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6] 빨간날 많은 토끼해

직장인들 ‘싱글벙글’… 116일 쉬어 “경사났네 경사나”


2011년 새해 달력을 펼쳤더니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매월 보너스처럼 새겨진 빨간 숫자가 한두 개는 꼭 끼어있다. 1:1 행사 서비스라도 받은 기분이다. 실제 2011년은 최근 4년 가운데 휴일이 가장 많아 직장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2007년 이후 4년 만에 휴일 가장 많아 직장인들 기대 ‘최고’
현충일·광복절·개천절 월요일 주 5일 근무 기준 116일 ‘논다’


특히, 명절연휴가 요일 중간에 끼어 있어 최대 일주일에서 9일까지 휴식이 가능하고, 토·일요일과 이어지는 공휴일이 많아 주 5일 근무를 기준으로 총 116일이 ‘휴일’이다. 이에 <일요시사>는 ‘황금연휴’를 품고 있는 2011년 새해 달력을 해부해 봤다.

2011년에는 쉬는 날이 2010년보다 많아 직장인들에게 최고의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주 5일제 기준으로 2011년도 쉬는 날은 116일로 2010년보다 4일이 더 많다. 2008년과 2009년은 쉬는 날이 각각 115일, 110일이었다. 특히 2011년은 주말과 겹치는 공휴일이 적고 오히려 주말과 이어지는 공휴일이 많아 직장인들은 더욱 기대에 차 있다.

빨간 날이 몰려온다
“1년 계획 세워보자”

2011년 달력을 살펴보면 현충일(6월6일)과 광복절(8월15일), 개천절(10월3일) 등이 모두 월요일이다. 주 5일 근무를 하는 직장인은 두 달에 한 번씩 ‘사흘 연휴’를 즐길 수 있는 것.

이밖에 3·1절과 석가탄신일, 어린이날은 화요일과 목요일이어서 징검다리 휴식이 가능하다. 이는 연차를 붙여 쓴다면 휴가 못지않은 연휴를 보낼 수도 있는 기간이다. 2011년 쉴 수 있는 휴무 중 백미는 단연 명절 연휴다. 명절이 유난히 빡빡했던 2010년과 달리 매우 여유롭게 쉴 수 있는 것.

설날 연휴(2월2~4일)는 수~금요일이어서 이어지는 일요일까지 닷새 동안 넉넉한 휴일을 보낼 수 있다. 회사 측과 조율만 잘 된다면 전주 토요일부터 내리 9일간 휴가도 가능하다. 또 추석 연휴(9월11~13일)는 일~화요일로 나흘간 연휴가 계속된다.
 
2011년 유난히 달력에 빨간 날이 많은 것은 토·일요일과 겹치는 법정 공휴일이 성탄절(12월25일)과 추석연휴 첫날, 신정(1월1일) 등 3일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휴일폭탄 소식에 네티즌들은 “2011년 휴일은 계획을 잡아서 여행을 다녀와야겠다”면서 이른 휴가계획을 잡기도 하고, 또 다른 네티즌은 “2011년 휴일 덕분에 오랜만에 달력 볼 맛이 난다” “벌써 내년이 온 것 같아 들뜬다”는 의견을 남겼다.


이와 관련 한국천문연구원 민병희 연구원은 “최근 몇 년 법정 공휴일과 토·일요일이 많이 겹쳤고, 제헌절이 2008년부터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돼 쉬는 날이 많지 않았다”면서 “2012년에는 국회의원과 대통령 선거가 있어 쉬는 날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황금연휴가 몰려있는 2011년 계획은 지금 세워야 제격이다. 미리미리 달력을 들여다보고 자신에게 맞는 날짜를 정해 여행이라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연휴’가 유난히 많은 신묘년에 떠나면 좋은 여행지를 정리해봤다.

