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총선 선거사범 공소시효가 지난 9일로 끝나면서 대선과 총선에서 낙선했던 거물급 정치인들의 여의도 복귀설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 내년 4월에 치러질 재보선 지역이 하나 둘 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재오 강재섭-정동영 손학규 등 거물급 정치인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4월 재보선은 여야 거물급 정치인들의 여의도 귀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여의도 탈환’ 노리는‘용들의 귀환’ 시작됐다
대선과 총선에서 낙선했던 정계 거물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4.9총선 선거사범 공소시효가 지난 9일로 끝나면서 거물 정치인들이 내년 4월 재ㆍ보궐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특히 한나라당은 ‘공천파동 3인방’으로 불리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 이방호 전 사무총장, 정종복 전 제1사무부총장의 내년 재보선 출마설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유학 중인 이 전 최고위원의 정계 복귀설은 18대 국회 출범 이후 끊임없이 제기됐다. 올초부터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에게 패한 서울 은평을에서 다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 나돌았던 것. 주변 측근들에 의하면 이 전 의원이 빠르면 12월 말 쯤에 미국 대학의 강의가 끝나 모든 것을 정리하고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천파동 3인방 복귀설
이러한 가운데 이재오계 핵심 측근인 공성진 최고위원이 다음해 4월께 실시될 예정인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이 전 최고위원의 서울 은평을 출마 가능성을 시사해 사실상 복귀전이 예고되고 있다.
총선 공천작업에서 이재오 전 의원과 ‘좌지우지’했던 이방호 전 사무총장도 요즘 서울과 지역구인 경남 사천을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이 전 사무총장은 개인 사무실을 내고 정치권 복귀를 추진 중이다. 총선 참패의 충격에서 벗어나 당내 인사들을 두루 만나고 있다. 특히 박희태 대표, 안경률 사무총장과 부산고 고교 선 후배인 권경석, 최병국, 정의화의원 등과도 회동을 갖고 정계복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또 미국 유학 중인 이 전 의원과도 정계복귀에 대해 전화로 서로 의견을 묻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재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가 된 상태다. 이 전 총장은 지역구에서 재보선이 이뤄지면 반드시 출마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요즘 사천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고, 지역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이 전 총장이 지역민원에 앞장 서 자신이 다 해결해 주겠다면서 마치 현역 국회의원처럼 행세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이런 정황으로 미뤄볼 때 이 전 총장의 최근 지역에서의 행동이 재보선 출마설에 힘을 싣고 있다.
여기에 공천심사위원회 간사로 공천 실무를 맡았던 정종복 전 제1사무부총장도 지역구인 경북경주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4.9총선에서 정 전 부총장을 꺾고 당선된 김일윤 의원은 금품제공 및 허위사실공표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아 현재 구속된 상태다.
한나라당 공천파동 이재오 이방호 정종복과 당대표 그룹 복귀
민주당 ‘스타급 정치인’ 없어 대선 후보자들 복귀설에 시선
당내 인사들에 따르면 김 의원에게 2·3심에서도 금고형 이상의 형량이 내려질 것으로 보여 지금 상황으론 경북경주 지역은 재보선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 사무부총장 측에서는 출마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또 한나라당 당대표 그룹의 내년 재보선 출마설도 관심이 집중된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현 정권에 대한 불신이 고조돼 ‘집권당 참패론’이 확산될 경우 서울이나 부산 경남지역 재보선에 ‘차출’될 가능성이 높다. 또 강재섭 전 대표는 서울 수도권 일부지역의 출마설이 꾸준히 나돈다. 강 전 대표는 경기도 분당에 사무실을 마련했으며 ‘미래한국헌법연구회’, ‘국민생각’ 등 각종 국회 연구단체의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대선에 나섰던 ‘거물급’의 행보가 시선을 모으고 있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은 고향(전북 전주)이나 서울에서, 정 전 장관과 겨뤘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출마설이 각각 나돈다. 이들의 출마설이 나도는 지역에선 해당 의원들이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상태다.
우선 지난 대선과 총선 참패 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듀크대에서 초청교수 자격으로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 정 전 장관의 복귀설이 나돈다. 정 전 장관의 경우 자신의 지역구였던 전주 덕진구를 통해 복귀하는 방안이 먼저 거론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지역구에서 당선된 김세웅 의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벌금 5백만원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할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정 전 장관 일부 측근들 사이에서 고향인 전주 덕진구에서 다시 출마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정 전 장관측 관계자는 “야당의 대통령후보까지 지내고 서울 동작에서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과 총선을 다퉜는데 이제와서 서울을 버리고 다시 전주로 내려가는 것은 명분이 없다”면서 “향후 정치행보에도 부담이 된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문국현 의원의 지역구에서 “정동영과 이재오가 붙으면 볼 만하겠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정·손 지역구 놓고 고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7월 전당대회를 끝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나 여의도와 거리를 두며 강원도, 충청도 등 전국을 돌며 지인들을 만나거나 휴식을 취해 왔다. 그러나 상당한 외곽조직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손 전 대표가 한나라당 박종희 의원 지역구인 수원 장안구를 노리고 있다는 설이 돌고 있다. 박 의원은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다. 손 전 대표의 핵심측근은 “당에서 수원 장안에 손 전 대표를 전략 공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경기도지사를 지낸 손 전 대표에게 수원은 상징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고, 한나라당 후보와 맞서 충분히 승산이 있는 지역이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손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있을 때 그의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민주당 신기남, 이규택 전 의원 등이 재보선과 차기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10·29 재보선‘MB정부 초반 민심평가 잣대?’
한나라‘공천 논란’
민주당‘영남에 공천자 한 명도 못내’
10.29 재보선이 14일 후보등록과 함께 막이 올랐다. 이번 재보선은 전국적 인물이나 이슈도 없고 규모도 작은 선거지만 MB정부 7개월과 경제 위기로 인한 민심의 향배를 읽을 수 있는 기회로 작용될 전망이라 주목도가 높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비리 불공천’ 원칙을 깨는 등 공천 논란이 일고 있고 민주당은 제1야당을 자처하면서 영남에 한 곳도 후보를 내지 못하는 등 후진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10월 재보선은 전국 14개 선거구 중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 선거는 하나도 없고 기초단체장 선거 2곳, 광역의원 3곳, 기초의원 9곳에서 선거가 치러진다. 지역별로는 영남이 8곳, 호남이 2곳, 충청이 3곳이며 수도권은 인천 1곳에서 기초의원 선거가 있다.
특히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 지역 선거가 대거 포함돼 한나라당으로서는 총력전을 펴 압승을 거두겠다는 태세다.‘MB 정부 실정론’을 잠재우고 2010년 지방선거까지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작은 선거지만 MB정부 7개월에 대한 민심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MB정부의 향후 국정 운영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유선진당은 충남 맹주를 자처하며 3곳 지역구 석권을 목표로 총력전 태세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