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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양다리 논란’ 해부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 최현목 기자
  • 승인 2017.04.18 08:59
  • 호수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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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지지율 면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어 박 시장과 그를 보좌하던 핵심 조직이 어느 쪽을 지지할지에 대한 관심도가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현 상황서 박 시장은 문 후보 쪽을, 박 시장의 측근 및 지지모임은 안 후보 쪽을 향하고 있다.

   
▲ 악수 나누는 안철수 대선후보(사진 오른쪽)와 박원순 서울시장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이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이하 새정치연합) 삼각편대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세 사람은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서 나란히 1·2·3위를 기록하며 위세를 떨친 바 있다. 당시 이들 3명에 대한 주목도는 최근의 문재인-안희정-이재명 못지않았다. 이에 새정치연합 당 대표였던 문재인 후보는 2015년에 치른 4·29 재보궐 선거서 완패하자 이른바 문안박 연대를 제안했지만, 안 후보의 거절로 무산됐다.

문안박 연대?

이후 3명은 각자의 길을 선택했다. 안 후보는 새정치연합을 탈당, 국민의당을 만들고 대선에 출마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탈당 후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꾸고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박 시장은 민주당 경선에 출마할 계획으로 캠프까지 꾸렸으나, 낮은 지지율 등의 이유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시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갈 곳 잃은 측근들은 문 후보와 안 후보 캠프로 나뉘어 흩어졌다. 문 후보 캠프인 ‘더문캠’으로 간 박원순의 사람은 임종석·하승창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김수현 전 서울연구원장, 예종석 아름다운재단 이사장 등이다. 이들은 더문캠에서 비서실장, 정책특보 등 요직을 맡고 있다.

문 후보는 하 전 부시장을 영입했을 당시 “박 시장 캠프서 핵심 역할을 한 분, 함께 시민운동을 하신 분을 박 시장께서 저희에게 보내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박 시장 사람들을 끌어안으며 ‘확장성 부족’이라는 단점을 메워가고 있다.

사람뿐 아니라 박 시장의 정책도 이어받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도시재생 뉴딜 정책’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 ‘보호자 없는 환자안심병원’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등 박 시장의 정책들 다수가 문 후보의 공약으로 발표됐다. 곧 박 시장의 청년수당 정책도 문 후보의 공약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영입된 박 시장의 사람들이 이 같은 결정에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도시재생 뉴딜 정책의 경우 김수현 정책특보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박 시장의 정책들을 문 후보의 색깔로 재가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 전 부시장은 “문 후보가 박 시장의 혁신정책들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이것들을 전국화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무엇보다 서울시 정책들은 검증이 다 끝난 것들이라서 당장 실행하기도 쉽다”고 밝혔다.

문 후보와 박 시장의 만남도 성사됐다. 문 후보의 서울시 방문은 박 시장이 당 대선경선 불참을 선언한 후 처음이다. 이 자리서 문 후보는 “국민과 함께하는 광화문 대통령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시의 상징인 광화문으로 이전해 폐쇄·관저 정치에서 투명·개방·소통 정치로 바꾸겠다는 뜻이다.
 

   
▲ 반갑게 악수 나누는 문재인 대선후보(사진 왼쪽)와 박원순 서울시장

두 사람은 덕담을 나누며 교감했다. 문 후보는 “박 시장의 아름다운 양보 덕분에 경선이 잘 끝났다”며 “다음 정부는 박 시장과 함께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도 “37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문 후보와) 동지였고 현재도 동지고 앞으로도 동지일 것”이라며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함께 걷겠다”고 화답했다.

안 후보도 박 시장 측근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홍민 대선조직 총괄단장, 최안용 시민시대 공동회장, 박승흡 노동총괄 본부장, 김형욱 총괄상황실장 등 박 시장 캠프서 일했던 사람들이 최근 대거 안 후보 캠프인 ‘국민캠프’에 합류했다.

자신은 문 쪽, 측근은 안 쪽 향해
과거 행보 물려 누구 선택할지 주목

국민캠프는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옮긴 이언주 의원이 이들 영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10일, 이 의원의 주선으로 안 후보를 만난 이들은 안 후보 지지를 결정했고, 운영위원회서 이를 결의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곧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입당할 계획이라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그러나 박 시장 캠프 조직인 ‘시민시대’는 국민캠프 측 보도내용을 즉시 반박하고 나섰다. 시민시대 운영위원회서 안 후보 지지를 의결했다는 부분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는 것이다.

조정은·조현선·백계문 ‘시민시대’ 공동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시민시대의 전체 회원 500여명 가운데 4명이 개인적으로 안 후보를 지지한 것에 불과하며, 그들의 개별적 정치 행보는 박 시장과는 무관하다”며 “안 후보와 사전 만남을 가진 회원 4인이 시민시대 운영위원회에서 자신들의 거취를 사후적으로 통보했고, 이에 운영위원회는 개인들의 정치적 선택을 강제할 수 없기에 조직적 차원이 아닌 개인적 차원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안 후보 측에 사과를 요구한 상태다.

그러나 박 시장의 핵심 측근들이 국민캠프에 합류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에 정치권에선 박 시장이 표면상 문 후보를 지지하지만, 안 후보와도 교감하면서 실리 추구를 택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지난 문안박 시대 때 박 시장이 비슷한 행보를 보였던 적이 있다고 말한다. 당시 새정치연합 주도권을 두고 갈등을 벌였던 문 후보와 안 후보 사이에는 박 시장이 있었다.

지난 2015년 10월 중순경 박 시장은 당대표였던 문 후보를 서울시 행사에 초청, 젊은 창업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열흘이 지난 10월 말경에는 친문 세력의 압박으로 당대표직을 내려놓은 안 후보를 초청해 청년 일자리 문제를 논의했다.

‘청년 경제’와 ‘일자리 정책’을 테마로 두 사람과 함께 호흡을 맞춘 것이다. 당시 정치권은 이들의 묘한 ‘삼각관계’를 예의 주시했다.

삼각관계

박 시장의 실리 추구는 현재진행형처럼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 12일 새 정부에 건의할 ‘박원순표’ 66가지 정책을 발표했다. 지방정부가 행정뿐 아니라 외교, 사법, 경제 분야에서도 권한을 확대해 실질적 지방 분권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박 시장은 “서울시 정책 콘텐츠와 노하우가 (새 정부의) 국정에 반영되면 새로운 시대로의 대전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현재 양강 구도를 굳혀가고 있는 문 후보와 안 후보를 향한 건의의 성격이 짙다.
 

<ch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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