2011년 1월은 안타깝게도 추가되는 휴일이 없다. 1월1일이 신정으로 공휴일이지만 토요일이기 때문이다. 1월에는 각 지역별로 해돋이 축제가 유명하다. 해돋이 축제가 식상하다면 매년 1월 말 경기도 화천군 화천천에서 열리는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 축제’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얼음축구대회, 산천어 얼음낚시대회, 얼음썰매타기 등 체험 위주의 다채로운 이벤트가 마련된다.

해외여행으로는 매서운 한파에 따뜻함이 그리운 그곳, 일본 홋카이도 온천을 추천한다. 사시사철 눈이 내리는 만큼 겨울에 만나는 홋카이도는 또 다른 느낌이다. 물안개로 유명한 도야호수 여행에서 온천여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2월은 직장인들에게 ‘악몽의 달’로 불렸었다. 하지만 2011년은 다르다. 2월2일(수)부터 4일(금)까지가 설날 연휴로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합하면 최소 5일을 쉴 수 있고, 회사 측과 조율이 가능하다면 전주 토요일부터 최장 내리 9일의 ‘황금휴가’를 얻을 수 있다.

때문에 많은 직장인들은 벌써부터 설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정모(27·여)씨는 “올해 필리핀 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 포기해야 했다”면서 “2011년 설 연휴가 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금 표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사실 2월에 떠나는 해외여행은 호주와 뉴질랜드가 대세다. 야외 수상 레포츠를 즐기기에 그만인 것. 오클랜드의 통가리로 국립공원과 카이도케 지역공원 등지에서 대자연을 만날 수 있다. 해외여행이 부담스럽다면 강원도 인제군에서 매년 2월 열리는 ‘황태축제’를 찾아보자. 겨우내 찬바람에 말린 황태가 첫 선을 보이는 시기로 맛 좋은 황태는 물론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징검다리 휴일도
잘 이용하면 ‘대박’

3월 공휴일은 3·1절이 대표적이다. 화요일에 걸려있어 내리 쉬지는 못하지만 월차가 가능한 직장인이라면 금요일부터 화요일까지 5일간 휴가를 즐길 수 있다. 3월 초는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을 시기이지만 월차를 냈다면 베트남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다. 3월의 베트남은 덥지도 않고 습하지도 않아 여행하기에 제격이다. 3·1절 연휴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제주도의 3월 풍경은 보리밭과 유채꽃이 만발해 볼거리가 풍부해 가족 나들이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먹거리는 주꾸미가 제철이고 주꾸미 관련 축제도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니 미식가들이라면 한번쯤 발걸음 해보는 것도 좋다.


만우절로 한 달을 시작하는 4월은 안타깝게도 공휴일이 없다. 법정 공휴일이던 식목일이 빠지는 바람에 4월은 직장인들에게 그저그런 달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월이 즐거운 이유는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연인의 손을 잡고 야외로 나가기 가장 좋은 시기다. 공휴일이 없어 해외여행은 어렵겠지만 혹시 시간이 난다면 대만이 여행지로 좋다. 4월 내내 시내 곳곳에서 불꽃놀이와 가장행렬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가정의 달 5월에는 5일(목) 어린이날과 10일(화) 석가탄신일 이틀의 공휴일이 포함되어 있다. 릴레이 휴일은 아니지만 징검다리 휴일도 직장인들에겐 감지덕지다. 요즘 센스 있는 기업에서는 징검다리 휴일이 끼어 있는 주에는 알아서 휴일을 몰아준다니 이 점을 기대해볼만 하다. 5월에는 사람들로 붐비는 놀이동산이나 명승지만 찾을 것이 아니라 한적한 유적지를 찾아가보는 것이 좋다. 지역축제도 다양한 시기이기 때문에 관심 있는 축제 일정을 미리 알아보고 발품을 파는 것도 좋다.

