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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무차별 개인테러 주의보아무 이유 없이 묻지마 공격
  • 장지선 기자
  • 승인 2017.06.19 16:02
  • 호수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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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과거 한국은 ‘테러 청정국’이라고 불릴 만큼 테러 위험에서 비켜나 있었다. 영국이나 러시아서 일어난 폭탄 테러에 충격을 받으면서도 큰 공포를 느끼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도 서서히 테러 위험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징후는 사회 곳곳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각) 영국 잉글랜드 맨체스터 아레나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22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이번 테러는 2005년 이후 영국서 일어난 최악의 폭탄 테러였다. 앞서 4월3일(현지시각)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서 테러로 의심되는 폭발 사고가 발생해 15명이 사망했다. 러시아 정부는 폭발 사고가 테러 단체에 소속된 무슬림 남성 등 2명의 소행으로 보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사건사고 늘어

영국과 러시아서 일어난 테러는 연세대서 발생한 폭발 사고에 영향을 끼쳤다. 폭발물을 만든 용의자가 앞서 일어난 테러 관련 보도를 보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소재한 연세대 1공학관에서 테러로 의심되는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연구실 앞에 놓여있던 나사못과 폭발 촉매로 채워진 사제 폭발물이 폭발하면서 해당 연구실의 김모 교수는 양손과 목에 1∼2도의 화상을 입었다. 경찰은 용의자와 피해 교수 사이의 개인적인 감정을 범행동기로 추정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 한복판, 그것도 학교 내에서 테러로 의심되는 폭발 사고가 발생하면서 테러에 대한 위기감이 커졌다. 

경찰은 대테러국을 신설, 테러에 대응할 수 있는 인적·물적 자원의 확대를 검토 중이다. 또 테러 발생 시 수사 활동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으로 테러사범 수사 매뉴얼도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데올로기→개인 성향
개인적 불만·원한 분출

경찰의 이 같은 구상은 내년에 있을 2018평창동계올림픽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해 새로 설치된 경비국 산하 대테러위기관리관실을 경비국서 분리해 격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테러위기관리관실로는 향후 국내서 발생할 수 있는 테러를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있어왔다.

한국의 테러 현황은 1990년대를 기점으로 이데올로기 중심서 개인적 성향에 의한 사건으로 변화 양상을 띠고 있다. 

경찰청이 경찰대 산학협력단에 연구 의뢰해 발표한 ‘경찰의 대테러 관련 법·조직·임무 재정비 방향 연구’에 따르면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발생한 국내 테러는 북한의 폭탄테러, 대학생들의 반미주의 운동 위주였다.
 

▲연세대 폭발사고물

북한에 의한 테러는 분단국가라는 한국의 특수 상황과 맞닿아 있다. 1986년 9월 서울 아시안게임 개막을 5일 앞둔 상황서 김포국제공항 청사 앞에서 의문의 폭발물이 폭발해 5명이 사망하고 30여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사건이 북한에 의해 발생했다고 추정했으나 뚜렷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1987년 11월 ’KAL기 폭파사건’은 북한의 직접적인 테러로 분류된다. KAL기 폭파사건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858편이 폭발물로 인해 인도양 상공서 폭발한 일이다. 당시 비행기에 타고 있던 한국 승객 93명, 외국 승객 2명, 승무원 20명 등 115명이 전원 사망했다.

1982년 3월 부산서 일어난 ‘부산 미국문화원 방화사건’이나 1983년 9월 ‘대구 미국문화원 폭발사건’은 이데올로기로 인한 테러로 분류된다. 

1970∼1980년대 대학가를 중심으로 불어닥친 반미주의 운동이 가져온 사회·문화·정치적 신념의 차이서 일어난 사건들이다. 이런 움직임은 1990년 초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의 붕괴로 냉전의 한 축이 사라지면서 점차 줄어들었다.

대신 개인이 불특정 대상을 상대로 저지르는 테러가 늘어났다. 1999년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이 대표적이다. 대구 동구 효목동의 한 골목길에서 정체불명의 남성이 6세 남자 어린이에게 황산을 끼얹은 후 도주했다. 소년은 산소호흡기에 의존한 채 고통에 시달리다 49일 만에 사망했다. 어린 소년을 상대로 저질러진 끔찍한 범죄에 사회는 경악했다.

소년의 부모는 범인을 잡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이를 계기로 2015년 7월31일부터 2000년 8월 이후 발생한 모든 살인사건의 공소시효가 폐지됐다. 이 법은 소년의 이름을 따 ‘태완이법’으로 불리고 있다. 

2003년 192명 사망, 21명 실종, 151명 부상이라는 끔찍한 희생을 낸 대구 지하철 참사의 경우 피의자의 울분이 방화로 분출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2006년 5월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의 지원유세 도중 한 남성에게 피습당해 얼굴에 상해를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는 변호사와 접견한 자리서 감호소 안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벌인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방화로 국보 1호인 숭례문이 전소된 사건도 토지보상금 문제로 불만을 품은 70대 노인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2014년에는 재미교포 신은미씨의 북콘서트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고체연료를 이용한 사제폭탄을 투척해 3명이 다쳤다. 북한에 수차례 방문했던 신씨는 당시 종북 논란에 휩싸여 있었다.

불특정 대상 향해…
자생적 테러로 발전?

2015년에는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가 피습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리퍼트 대사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주최한 조찬 강연회에 참석하던 중 문화운동단체인 우리마당의 대표 김모씨의 습격을 받았다. 김모씨는 체포된 이후 군사훈련과 관련해 미 대사에게 항의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사건들 외에도 주변에서 개인적인 앙심을 품고 테러를 저지르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13일 경기 의정부시의 한 백화점서 20대 남자 직원에게 염산을 뿌리고 달아난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힌 일이 있었다. 

이 여성은 남성의 결별선언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5월에는 어선 매매금을 놓고 다투던 상대방에게 염산을 뿌린 60대 남성이 검거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BMW 차주가 차에 염산 테러를 당했다며 도움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CCTV 영상에는 정체불명의 남성이 두 차례에 걸쳐 차에 정체불명의 액체를 뿌리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차의 도장면은 부풀어 올라 처참하게 망가졌다.

터지는 분노

지난 13일에는 남성 2명이 심야시간에 승용차를 몰고 다니며 행인을 상대로 비비탄을 마구 쏘는 바람에 6명이 다치는 일이 있었다. 용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장난으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보고서는 “사회에 대한 불만·가난·문화·인종 차별·사회적 배제 같은 상대적 박탈감이 자생적 테러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며 “상대적 박탈감은 사회에 대한 분노와 연결돼 극단적인 폭력을 행사하게 되고 결국 그 분노는 무차별적으로 대중을 향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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