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ㆍ유기농산물을 판매하는 전문매장들이 하나 둘 시장에 선보이며 새로운 아이템에 목말라하는 예비창업인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친환경농산물이란 농약, 화학비료, 가축사료 첨가제 등 화학적 농자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량을 투입해 생산한 농산물을 말한다.
오늘날 중국산으로 대표되는 저질 수입농산물의 범람으로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니즈는 커져 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농약 및 화학비료 사용에 대한 허용 기준치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해 국내산 농산물조차도 반드시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부유층을 중심으로 조금씩 형성되기 시작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수요는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수입농산물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며 급증하게 됐다.
2006년 시장규모 1조 3천억원 성장가능성↑
안정적 매출 위해 소비력 높은 부촌 입점 추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친환경농산물 시장규모는 지난 2006년 기준 1조310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친환경농산물이 전체 농산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 내외로 아직은 틈새시장의 성격을 가진다.
친환경농산물판매점의 경우 비교적 업무가 복잡하지 않아 친환경ㆍ유기농식품에 관심이 많은 시니어 세대라면 창업을 고려하기에 적합한 아이템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현재 친환경농산물을 판매하는 업체와 매장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웰빙에 대한 높은 관심과 소비자들의 생활양식 변화로 지속적으로 성장해 2020년 무렵에는 전체 농산물시장에서 2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림부 데이터를 토대로 서울시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기준 친환경농산물의 업태별 판매액은 농협 5.8%, 백화점 6.2%, 대형할인점 23.6%, 대형슈퍼 3.9%, 전문매장 42.5%, 친환경단체 18.0%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태별 판매액에서 친환경농산물 전문매장이 42.5%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 눈에 띈다.
창업희망자의 경우 초보창업자이거나 안정적인 친환경농산물 공급처를 확보한 경우가 아니라면 친환경농산물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와의 계약관계도 고려해 볼만한 사항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편, 최근에는 전문매장 이외에도 일반 유통업체와 독립점포 형태의 친환경매장, 온라인 쇼핑몰 등으로 판매가 확장되며 시장 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친환경농산물 판매점이 창업시장에서 각광받는 아이템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성 못지않게 수익성 또한 높기 때문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의 ‘농산물유통정보’에서 제공한 2007년 서울지역 판매 자료를 분석해보면 일반농산물 대비 친환경농산물의 가격은 주요 품목별로 1.49배에서 2.03배 높게 나타났다.
쌀의 경우 일반농산물이 kg당 2194원인데 반해 친환경농산물은 3510원으로 1.6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감귤은 kg당 2840원 대비 5171원으로 1.82배, 양파는 1574원 대비 3196원으로 2.0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판매가가 높은 친환경농산물은 안정적인 매출구조만 확보하면 일반농산물의 판매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높은 수요를 기대하기 위해선 친환경농산물의 특성을 감안, 소비력과 입지 조건이 좋은 부촌에서 창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촌의 경우는 최소한의 수요가 확보돼 있어 대중 상권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안착하기 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적의 입지로는 아파트단지 내 상가, 주택가 초입 등 주거지역이 꼽히며 적절한 매장 규모는 평균 10~15평 안팎이다. 권리금, 임차보증금을 포함한 총 창업비용은 지역별, 상권별로 차이가 크지만 평균적으로 독립점 창업은 1억~1억2000만원, 가맹점 창업은 1억5000~2억원 정도이다.
‘초록마을’은 웰빙을 기치로 엄격한 상품관리 시스템을 앞세워 안전한 먹을거리에 관심이 큰 소비자를 하나 둘 고객으로 만들어 온 국내의 대표적인 유기농산물판매 전문 브랜드이다.
식품안전팀이 외부 기관과 공동으로 미생물과 잔류농약, 중금속검사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유기농 판별법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식품안전 시스템을 확립했다는 평이다.
‘초록마을’의 총 가맹비용은 15평 매장 기준 7000만원 수준이고 가맹점 월 평균 매출액은 3500만원이다.
풀무원의 계열사인 ‘올가’는 채소, 과일, 곡식 등 친환경농산물과 각종 유기농 식료품을 판매하는 친환경식품 브랜드이다.
‘올가’는 유기농이란 뜻의 ‘ORGANIC’에서 따온 상호로 MSG, 합성착색료, 합성보존료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친환경농산물을 판매한다.
현재 직영매장과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총 3000여 종의 친환경/유기농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무농약 유기농산물 전문업체 ‘한살림’은 사람과 자연, 도시와 농촌이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동체를 이루고 뜻을 모아 활동하는 비영리단체이다.
현재 전국 19개 지역 23만2000세대의 도시 소비자 회원과 2000세대의 농촌 회원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공동체에서 직거래를 통해 이루어지는 친환경농산물의 연간 공급액은 약 1500억원 수준이다.
한편, 이외에도 신시, 프레시안, 이팜, 무공이네 농장, 유기농하우스, 새농 등 친환경농산물 전문 브랜드들이 꾸준히 성장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