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피해자…억울하다”
‘드라마 출연’을 미끼로 연예인 지망생에게서 거액의 돈을 뜯어낸 혐의로 원로 탤런트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달 23일 연예인 지망생의 부모에게 “딸을 드라마에 출연시켜주겠다”며 억대의 돈을 받아 챙긴 탤런트 김상순씨(71)에 대해 사기방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유명 드라마 외주제작업체인 ㅅ사의 부회장 명함을 갖고 활동하던 연예관계자 B씨(60·수배 중)와 짜고 연예인 지망생 C씨(25)의 아버지에게 “딸을 드라마에 출연시켜 스타로 키워주겠다”며 지난해 2월부터 1억2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드라마 출연을 미끼로 거액의 돈을 챙겼다고 알려진 김상순씨는 자신도 피해자라며 억울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 평소 친분이 있던 B씨로부터 전화를 받고 나간 자리에 C씨가 있었던 것.
김상순씨는 “그저 그 자리가 단순히 점심을 함께 한 자리인 줄 알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B씨가 C씨에게 공인인 자신과의 친분을 내세워 C씨에게 돈을 뜯어내기 위해 만든 자리였다”며 “두 사람이 돈을 주고받는 것도 자신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몰래 오갔으며, 돈을 주고받은 사실조차 B씨가 도망간 후에서야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망간 B씨에게 3천4백50만원을 빌려준 적이 있다”며 “B씨가 도망가자 C씨는 얼굴이 알려진 나에게 죄를 덮어씌우려 하는 것이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답답하고 정말 죽고 싶은 심정밖에 없다. 소송은 처음이라 너무 괴롭다. 원만히 해결 됐으면 하는 그런 생각밖에 없다”며 “열심히 살겠다. 얼마 남지 않은 생인데 멋지게 나머지 생활 장식하겠다. 폐를 끼쳐 정말 죄송하다”라고 사과의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