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대집결> 7·3 전대 관전포인트 9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6.26 10:44:32
  • 호수 11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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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냐? 다른 사람이냐? 벼랑끝 치킨게임 시작됐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7·3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이하 한국당 전대)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107석의 국회의석을 가진 제1야당 지도부가 어떤 성향으로 꾸려질지에 따라 정국은 급변할 것이다. <일요시사>는 곧 개봉될 한국당 전대에 앞서 관전포인트를 정리해봤다.
 

대진표는 정해졌다. 당 대표에는 신상진, 홍준표, 원유철 등 3명의 후보가 왕좌의 게임을 벌이고 있다. 최고위원에는 이재만, 박맹우, 김태흠, 류여해, 이성헌, 이철우, 김정희, 윤종필 등 8명의 후보가 붙었다. 

이들은 여성 포함 4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직을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1석인 청년최고위원에는 이재영, 황재철, 김성태, 박준일, 이용원 등 5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최종 승자는 다음달 3일 결정된다.

윤곽 드러내는
다음 권력들

첫 번째 관전포인트는 게임의 틀이 변한 점이다. 한국당은 이번 전대서 첫 모바일투표를 도입했다. 모바일투표는 확장성을 중요시하는 진보 정당서 자주 사용되던 방식이다. 보수 정당인 한국당서 모바일투표를 도입한 데는 투표율을 끌어올려 흥행몰이에 나서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모바일투표는 오는 30일 하루 동안만 진행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서 선거인단 스마트폰으로 고유 URL(인터넷상의 주소)을 전송하면 이를 클릭해 투표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만약 이날 모바일투표를 놓친 선거인단은 다음달 2일 전국 시·군·구 투표소서 실시되는 현장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두 차례에 걸쳐 모바일 사전투표와 현장투표가 진행되기에 당일 현장투표는 실시되지 않는다.

한국당 민경욱 전대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전면적 모바일투표는 과거에 도입한 적 없는 획기적 변화”라며 “전대를 축제의 장으로 만드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더운 현장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현장투표를 없애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두 번째는 ‘체육관 전대 탈피’다. 그간의 전대는 잠실실내체육관 등 대규모 체육관을 빌려 진행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체육관을 대관하지 않고 개표 결과를 당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알 수 있도록 했다.

대신 국회 헌정기념관에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안상수 전대 의장 직무대행, 이인제 선거관리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 및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후보별 캠프 관계자가 참석해 개표를 진행한다.

세 번째는 ‘봉사활동’과 ‘기부’다. 한국당은 전대 당일 오전부터 당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민생 현장서 봉사활동을 한다고 발표했다. 그간 수천명의 대의원과 당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전 행사와 정견 발표, 투표, 개표 결과 발표 등을 진행하던 방식서 탈피한 것이다.

이 때문에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은 봉사활동 현장서 자신의 당락 여부를 알게 된다. 당선자는 결과 발표 즉시 서울로 상경해 수락연설 등 소감을 밝힐 예정이다.

더불어 한국당은 체육관 전대를 탈피하면서 절약한 비용 중 3억원을 전대 당일부터 순차적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저소득층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 같은 변화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통해 굳어진 수구보수 이미지를 바꾸고자 하는 의지로 읽힌다. 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당 지지율에서 변곡점을 찾고자 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2∼16일 전국 유권자 2534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53.6%로 1위, 이어서 한국당 14.7%, 국민의당 6.8%, 정의당 6.4%, 바른정당 5.7% 순으로 나타났다(95% 신뢰수준, 표본오차 ±1.9% 포인트). 

1위와는 근 40% 포인트 차로 벌어진 것이다. 지지율이 당 목소리의 파괴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한국당 입장에선 탄핵정국 전으로의 회귀가 지상과제일 수밖에 없다.

체육관 탈피
봉사활동도

네 번째는 ‘진흙탕 싸움’이다. 당대표 후보 3명은 지난 17일 후보자 등록을 마감하고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이들이 지방순회와 TV토론을 벌이면서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는 추세다.

