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안 보이는 우즈의 부진

현실의 벽에 부딪힌 ‘골프황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지난달 3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2라운드에서 허리 통증으로 기권했다. 일주일 후에는 SNS를 통해 제네시스 오픈과 혼다 클래식 불참을 선언했다. 현재 우즈의 상태와 그를 바라보는 주변의 여러 시선들을 정리해보았다.

2014년 이전 우즈가 PGA에서 세운 기록들과 성적들은 경이롭고 독보적이었다. 메이저 14승을 포함해 PGA투어 79승을 올리는 18년 동안 우즈는 다섯 번의 기권과 아홉 차례 컷오프를 당한 것이 전부였다. 6년 동안은 단 한 번도 기권이나 컷오프를 당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23개 대회에서 우즈는 11번이나 기권과 컷오프를 반복했다. 2014년 4월 등 수술을 받은 후에는 19개 대회에 참가해 72홀 완주를 한 게 아홉 차례밖에 되지 않을 정도다.

부상·컷오프
연이은 부침

2015년 8월 윈덤 챔피언십 이후 재활에만 매달렸던 우즈는 지난해 12월 히어로 월드챌린지로 복귀를 알리며 기대를 모았다. 올 1월에는 19개월 만에 PGA 투어 대회에 출전했지만 성적은 기대를 크게 밑돌았다. 파머스 인슈어런스에서는 컷 탈락했고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는 허리 통증으로 기권했다. 급기야 SNS를 통해 제네시스 오픈과 혼다 클래식 불참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을 기권했을 때 전문가들은 우즈의 허리 통증이 은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듀크대 정형외과 전문의이자 스포츠 의학 전문가인 셀렌 패리크 교수는 “500일 이상 치료와 휴식, 그리고 재활을 거친 우즈가 복귀하자마자 벌써 허리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심각한 사안”이라며 “조금 더 악화되면 은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즈가 기존 스윙을 그대로 유지하면 계속 같은 부위에 통증을 느낄 수 있다”며 “스윙을 바꾸더라도 다른 부위에 새 통증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비관적인 견해를 내놨다.

우즈의 주치의 역시 당분간 대회 출전을 자제하라고 충고했다. 주치의 의견을 받아들여 우즈는 예정돼 있던 2개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우즈는 자신의 SNS를 통해 “주치의가 앞으로 2주 동안 치료를 하고 등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며 “내가 바라거나 기대했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지긋지긋 허리부상 ‘개점휴업’
부활 꿈꾸지만…아직은 역부족

복귀 시작부터 5주 동안 4개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무리라는 견해가 많았는데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컷 탈락한 우즈가 곧바로 12시간 비행해 두바이로 향한 것이 허리에 무리가 됐을 수 있다. 테일러메이드와의 계약 조건에 최소 경기 출전과 인센티브 조항이 꽤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것 역시 우즈가 무리하게 대회 일정을 잡는 이유가 됐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끊임없이 “괜찮다”며 자기 최면을 걸고 있지만 몸에 금방 다시 탈이 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우즈 자신이나 골프팬 모두 부인하고 싶지만 지금 우즈는 어쩌면 36홀도 소화하기 힘든 최악의 상황일지도 모른다.

현재 상태로는 PGA투어 첫 메이저 대회인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 출전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40대에 접어든 우즈가 스윙을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변화하는 등 재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몸 상태가 적어도 4라운드를 소화할 수 있어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현실적으로 이달 안에 PGA투어 출전 가능성조차 불투명하다.

몸 성치 않고
마음은 굴뚝

우즈의 부활을 기다려온 골프계는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더 이상 황제는 없다”는 평가부터 은퇴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우즈의 복귀시점을 예상하기도 힘들다.

현지 언론은 우즈에게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골프채널>은 우즈의 복귀 준비가 미흡한 것 같다며 “5주 사이 4개 대회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발표한 건 무리수였다”고 지적했다. <야후스포츠>는 “3월에 우즈가 나설 만한 대회는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하나뿐”이라고 전망했다.


