈을 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김 변호사 제안은 최씨에게 가뭄 속 단비 같았다. 최씨는 “당시 김 변호사가 자금을 대여해 줄 정도로 사건 진행을 도와주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에 접수된 김모 변호사의 진정서

그 대가로 김 변호사는 최씨의 삼청동 부동산에 대한 매매계약서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했다. 부동산 업계와 법조계에선 이런 경우가 흔치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일반적인 채권자들은 채무자의 부동산 등을 담보로 잡기 때문이다. 

매매계약을 한다는 것은 해당 부동산을 쌍방이 거래할 의향이 있을 때 작성한다. 최씨는 삼청동 부동산을 매매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다만 김 변호사가 호의를 베푼다고 생각해 그가 요구한 대로 감정가 22억원에 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

17억 주고 
40억 꿀꺽?

김 변호사는 매매계약서를 근거로 삼청동 부동산에 가등기(등기에 대비해 미리 그 순위 보전을 위해 하는 예비적 등기)를 신청했다. 그해 11월27일 최씨와 김 변호사는 매매 예약서(소유권을 이전받을 권리를 가진 사람은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 보전을 위한 가등기를 설정할 수 있다)를 작성했으며, 12월2일 가등기를 완료했다.

김 변호사는 최씨 대신 그해 12월3일까지 삼청동 부동산과 관련된 채권자들에게 16억8000여만원을 지급했다. 김 변호사가 최씨의 채무를 대위변제한 셈이다. 이후 최씨는 항소심서 집행 유예 2년을 받고 12월9일 석방됐다. 최씨는 당시 고마운 마음에 김 변호사에게 감사의 문자메시지까지 남겼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5월31일 김 변호사는 최씨를 상대로 삼청동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을 제기했다. 김 변호사의 청구 취지는 매매계약서 성격이 일반 매매계약이며 최씨 명의의 가등기 역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순위 보전을 위한 가등기로서 적법하다는 것. 이미 2016년 3월31일 매매예약이 완결됐다는 주장이다. 

반면 최씨는 삼청동 부동산을 전혀 팔 생각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먼저 이 부동산은 상속받은 것으로 ‘선친의 유지’를 위해서 팔 의사가 없었다. 또 이 부동산의 시세는 30∼40억원에 충분히 달하기 때문에 22억원에 매매할 이유도 없다. 

다시 말해 최씨가 매매계약을 한 것은 형사사건 해결과 석방을 위해 자금이 소요된다는 김 변호사의 설명과 설득 끝에 그에게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근저당’을 설정했을 뿐이라는 것.

이들 소송은 지난해 10월 임의 조정으로 종결됐다. 조정의 핵심은 최씨가 김 변호사에게 2017년 2월10일까지 21억5000만원을 지급하면, 삼청동 부동산에 관한 모든 권리가 최씨에게 되돌아간다는 내용이다. 법원 측에서도 최씨와 김 변호사의 전후 사정 등을 고려한 판결이었다. 

부당하게 
편취 주장

하지만 최씨는 기일까지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 결국, 삼청동 부동산의 소유권은 김 변호사에게 넘어갔다.

진정서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최씨가 구속된 상황을 이용해 부당한 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나와 있다. 애초에 김 변호사가 삼청동 부동산을 소유할 목적을 갖고 있었다는 것. 법조계에서도 이 사건에 대해 ‘상당히 보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삼청동 부동산

그러면서 김 변호사의 욕심이  과했을 뿐만 아니라 변호사 품위유지의무도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이 사건을 본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는 “최씨도 분명히 100% 과실이 있다. 하지만 해당 변호사 역시 잘한 것 같지는 않다”고 질타했다. 특히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금전거래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변호사윤리장전 윤리규약 제14조(금전거래의 금지)에 따르면 “변호사는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의뢰인과 금전대여, 보증, 담보 제공 등의 금전거래를 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선 김 변호사가 구속된 최씨의 다급한 상황을 이용해 변호사의 지위로 부당한 금전대여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 대가로 삼청동 부동산 요구
석방 후 소유권이전 소송 제기