원유철 후보는 후보등록을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이번에 열리는 7·3전대는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견제하고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서 승리를 이끌어내는 그런 책임 있는 지도부가 돼야 한다”며 “우리 당이 지금의 홍준표 후보의 한계를 뛰어넘고 내년 지방선거서 2030세대와 여성 또 전국적으로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대표가 누구인지를 부각하겠다”고 말했다.

신상진 의원도 후보등록을 마친 뒤 기자에게 “구태 청산 없이는 한국당의 새로운 재건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 비장한 각오로 등록했다”며 “한국당이 몰락의 위기서 다시 살아나려면 새로운 인물을 다시 세워야 하고 또 구태를 말끔히 청소해야 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홍준표 후보는 여의도 당사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과 보수의 위기 앞에서 나에 대한 여러분의 기대는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보수우파의 재건을 바라는 절실한 열망이자 준엄한 명령이라는 것을 잘 안다”며 “한국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보수우파를 재건하고 혁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의 레이스는 전대가 가까워질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다. 제주를 찾은 후보들은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로 포문을 열었다. 

홍 후보는 “원 후보가 이 당의 썩은 뿌리를 잘라내고, 가지 치고 새롭게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중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원 후보는 “그럼 지금 사퇴하시라”며 “(홍 후보는) 최근 (당대표를) 할 사람이 없어서 내가 나온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것은 한국당의 미래를 위해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쏘아붙였다.

첫 모바일투표 도입 흥행은 ‘글쎄’
봉사활동에 기부도…기존 틀 깼다

다섯 번째는 친박(친 박근혜)계 청산에 대한 입장이다. 홍 후보와 원 후보는 친박계 청산에 대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원 후보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친박을 희생양, 먹잇감으로 삼아 선거에 활용하는 것은 정치를 떠나 인간적으로 도리가 아니다”며 “보수는 그래도 따뜻한 인간미서 출발해야 하는데 이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자기의 정치적 목표와 꿈을 이루기 위해 사람을 활용하는 것은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가 과거 대선주자였을 때 친박 핵심인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에 대해 징계를 해제했으면서 지금에 와서 친박계를 공격하는 건 옳지 못하다는 논리였다.
 

홍 후보는 여의도 당사 출마 기자회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친박의 권력투쟁으로 일어난 일”이라며 “국정 파탄세력과 결별하지 않고는 당이 살아날 길이 없다. (당을) 궤멸시킨 장본인이 설치는 것은 후안무치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친박계인 원 후보가 당대표로 나온 것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홍 후보의 톤은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 앞에서 무뎌졌다.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서 열린 초·재선의원 초청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한 그는 “국정 지지 세력과 국정 파탄에 관여한 사람은 구분해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1월 초부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을 운영하고 공천을 2번이나 했는데 이 당에 친박이 아닌 사람이 어디 있나. 친박을 청산하면 나 혼자 당 대표를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비박(비 박근혜) 성향의 신상진 후보는 같은 자리서 “한국당의 제일 큰 문제는 계파분열”이라며 “당 대표가 되면 계파를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네거티브 공방
열기는 후끈

여섯 번째는 문재인정부에 대한 비판의 수위다. 3명의 후보 중 홍 후보의 발언 수위가 가장 높다. 그는 문재인정부를 주사파 운동권 정부라고 규정한 뒤 “오래 못 간다고 본다”며 “떠난 민심을 담을 그릇을 만들기 위해서 이 당을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권의 정체성에 대해 원색적 비난을 하고 나선 것이다.

원 후보와 신 후보는 인사 청문회라는 보다 구체적인 부분을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정부가 닥통(닥치고 통과)정권이 될 것 같다”며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문 대통령) 스스로 인사5대 원칙을 세워놓고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다”고 지적했다.

신 후보는 BBS <아침저널>에 출연해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40일밖에 안 됐는데 협치의 정신을 다 잊어버렸다”며 “코드인사, 보은인사를 하다 보니 이런 인사 참패를 가져오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일곱 번째는 친홍(친 홍준표) 대 비홍(비 홍준표) 구도다. 한국당 내에서는 “홍준표로는 안 된다”는 기류가 적지 않다. 

이런 비홍 흐름을 업고 출마한 원 후보는 지난 12일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대선서) 홍 후보가 선전했지만 수도권서 3위했다”며 “한국당의 정치영토를 보다 더 젊은 층으로, 지역적으로는 중부권과 수도권으로 확장하지 않고는 한국당의 미래도 없고, 내년 지방선거서도 절망적”이라고 밝혔다. 