6월에는 6일(월) 현충일이 주말과 연결된 공휴일이다. 들로 산으로 놀러가기 좋은 날씨의 6월에도 지역 축제가 많이 열린다. 또 6월은 딱히 축제를 즐기지 않더라도 야외로 나가 콧바람을 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6월 먹거리는 ‘자리돔’이 제철이고, 릴레이 휴일을 이용해 가까운 일본 도쿄에 다녀오는 것 도 좋은 일정이다. 성수기 전이라 저렴한 게 특징이므로 일본여행에 관심 있다면 6월 공휴일을 이용해 다녀오는 것이 좋다.

7월에는 17일 제헌절이 끼어 있지만 안타깝게도 2011년 제헌절은 일요일이다. 하지만 대부분 직장에서 휴가가 시작되기 때문에 7월은 공휴일이 없다고 서운해 할 것 없다.

8월 공휴일인 광복절 역시 월요일이다.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이지만 이 시기만 잘 보내면 일 년 마무리를 잘 할 수 있다. 8월 여행지는 일본의 훗카이도를 추천한다. 한여름 평규기온이 20도로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태백시 화전동 용연동굴이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여러 종류의 야생화를 볼 수 있고 국내 최고 고지대에 자리 잡고 있는 용연동굴은 한 여름에도 동굴 내 기온이 10도 안팎으로 서늘해 더위 퇴치에 좋다.

9월에도 명절 황금연휴가 포함되어 있다. 11일(일)~13일(화)까지가 추석 연휴로 설날 연휴보다 짧긴 하지만 토요일부터 내리 나흘을 쉴 수 있다. 가을은 누가 뭐래도 전어의 계절. 가을 전어로 입맛을 돋우고, 각종 먹거리 축제가 풍부한 9월에는 주말을 헛되이 보내는 것이 오히려 죄악이다.

10월 공휴일 개천절도 월요일이다. 축제의 달이라고도 불리는 10월, 경남 진주남강에서는 유등축제가 열리고 광주에서는 김치축제, 전남에서는 남도음식문화축제가 진행된다. 충남 태안 안면도에서는 고소한 대하축제가 미각을 자극하고 전국 곳곳 밥상에 대하가 모습을 드러낸다.

“잘 쉬었다” 2011년
2012년엔 과연?

쉬는 날 없는 11월은 제일 인기가 없는 달이다. 하지만 단풍은 절정이다. 대표적인 단풍명소인 정읍 내장산, 고창 선운산, 장성 백암산 등이 장관을 이루고, 고창에서는 국화축제가 진행된다. 11월 쉬는 날이 너무 없어 삶이 나른해졌다면 주말을 이용해 가까운 홍콩이나 싱가포르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다. 두 곳 모두 11월부터 다양한 축제로 온 도시가 시끌벅적한 이유에서다.

2011년의 마무리 12월에도 추가로 쉴 수 있는 빨간 날은 없다. 성탄절이 있지만 애석하게도 일요일이다. 그래도 서운한 감은 적다. 과거 다른 해와 비교해 2011년은 빨간 날이 많아 이미 뽕(?)을 뽑았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지나가기 허전하다면 12월 관광지로는 지난 한해를 차분히 돌이켜 볼 수 있는 해넘이 명소가 좋고, 해외여행지로는 금요일 저녁 출발해 월요일 새벽에 돌아오는 ‘밤도깨비’여행을 추천한다. 홍콩, 일본, 싱가포르, 상하이 등을 다녀올 수 있고 항공권과 숙박비가 50%이상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1월 1일(토, 신정)
2월 2일(수, 연휴)
      3일(목, 설날)
      4일(금, 연휴)
      5일(토, 연휴)
3월 1일(화, 삼일절)
4월 휴일 없음
5월 5일(목, 어린이날) 
      10일(화, 석가탄신일)
6월 6일(월, 현충일)
7월 휴일 없음(제헌절  일요일)
8월 15일(월, 광복절)
9월 11일(일)
      12일(월, 추석)
      13일(화, 연휴)
10월 3일(월, 개천절)
11월 휴일 없음
12월 휴일 없음(성탄절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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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