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도종환도 장관하는 나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서 한국당의 모 의원은 도 후보자가 ‘2004년 도 후보자의 평양 방문기’서 “‘서울이 유혹, 타락, 탐욕이 뒤섞인 빛이라면 평양은 담백한 자존심으로 서 있는 승복(僧服)의 빛’이라고 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도 후보자는 “(평양은) 전깃불이 안 들어와 죽음의 도시 같았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되지 않는다. 먼저 그의 ‘평양 방문기’서 평양을 언급한 부분을 세분해 살펴보자. 

‘담백한’은 ‘차분하고 평온하다’ 혹은 ‘사사롭지 않고 객관적이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자존심’은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자존심을 거론할 때 달라붙는 수식어는 ‘강하다’와 ‘약하다’가 주류를 이룬다. 그런데 담백한 자존심이라니.

여하튼 이에 대한 논의는 접어 두고 다음 문구인 ‘서 있는 승복의 빛’으로 가보자. ‘서 있는 승복’도 그러하지만 ‘승복의 빛’ 역시 마찬가지다.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다. 그런데 더욱 난감한 일은 그에 대한 변명이다. 되도 않는 말로 기껏 떠들어 놓고는 평양은 죽음의 도시 같았다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당당하게 장관에 임명된 도종환의 사고를 두 가지 관점서 살펴보자. 


먼저 시인 출신인 도 장관이 생각하는 문학이란 영역에 대해서다. 혹시라도 그는 그저 술독에 빠져 펜 가는 데로 휘갈겨 놓으면 그게 문학, 특히 시로 성립된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이와 관련 우리사회 일부에 만연하는 문학에 대한 오해에 대해 지적해야겠다. 문학과 글쓰기 기술, 즉 글 장난은 철저하게 차별화돼야 한다. 문학은 말 그대로 글자를 바탕으로 하는 학문으로서 그 이면에는 치열함이 존재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도전에 응전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공부와 경험이 바탕이 되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야 하는 분야다. 그런데 일부는 글장난의 극치서 드러나는 미사여구를 문학의 본질로 알고 있다.

그런 연유로 일반인이 한 눈에 보아도 속칭 ‘개판으로 세상 살았던 사람들’의 글 일부만을 보고 그를 매개로 돈을 벌어보겠다고 환장하고 설쳐대는 개인과 문학단체 심지어 지방자치단체들의 모습을 보면 그저 한숨만 나온다.

다음은 문장에 사용하는 수사법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에 대해서다. 도 장관은 평양 방문기에서는 은유법을 사용했다. 그런데 그에 대한 질타에 대해 직유로 대응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직유와 은유에 대해 살펴보자.

간략히 이야기해서 직유는 ‘A는 B와 같다’나 ‘B같은 A’와 같은 형식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 A를 다른 대상 B에 동등하게 비유하는 것이고 은유는 ‘A는 B이다’나 ‘B인 A’와 같이 A를 B로 대치해버리는 비유법이다.

즉 은유는 표현하고자 하는 원관념과 비유되는 보조관념을 동일시해 다루는 기법으로 예를 들어 ‘생긴 모습은 야차 같지만, 마음은 부처님 같다’고 하면 직유이지만, ‘생긴 모습은 야차지만, 마음은 부처다’고 단정적으로 표현하면 은유다.


이를 바탕으로 그의 궤변을 분석하면 ‘서울은 유혹, 타락, 탐욕이 뒤섞인 도시고 평양은 담백한 자존심으로 서 있는 승복(僧服)의 빛을 지니고 있는 도시’로 규정할 수 있다. 

즉 서울과 평양에 대해 명확하게 대조를 이루며 서울을 폄하하고 평양을 칭송했다는 사실이 명백하다. 그런데 그 평양이 죽음의 도시 같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의 눈에 비치는 서울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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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