원 후보는 ‘대결원(대표는 결국 원유철)’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비홍 결속을 주창하고 있다.

당 대표 후보뿐 아니라 최고위원들도 친홍 대 비홍의 대결 구도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최고위원 후보 8명 중 이철우·류여해 후보는 친홍계로, 나머지는 비홍계로 분류된다. 당내 주류인 친박계가 비홍 그룹을 조직적으로 지원할 것이란 얘기가 당내서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문정권은 주사파” 막말 여전
친홍 vs 비홍…변수는 친박

여덟 번째는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의 선택이다. 한국당 107명 중 초선 의원은 44명, 재선 의원은 30명으로 당내 70% 이상이 초·재선으로 구성돼있다. 즉, 이들의 목소리가 당권 레이스의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들 초·재선 의원들이 정풍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9일 초선 의원들은 국회 의원회관서 워크숍을 열고 당 쇄신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정우택 지도부 사퇴를 포함한 청문회 전략팀 구성, 야당으로서 전략 부재 등의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 의원들은 지난달 28~29일 경기도 이천서 워크숍을 갖고 계파주의 청산과 혁신을 위한 정풍운동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7·3전대로 선출될 새 지도부가 ‘당 혁신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이들 초재선 의원들은 최근 당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서 ▲정국 상황에 대한 전망 ▲당 대표로서 당을 이끌 방향 ▲제1야당으로서의 대응 전략 ▲당 혁신 방안 ▲지방선거까지 국민 신뢰를 되찾기 위한 전략 등에 대해 묻는 등 후보자 검증에 심열을 기울였다.

마지막 아홉 번째는 수도권과 영남권의 대결 구도다. 홍 후보는 지역 기반이 영남권이다. 경남 창녕 출신인 그는 경상남도지사를 지냈다. 지난 19대 대선서 홍 후보는 탄핵 정국으로 인해 흩어졌던 영남권 민심을 결집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원 후보와 신 후보는 모두 지역 기반이 수도권이다. 원 후보는 경기도 평택서 5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4선의 신 후보도 지역구가 경기 성남 중원이다.

초재선 정풍
얼마나 통할까

최근 원 후보는 ‘젊은 수도권 대표론’을 펼치며 홍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 홍 후보가 대선주자였을 당시 수도권과 젊은 세대로부터 상대적으로 저조한 지지를 받은 점을 파고든 것이다. 

홍 후보가 영남권에 기반을 가진 만큼 기존 지지층의 성원을 받을 순 있겠지만, 외연 확장이 필요한 한국당 대표로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과연 홍 후보는 이러한 원 후보의 공세를 어떤 식으로 돌파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자유한국당 문자 스캔들
하는 일마다 ‘꼬이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김정재 의원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공격하자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파장을 낳고 있다. 김 의원은 한국당 원내대변인이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안경환(전 법무부장관 후보자) 건 계속요. 집요하게 오늘은 그냥 조국 조지면서 떠드는 날입니다”라며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은 무슬림인지 ‘반미 생각’ 가진 사람이 특보라니”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 사진기자들의 카메라에 찍혔다.

이는 김 의원이 오후에 열릴 국회 운영위원회서 사용할 의사진행발언 원고를 작성하고자 자신의 보좌관과 발언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눈 대화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일 조국 때리기
전략 노출로 구설

김 의원은 “보좌관에게 보내는 문자라 편한 표현을 한 것”이라며 후폭풍으로 욕설 문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동 회의에 있었던 같은 당 민경욱 의원의 문자메시지도 화제다. 그는 “한국당이 지금 이럴 때가 아니다. 국회 밖으로 나와 전원 삭발하고 장외 단식투쟁 돌입해야 한다”며 “전원 의원직 사퇴하고 하루빨리 노숙 단식투쟁하셔야 한다. 그리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말 듣겠습니까”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은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민 의원은 상대방에게 “그 시점을 고심하고 있다”고 답해 의원직 사퇴와 단식투쟁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의원과 민 의원은 모두 이번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초선 의원들이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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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