한물간 우즈?
우승은 언제쯤

캐디 출신인 <ESPN> 분석가 마이클 콜린스는 “스티브 스트리커가 우즈를 봤을 때 ‘좋아 보이지 않는다. 뭔가 이상하다’고 말했다. 토리 파인스에서 우즈를 만난 팻 페레즈 역시 ‘좋지 않다. 뭔가 잘못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며 “왜 우즈가 두바이 대회에 출전을 강행했는지 모르겠다. 우즈를 본 모든 사람들이 뭔가 이상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우즈의 전 스윙코치 부치 하먼 역시 “우즈는 4차례 무릎 인대 수술과 3차례 허리 수술을 받은 데다 이미 40대에 접어들었다”며 “우즈보다는 어린 유망주에게 관심을 쏟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먼은 또 “1년 반 만에 돌아온 우즈는 여전히 주말 경기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다”며 “2000년대 전성기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도박사들도 우즈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낮췄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스포츠 베팅 전문 업체 ‘웨스트게이트’는 우즈의 마스터스 우승 배당률이 25배에서 50배까지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1달러를 걸어 우승하면 50달러를 받는 확률까지 떨어졌다는 의미다. 그러나 여러 주변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우즈의 에이전트 마크 스타인버그는 “정확한 팩트는 우즈가 현재 통증 때문에 불안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고 반박했다.

부상을 딛고 경쟁 무대로 복귀하려는 우즈의 시도와 노력은 충분히 박수받을 만하다. 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역사상 최고의 골퍼가 툭하면 컷 탈락하거나 기권하는 모습에 골프팬들은 안쓰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복귀에 대한 차가운 시선
반전은커녕 은퇴 걱정

또 우즈가 부상에서 돌아온다 해도 예전 같은 입지가 아니다. 우즈는 통산 79승을 거둬 평생 PGA투어에서 뛸 수 있지만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는 없다.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와 PGA 챔피언십은 4번씩 우승해 평생 출전이 가능하다. 디오픈 역시 60세까지 출전할 수 있다. 다만 US오픈은 2008년 우승 후 10년이 되는 2018년까지만 출전 가능하다. 또 세계랭킹이 낮아 3월 WGC-델 테크놀로지스 매치 플레이를 비롯해 WGC-멕시코 등에 출전할 수 없다.

우즈도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잡지 <비전>과의 인터뷰에서 우즈는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아주 좋은 몸 상태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복귀할 수 없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다. 힘들고, 너무나 잔혹했다. 침대 밖으로 나올 때 도움이 필요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즈는 “언제나 조금 아플 것이다. 그렇더라도 경기에 뛸 수 있을 정도는 될 것”이라며 “다시 상위 레벨에서는 경기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 적도 많았다. 그러나 내가 경기에 나설 수 있고 적당한 레벨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우즈는 매 순간 목표를 우승으로 잡았다고 말하며 골프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우즈의 현 상황에서 은퇴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당장 은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우즈는 복귀를 앞두고 브리지스톤과 골프공, 테일러메이드와 클럽 계약을 체결했다. 또 타이거 우즈 재단과 골프 코스 디자인 사업도 하고 있기에 섣불리 은퇴를 결정하기 어렵다. <ESPN>도 “우즈의 은퇴는 뛸 수 없을 때가 될 것”이라면서 “스폰서 등 여러 이유로 당장 은퇴는 어렵다”고 전했다.

굳건한 의지
좁아진 입지


PGA투어 규정에 은퇴는 없다. 공식적인 은퇴가 아니라 그저 골퍼가 “은퇴한다”고 말하면 그걸로 끝이다. “골퍼는 은퇴하는 것이 아니라 사라지는 것”이라 표현한다. 골프팬의 입장에서 무리하게 경기를 계속하라고 할 수도 없고 은퇴하라고도 할 수 없다. 다만 지금의 우즈는 건강을 회복하며 조금 더 때를 기다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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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