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X맨 주의보’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6.26 10:37:47
  • 호수 12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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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이라도 끌려내려오면 정권은 끝난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문재인정부가 위기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인사 논란으로 인해 정국이 뒤숭숭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화 외교부장관 임명 강행은 여야 협치 국면을 빠르게 냉각시켰다. 문 대통령의 심복들 중 몇몇은 연이은 헛발질로 문재인정부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8일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임명했다.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인사를 임명한 것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이어 두 번째다. 야3당은 일제히 “협치를 무력화한 것”이라며 날선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청와대 인사 논란은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선 과정서 정점을 찍었다. 

안 전 후보자는 ‘몰래 혼인신고’ ‘어긋난 성 평등 의식’ ‘아들 징계’ 논란 등으로 곤욕을 치렀다. 

안경환 낙마
그 다음은?

이에 지난 16일 국민의당은 논평을 내고 “이런(안경환) 후보자를 추천한 청와대의 인사검증 기준은 무엇”이냐며 “이번 인사는 문 대통령의 ‘인사 5대원칙’은 물론 국민 상식에도 어긋난 어처구니없는 인사”라고 맹비난했다. 

이후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정면돌파를 선언했던 그는 결국 사퇴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낙마했다.


외교·법무부장관을 비롯한 공정위원장 등 문재인정부의 인사들이 ‘인사 5대원칙’을 지키지 못함에도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자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에 고장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자연스레 비난의 화살은 인사검증에 책임이 있는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에게 쏠리고 있다.

특히 야권에선 ‘조국 책임론’을 거론해 조국 민정수석은 취임 한 달 만에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모양새다. 문재인정부의 ‘X맨’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지난 19일 국민의당 초선 10명은 성명을 통해 문 대통령에게 “인사 실패를 인정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바른정당도 조 수석 책임론에 가세한 모양새다.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검증 시스템 자체가 도대체 작동하지 않는 것인지, 검증 시스템은 있지만 안면으로 직무를 유기한 것인지 철저히 따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국 책임론의 배경에는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와의 특수 관계서 비롯된다. 두 사람은 사제지간이면서 동료 교수로 서울대서 근무했다. 또 지난 2000년 안 전 후보자가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으로 재직 당시 조 수석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으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2001년 12월 조 수석이 동국대서 서울대로 자리를 옮길 때 안 전 후보자의 도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조 수석이 안 전 후보자의 혼인무효소송건을 알면서도 인사를 강행했느냐는 점이다. 

앞서 국회에 공식적으로 제출된 인사 청문 자료에는 안 전 후보자가 20대 때 혼인무효 판결을 받았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는 조 수석이 이미 해당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야3당은 인사검증 실패에 대한 진상 파악을 이유로 조국 수석의 국회 운영위 출석 의결을 시도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운영위는 파행을 맞았다. 
 


야당의 인사 실패 공세에 민주당은 ‘검찰개혁 무마용’이라며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최고위원회의서 “제대로 출발하지 못한 새 정부의 인사책임자를 출석시키는 운영위를 열겠다고 하는데 국회 운영위원회를 정치 공세의 수단으로 써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이로써 조 수석이 임명과 동시에 내세웠던 ‘내년 지방선거 전 검찰 개혁 완수’는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 개혁의 선봉장이 인사 실패에 대한 사퇴 압박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강경화 딜레마 
급한 불만 껐다

조 수석이 안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선과 관련해 곤욕을 치렀다면 조현옥 인사수석은 강경화 외교부장관 영입과정서 뭇매를 맞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당시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비외무고시 출신의 외교부 첫 여성 국장”이라며 “최초, 최고의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외교 전문가”라고 밝혀 인선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같은 날 강 장관 후보자의 검증을 맡은 조 인사수석은 “강 후보자가 미국 유학 중인 1984년 출산한 큰딸이 현재 미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한국 국적을 다시 취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장녀 고교 시절 위장전입 사실도 밝혔다. 그러면서 조 수석은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강 후보자를 지명한 건, 후보자의 외교 능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현 상황서 가장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강 장관을 임명하면서 ‘털 것은 털고 가자’는 스탠스를 취한 셈이다. 문제는 청문회 과정서 불거졌다. 앞서 자녀 국적, 위장 전입은 청와대가 자청해서 밝혔기 때문에 청문 과정서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논문 표절 의혹 등이 추가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안경환 낙마…강경화 강행카드
떠오르는 조국·조현옥 책임론

강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와 논문 표절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았지만 세금탈루, 위장 전입 부분에 대해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위장 전입 관련해선 본인의 집을 친척집이라고 해명해 ‘거짓 해명’ 논란에도 휩싸였다. 
 

