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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오리온 담철곤-이화경 부부 학력 미스터리신분세탁? 남데렐라 신화 조작됐나
  • 박호민 기자
  • 승인 2017.06.12 09:49
  • 호수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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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남데렐라(남자+신데렐라) 상징’ 담철곤 신화가 뿌리부터 흔들릴 처지에 놓였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허위학력 논란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의 부인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도 나란히 허위학력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들 부부의 최종학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공식적인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

담철곤 회장은 1989년 동양제과 사장에 오른 이후 28년간 오리온 내 1인자로서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했다. 그러나 그동안 챙긴 보수는 불분명하다. 2013년 등기이사의 연봉 공개로 제도가 바뀌었지만 담 회장은 그해 등기이사직서 물러나며 자신의 연봉을 공개하지 않았다.

외국인학교
가능성 희박

현재 회사의 2인자로 평가받는 허인철 부회장이 지난해 11억8300만원(급여+상여)의 보수를 가져간 것을 감안하면 30년 가까이 담 회장이 챙긴 보수만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그에게 때아닌 학력 논란이 불거졌다. 평사원도 학력을 속이면 회사로부터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는 세상이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오리온은 물론 주주들이 담 회장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사유가 된다.

담 회장의 학력 의혹은 구체적인 정황들로 드러나고 있다. 언론과 포털사이트 등에 따르면 담 회장은 한국켄트외국인학교를 졸업했다. 한국켄트외국인학교는 1993년 설립됐다. 1955년생인 담 회장이 1990년대에 생긴 한국켄트외국인학교를 나왔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사실이라면 나이 40줄에 중고등학교를 다녔다는 이야기다. <일요시사>가 한국켄트외국인학교 측에 확인해 본 결과 해당 학교는 1993년에 세워져 이듬해 정식 인가를 받았다.

한국켄트외국인학교 측도 당황스러워하는 입장이었다. 

한국켄트외국인학교 관계자는 “우리 학교는 90년대 들어 설립됐다. 담 회장의 연령대가 한국켄트외국인학교를 나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왜 담 회장이 한국켄트외국인학교를 나왔다고 알려졌는지 의문스럽다”고 전했다.

의심스러운 점은 담 회장의 대학교 학력서도 어른거렸다. 네이버 등 주요 포털에 따르면 담 회장은 조지워싱턴대학 마케팅학과 학사학위를 가지고 있다. 

현재 조지워싱턴대학 마케팅학과 학사학위는 경영학 안에 전공을 특화하는 방식으로 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가령 마케팅학과를 이수한 졸업생의 졸업장에는 ‘경영학부의 마케팅 전공 (Bachelor of Business Administration with a concentration in Marketing)’ 형식으로 나가는 셈이다.

그런데 조지워싱턴대학교 측 관계자에 따르면 마케팅 학과는 1990년 경영대(School of Business)가 재편성 되면서 경영학 선택 전공 과정 안에 포함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1980년 이전에 대학교 생활을 한 담 회장이 마케팅학과 학사 과정을 이수했다는 것이 시기상으로 맞지 않는 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기별 앞뒤 맞지 않은 정황들
석연찮은 의문꼬리 곳곳서 발견

석연찮은 정황은 또 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지난 2011년 검찰로부터 비자금 조성 관련 수사를 받을 당시 담 회장은 자신의 학력을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제학과라고 밝혔다. 

그런데 2013년 사업보고서부터 기재된 담 회장의 학력은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학과 졸업이다. 2011년 검찰 조사 때와는 다른 전공이 ‘툭’ 튀어나온 것이다. 
 

▲오리온 사옥

조지워싱턴대학교는 경제학과와 경영학과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다. 경제학과의 경우 인문사회과학대(Coulumbian College of Arts&Sciences)에 있는 데 반해 경영학과는 경영대에 포함돼있다. 

명확하게 이 두 학과를 구분하고 있는 상황서 담 회장은 혼동했다. 일반적으로도 경영학과나 경제학과를 전공한 사람이 이 둘을 혼동하기는 어렵다. 학문적인 차이와 사회적인 인식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때문이다.

회계사 A씨는 “일반적으로 사업보고서를 작성할 때 등기이사 학력에 대해 특별한 검증을 거치지 않는다"며 "최종학력을 공개해야하는 당사자가 허위 학위 정보를 제공한다고 해도 알아채기 힘들다”고 말했다. 

관련 의혹은 이뿐이 아니다. 담 회장의 지근거리서 회사생활을 했던 취재원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담 회장은 1980년대까지 종종 화학과를 나왔다고 말하고 다녔다. 

당시 담 회장과 함께 회사를 다녔던 B씨는 “1980년대까지 담 회장은 현장 등을 돌 때 자신이 화학과를 나와 ‘이런 부분은 내가 잘 안다’고 수차례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1990년 들어 갑자기 마케팅학과를 다녔다는 말을 해 이상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계의 로열패밀리에게도 학력은 중요하다. 특히 오리온 집안과 비교해 평범한 가정서 나고 자란 담 회장에게 학력은 더욱 민감하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는 수차례 학력 관련해 석연찮은 정황을 드러냈다.