이뿐만 아니라 김 변호사가 최씨의 삼청동 부동산을 강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진정서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삼청동 부동산을 갖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씨의 삼청동 부동산의 실거래가는 40억원을 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 부동산정보조회에 따르면 삼청동 부동산(327.6㎡) 개별공시지가는 133만원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삼청동 부동산이라면 못해도 개별공시지가의 열 배 이상이 실거래가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 변호사가 대위변제한 금액은 17억원에 불과하다. 김 변호사가 최씨의 땅을 소유하게 되면 사실상 20억원이 넘는 금전적 이익을 보는 셈이다. 변호사가 의뢰인의 부동산을 합법적으로 빼앗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김 변호사의 행위가 민법과 형법에 저촉될 여지가 충분하다고도 지적했다. 서초동 법조계 관계자는 “구속 상태인 의뢰인과 변호사 사이의 말도 안 되는 계약”이라며 “민법과 형법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법 제104조(불공정한 법률행위)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해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 ▲형법 제349조(부당이득) 사람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해 현저하게 부당한 이익을 취득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변제 못해
결국 넘어가

하지만 김 변호사는 이 사건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김 변호사는 기자와 통화서 “적법한 매매계약이었다. 의뢰인에게 수차례 기회를 줬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부당하게 변호사 지위를 이용한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에는 김 변호사와 관련된 진정서가 접수됐다. 조사 상황에 대해 대한변협은 “조사 중인 사건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김 변호사는 변협에 경위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 변호사의 해명과 반박
“정당한 매매였다”

김모 변호사는 해당 사건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다음은 김 변호사와 일문일답.

-의뢰인과 변호사 사이의 금전거래는 금지하고 있는데?
▲금전거래를 한 게 아니다. 매매를 한 것이다. 변호사윤리장전 중 윤리규약 제14조에는 의뢰인과 금전대여, 보증, 담보제공 등의 거래를 하지 말라고 규정해 있을 뿐. 매매를 하지 말라고 규정하지는 않았다. 또 변호사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한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의뢰인 구제에 최선을 다했다.

-왜 굳이 의뢰인 부동산을 사겠다고 했나?
▲지금 최씨는 삼청동 부동산을 애초에 팔고 싶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삼청동 부동산은 이미 경매로 넘어간 상태였다. 헐값에 매각될 수 있었다. 원래는 최씨의 조카가 삼청동을 담보로 채권자에게 합의금을 대신 지급해주면, 연 25% 이자에 수수료를 얹어주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삼청동 토지가 담보가 될 수 없었다. 

내 입장에선 담보가 되려면 토지와 건물에도 근저당을 설정해야 하는데, 해당 건물들은 무허가 미등기건물이다. 근저당으로 설정되지 않는다. 당시 토지는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혔는데, 담보가치가 충분하지 않아 거부했다. 그래서 그 대신 삼청동 토지와 건물을 통째로 매수하겠다고 제안했다. 내 입장에서는 친한 중학교 후배의 삼촌 일이기 때문에 도와줘야겠다는 마음도 컸다.

-삼청동 부동산을 갖고 싶은 마음은 없었나?
▲솔직히 말해 갖고 싶었다. 당시 이 땅의 가치가 얼마인지는 몰랐지만, 최씨와 후배(최씨 조카)가 이 부동산이 장기 미집행 공원용지라고 말했다. 이게 2020년 7월 해제가 되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거라고 했다. 나는 그걸 보고 산 것이다. 나도 내 이득을 챙겨야 할 것 아닌가. 그리고 최씨에게 이 부동산을 매각할 기회를 수도 없이 줬다. 그런데도 매번 약속을 지키지 않고, 시간만 끌었다.

-대위변제 17억원으로 4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얻게 된 셈인데?
▲감정평가에서는 해당 부동산의 적정 금액이 22억원이 나왔다. 실거래가가 40억원이라는 것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최씨 측에 토지와 건물 전체를 18억원에 매수하겠다고 제의했다. 당시 최씨 측은 격렬하게 거부했다. 하지만 최씨 측에서 먼저 전화를 걸어 18억원에 매매하자고 했다. 

후배 삼촌의 일이기 때문에 경매 감정서에 맞춰 22억원에 매수하겠다고까지 했다. 이 뿐만 아니라 공원으로서 도시계획시설결정도 곧 풀린다고 해서 최씨 측이 다른 사람에게 비싸게 매도할 기회도 줬다. 그게 매매예약 완결일인 2016년 3월31일까지였다. 이것도 애초 3월15일까지였지만, 보름만 시간을 달라고 해서 연장해 준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에 진정서가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변협에 경위서를 제출한 상태다. 징계받으면 억울할 것 같다. 최씨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본인이 자초한 것이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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