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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뚱뚱하게 살기로 했다제스 베이커 저 / 웨일북 / 1만5000원

전 세계에서 자신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여성의 비율은 4%. 96%의 여성이 원하는 예쁘고 날씬한 ‘완벽한’ 몸을 타고난 여성은 5%다. 치맥을 포기한 어제, 죽어라 러닝머신 위를 달린 오늘이 지나도 상위 5%의 몸을 가진 내일은 오지 않는다. 우리는 55사이즈 재킷을 걸치고 27사이즈 청바지를 입으면서 ‘내 몸은 너무 뚱뚱하다’고 중얼거린다. 까만 티셔츠를 입고, 압박 타이즈를 신으면 내 몸은 전보다 아름다워질까? ‘살 빼고 나면’ 다음으로 유예시켰던 행복은 진짜 살을 빼면 찾아올까? 
“아니, 다 집어치워라. 나는 뚱뚱하다. 진짜다. 이게 제일 중요하다.” 저자 제스 베이커는 탄탄한 몸매의 모델들로 유명한 의류 브랜드 애버크롬비&피치 CEO의 몸매 차별적인 발언과 여성 XL사이즈 제작 거부에 맞서 파격적인 화보 캠페인을 벌인 ‘뚱뚱한 여자’다. 저자는 ‘뚱뚱하다’는 말을 수없이 내뱉으며 몸에 대한 혐오, 몸매에 대한 잘못된 ‘숭배’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서슴없이 파헤친다. 뚱뚱한 여자에게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것들,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우리 몸’에 대한 유쾌 통쾌한 직설을 담았다. 
저자 제스 베이커는 뚱뚱하다는 말에 담긴 부정적 감정과 의미들은 전적으로 학습되었다고 지적한다. 뚱뚱한 사람뿐만 아니라 보통의 체격을 가진 사람까지, 완벽하지 않은 몸을 가진 90%의 사람들은 사회에서 신체적 수치를 느낀다. 저자는 농경 사회에서 여성의 신체를 다루던 방식부터 최근 매체에서 남녀의 건강을 몸매로 평가하는 현상까지 살펴보면서, 이상적이지 않은 몸에 대한 혐오가 무의식 중에 학습된다고 설명한다. 책은 계급과 자본을 가진 기득권의 행적을 파고들며 예쁜 몸 품평회와 다이어트 중독은 오랜 역사를 통해 쌓아올린 견고한 혐오임을 세세하게 분석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입 모아 칭찬하는, 이른바 ‘완벽한 보디’를 가지게 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질까? 저자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불가능한 완벽함을 추구하려 러닝머신 위에서, 식탁 앞에서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지금 당장의 행복을 유보한다. 몸 사랑하기 운동을 함께한 활동가들의 게스트 에세이는 이를 뒷받침한다. 끊임없는 다이어트, 제멋대로 몸을 평가하는 사람들, 살이 건강을 해친다는 의사의 조언, 비쩍 마른 트랜스젠더를 기대하는 시선 등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먼저 내 몸을 사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행동건강, 정신건강 업계에서 재활 및 회복지원 전문가로 일했던 경험을 활용, 뚱뚱한 몸을 콤플렉스로 여겼던 과거를 어떻게 극복하고 살아왔는지 책에 진솔하게 담아냈다. 뚱뚱함이 잘못됨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도무지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날이, 맞지 않는 옷 때문에 좌절하는 날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 내 몸 때문이라고 자책하는 날이 찾아온다. 그런 날에는 사랑과 삶과 행복에는 기준이 없으며, 이를 누릴 자격은 온전히 나에게 있음을 기억하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은 내 몸을 사랑하기 위해 필요한 그 작은 용기를 건네줄, 작지만 매력적인 비밀을 당신에게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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