자연스럽게 조 수석 책임론도 불거져 나왔다. 검증과정서 각종 논란에도 문 대통령은 강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불과 열흘 앞 둔 상황서 외교부장관 임명은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다만, 청와대가 자충수를 뒀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강 장관 임명에 반발하며 상임위 보이콧을 선언했다.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책임을 묻기 위해 국회 운영위 출석을 요구했지만 두 수석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여·야·정 협치는 깨지고 정국은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정치권에선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양당의 상임위 보이콧이 문재인정부와 전면전의 시발점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의혹 백화점’이라 불린 강 장관을 임명하면서 눈앞의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걱정은 덜었지만,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일자리추경·정부조직개편안에서는 험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상곤·조대엽
의혹의 백화점

최근 인사청문회를 앞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 등도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문재인정부의 폭탄이 될 전망이다. 

야3당은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발판 삼아 청와대와 여당에 맹공을 퍼붓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김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조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에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정용기 수석 대변인은 “안경환·김상곤·조대엽 후보자는 신 3종세트”라며 “김·조 후보자도 안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공직자로서의 자질이 없다고 본다. 자기 직무와 직접 관련된 의혹들인 만큼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 역시 “이대로라면 제2, 제3의 안경환이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김·조 후보에 대한 제보도 쏟아지고 있다. 청문회 안에서 철저하게 검증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김 후보자는 석·박사 학위 논문에 대한 표절 의혹과 중복 게재 의혹 등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교육감으로 재직했을 때 당시 비서실장이 뇌물을 받아 일부를 김 후보자의 업무추진비 등으로 사용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교육감 시절 측근을 교육청에 채용했다는 의혹도 불거진다. 당시 김 후보자의 측근인사였던 이모씨는 김 후보자가 교수노조 위원장일 당시 교수노조의 교권실장을 맡았고, 김 후보자가 2009년도 교육감 선거를 준비할 당시 캠프서 정책참모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럴 줄 알고 뽑은 게 아닌데…
물 건너간 인사 5대원칙·협치 

교수 재직 시절 출판사 대표를 겸직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교원의 겸직금지 의무 위반 의혹도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다. 또, 김 후보자가 대표로 있던 출판사 노기연은 직원들에 대한 고용·산재보험료 총 34만9640원을 채납키도 했다. 일각에선 김 후보자의 보험료 미납을 두고  사업체 대표로서 책임감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장관으로 내정된 조대엽 후보자도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조 후보자는 임금 체불 논란을 빚고 있는 한국여론방송의 대주주임과 동시에 사외이사로 재직했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노사 문제를 담당하는 부처의 수장으로서는 부적절하다는 것이 야권의 지적이다.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은 “조 후보자가 경영에 참여한 정황을 발견했으며 이는 대학교수의 영리활동을 금지한 사립학교법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조 후보자가 2대 주주로 있는 회사가 불법 여론조사를 벌인 것이 문제가 돼 민·형사상 절차를 밟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무엇보다 논란의 핵심은 음주운전이다. 조 후보자는 고려대 교수이던 2007년 12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면허가 취소되고 벌금 150만원을 냈다. 그는 내정 직후 음주운전 전력을 사과하면서 “(총장 후보하고 술을) 먹고, 학생들하고도 가서 먹었던 것 같아. 그날 총장(후보)하고 헤어져 가지고 애들한테 갈 때는 눈이 조금 왔었으니까…”라고 말했다.

이는 고려대서 ‘교수 감금’ 사건으로 학생 7명이 출교 조치돼 천막 농성을 하고 있던 당시 그 학생들과 조 후보자가 함께 술을 마셨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학생들의 말은 달랐다. 한 학생은 “조대엽 교수가 평소 출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신 건 맞다”면서도 “조 교수와 술을 마신 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 정면 돌파? 
과연 그 결과는

강경화 외교부장관 인선 강행으로 국정 초기 문 대통령이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김상곤, 조대엽 두 후보자의 인선도 정면돌파를 시도할 경우 국정은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문회 과정서 두 후보가 충분한 해명과 더불어 각 부 운영 능력을 선보인다면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조국의 내로남불 

조국 민정수석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앞서 지난 11일 청와대는 조대엽 고용노동부장관 인선을 발표하면서 ‘음주 운전’ 이력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청문회 과정서 다뤄질 문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조 수석은 지난해 8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음주운전 이력이 있는 이철성 경찰청장을 임명한 것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조 수석은 자신의 SNS에 “음주운전 사고를 냈으나 신분을 숨겨 징계를 피했다는 이 청장을 기어코 경찰청장에 임명했다”며 “미국 같으면 애초 청문회 대상이 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조 수석은 위장전입을 두고도 비판적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는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 주요 국무위원 후보자들이 자녀 학교 문제로 위장전입한 사실이 드러나자 한 신문사 칼럼을 통해 “인지상정? 이는 좋은 학군으로 이사하거나 주소를 옮길 여력이나 인맥이 없는 시민의 마음을 후벼 파는 소리”라고 일갈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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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