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주가가 소리 없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요즘 한나라당에선 ‘친박’, ‘원박’, ‘월박’이란 신조어가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친박’은 ‘친박근혜계’ 전체를 묶는 일반적인 표현으로 두루 쓰여 왔으나 요즘은 친박계 중에도 ‘원박’과 ‘월박’으로 구분하는 말이 생겨난 것이다. 더욱이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는 원박, 월박 다음으로 ‘태박’이라는 신조어도 나올 분위기다. ‘태박’이란 “나는 태어날 때부터 친박”이었다는 말로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 쓰이고 있다.
‘원박’이란 말 그대로 ‘원조 박근혜계’의 줄임말을 뜻하고, 월박은 ‘원래 박근혜계’의 준말이다.
수도권의 친MB계의 한 의원이 최근에 친박측에 가담했다고 하는데 “당신이 어째서 친박이냐”고 물었더니 “무슨 말씀입니까. 저는 원조 친박이었습니다”라고 대답을 했다고 한다.
또 다른 친MB계의 영남권 의원도 최근 친박측에 가담을 했는데 역시 같은 질문에 “무슨 얘기입니까. 저는 원래 친박이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런 신조어들은 얼마 전까지 ‘중립’ 또는 ‘친이계’였던 상당수 의원들이 최근 친박계로 넘어오면서 등장했다고 한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혹은 올해 총선 과정에서는 박 전 대표와 거리를 두었다가 최근엔 친박계로 돌아서는 것에 대해 주변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면, “나는 원조 박근혜계였다”, “원래는 친박이었다”는 말로 해명한다는 데서 나온 말로 풀이된다.
이런 신조어는 당내 친MB계나 중립파들이 날이 갈수록 경제 침체와 함께 떨어지는 MB의 지지율에 대한 염려와 불만으로 친박계로 말을 옮겨타는 박 전 대표 쏠림현상에서 나온 것이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임기 초지만 시간이 갈수록 ‘MB레임덕’이란 말까지 나오고, 범여권의 무게중심이 MB에서 점차 박 전 대표쪽으로 쏠리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당내 한 관계자는 “친이계의 수장격인 이재오 전 의원의 조기귀국설이 나도는 것도 이런 현상과 무관치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