최종학력
이랬다 저랬다

담 회장에게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이화경 부회장 학력에도 의심스러운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우 직접적인 정황 증거는 부족했다. 그러나 적어도 30년 이상 친분을 쌓아온 복수의 지인들을 취재한 결과 이 부회장의 학력이 잘못됐을 개연성이 상당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 부회장 역시 한국켄트외국인학교를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이 한국켄트외국인학교서 선후배 사이로 만나 결혼까지 이어졌다는 것은 기사로도 꽤 많이 알려진 내용이다. 그러나 담 회장보다 한 살 적은 이 부회장 역시 한국켄트외국인학교를 다닌 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부회장을 아는 지인들은 그의 출신 학교가 세간에 알려진 한국켄트외국인 학교가 아닌 서울외국인고등학교(SFS)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 시기 이 부회장은 담 회장을 만나 연애를 했으며 담 회장이 미국으로 건너가자 얼마 뒤 그를 따라 미국을 간 것으로 전해진다. 그 후 이 부회장은 1년여간 미국서 생활한 뒤 한국으로 돌아왔으며 SFS에 복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외국인학교가 중고등학교를 같이 운영하는 점을 들어 이 부회장의 최종학력을 초졸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가지 눈길이 가는 점은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이 만난 곳이다. 취재원들 기억 속에서 담 회장은 SFS 출신이었다. 실제 2000년 초반의 기사를 보면 담 회장의 출신 중고등학교가 SFS의 한글 표기인 서울외국인학교로 나온다. 

그러나 이후 그의 학력은 켄트외국인학교로 바뀌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담 회장이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자신의 학력을 속이고 이 부회장과 만남을 가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남데렐라 신화’가 처음부터 사기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부회장 역시 대학교 학사학위서 의문스러운 점이 발견됐다. 이 부회장의 공식 최종학력은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 1979년도 졸업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주장대로 SFS를 졸업했다고 하더라도 그는 국내 대학에 진학할 수 없다. 

교육부는 청라외국인학교를 제외한 국내 소재의 외국인학교 졸업생이 한국 대학에 입학할 수 없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학력 속이고 
두 사람 만났나

따라서 그가 국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방법은 국내 고등학교를 진학했거나 검정고시를 치르는 것이다. 하지만 오랜 지인 C씨는 해당 방법으로 이 부회장이 이화여대에 진학하지 않았을 것으로 봤다. 그가 SFS를 휴학하고 미국에 1년간 다녀온 이후 학력을 취득하지 않은 채 20대를 맞이한 것으로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이양구 오리온 선대회장

사실이라면 정유라 이화여대 부정 입학 스캔들보다 더욱 큰 입학 스캔들이 터질 가능성이 있다. 이 부회장이 입학지원 자격이 없는 상태서 이화여대에 진학했다는 추론도 현재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담 회장 부부는 모두 허위학력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화여대 측은 “개인 신상 문제로 이화경 부회장의 졸업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추론이 사실이라면 이들은 왜 학력을 속여야만 했을까. 지인들은 이 선대회장으로부터 발생한 콤플렉스 때문일 것이라고 봤다.

존재하지 않는 학과·과정 의혹
허위? 조작? 어디부터 잘못됐나

담 회장은 장인이자 동양그룹(오리온 모태 그룹) 창업주 고 이양구 선대회장에게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이 지병으로 쓰러지기 전인 1984년 담 회장 앞으로 회사 지분이 없었던 것은 이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그의 이력을 보면 이 같은 당시 정황을 짐작할 수 있다. 담 회장은 1980년 동양시멘트에 입사한 후 이듬해 동양제과 구매부문 상무로 재직했다. 당시 구매부문은 회사 경영과는 무관해 요직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 선대회장이 담 회장을 구매부문으로 보낸 것을 두고 사위로서 인정을 못 받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공교롭게도 담 회장은 이 선대회장이 쓰러지고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황이 돼서야 회사내 입지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 선대회장이 병환으로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던 시기인 1985년 담 회장은 동양제과공업 부사장으로 영전했다. 

이 선대회장이 별세한 1989년에는 선대회장으로부터 신뢰가 두터운 장준경 사장을 밀어내고 동양제과(현 오리온) 사장에 오르면서 사실상 오리온을 장악했다.

오리온 측은 “담 회장 부부는 SFS를 나왔다. 담 회장의 경우 이후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 부회장은 SFS 졸업 이후 미국에 테네시주에 있는 대학을 다니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이화여자대학교로 편입을 했다”라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큰 파장 일듯

재계의 한 관계자는 “평사원과 마찬가지로 기업인에게도 학력은 민감한 사안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석연찮은 점이 이미 상당히 드러났는데도 묻힌 점이 의아스럽다”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회사를 상대로 사기를 친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donky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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