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 큰 웃음(?) 선사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보온병(兵)’ 출신에서 ‘동네북’으로…‘상수스럽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만신창이다. ‘보온병’ 발언과 관련, 모진 뭇매를 맞아서다. 국민과 언론, 정치권을 가리지 않고 매서운 주먹이 날아 왔다. 동네북이 따로 없다. 어찌나 두들겨 맞는지 측은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번 일로 안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에 안 대표를 모를 이가 없을 정도다. 이에 따라 그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홀어머니 슬하에서 보낸 가난한 어린시절과 학창시절
야간고등학교 설립과 직장생활 그리고 사법고시 합격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불우한 유년기를 보냈다. 그가 일곱 살 되던 해 부친이 돌림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설상가상으로 부모가 운영하던 기와공장은 사기꾼들에게 넘어갔다. 그때부터 그의 모친은 막노동을 하며 2남3녀를 키우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5남매가 모두 장티푸스에 걸려 앓아눕는 일까지 벌어졌다. 경제적으로 궁핍한 데다, 치료약도 변변치 못해 그저 죽음만을 기다려야 하는 절망적 상황이었다.

하지만 모친의 지극한 간호로 그의 남매들은 모두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안 대표에게 지난날의 어려웠던 기억은 강렬하게 남았다. 안 대표가 ‘생활형편이 나아져도 늘 검소하고 청렴하게 살아야 한다’는 각오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라고 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공부한 안 대표는 서울대 법과대학에 진학했다. 여느 대학생과 마찬가지로 술, 친구들과 함께 대학 1학년을 보냈다. 하지만 2학년이 되면서 정치현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안 대표는 후일 6·3학생운동으로 불리는 한·일 회담반대 단식농성을 시작으로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3학년 때는 한국비료 사카린 밀수사건 성토대회 사회를 보다 주모자로 유기정학을 받았다. 또 박정희 정권이 저지른 6·8 부정선거 규탄시위에 참여했다 ‘집시법’위반으로 전과자가 되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한 안 대표는 고향인 마산으로 내려갔다. 야간 중학교를 세워 진학을 못한 청소년들을 가르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의 소박한 꿈은 냉혹한 현실 앞에 무너져 내렸다. 자금난으로 1년도 안 돼 문을 닫은 것.

야간학교를 청산한 안 대표는 풍한방직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고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그는 2년 만에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고시준비에 돌입했다. 그리고 몇년 후, 안 대표는 각고의 노력 끝에 사법고시에 합격하는 쾌거를 누리게 됐다.

서울법대 진학 후
학생운동 뛰어들어

안 대표는 전주 지방검찰청에서 검사로 첫 출발했고 1985년 3월부터는 서울지방검찰청에서 근무했다. 그러던 1987년 1월 운명적인 사건을 접하게 됐다.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이 바로 그것. 이는 23세의 서울대학교 학생 박종철이 서울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조사 받던 중 고문으로 숨진 사건이다.

당시 정권의 안보와 관련된 시국사건은 외부 압력으로 소신껏 다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안 대표는 ‘정의에 반하여 비굴하게 사느니 명예롭게 사직하겠다’는 배수진을 치고 박군 사건을 처리해 나갔다. 결국 그는 진실을 밝혀냈고 6월 민주항쟁과 6·29 항복선언을 받아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후 검사직에서 물러난 안 대표는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고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박군사건의 영향이 컸다. 다시는 그와 같은 희생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 끝에 안 대표는 언론과 국민들로부터 ‘인권의 파수꾼’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1994년 9월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던 1996년, 4·11총선에서 경기도 과천·의왕시에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한 안 대표는 승리를 거머쥠으로써 중앙 정치무대에 본격 진출하게 됐다.
이후 검사출신 의원으로서 옷로비 의혹과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등 국회 국정조사에 위원으로 참여해 두각을 나타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특보와 당대변인, 최병렬 전 대표 특보단장,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17대 국회 시절 박근혜 당대표 체제 하에선 김문수 경기지사와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주도했던 국가발전연구회와 수도분할반대투쟁위에서 활동하는 등 비주류 반박 진영에서 박 전 대표와 각을 세우기도 했다.
이어 17대 대선 당시 당내 공작정치저지 범국민투쟁위원장, 중앙선대위 공동위원장을 맡아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했다. 이후 원내대표로서 18대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고 정부조직 개편 협상을 진두지휘하면서 리더십을 인정받기도 했다.

안 대표는 18대 국회 출범 이후 국회의장 경선에서 5선의 김형오 의원에게 패배했지만, 2009년 5월 원내대표직에 재도전, 친이계의 지지로 두 번째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2009년 4·29 재보선 참패 이후 당내 무기력증을 극복하고 강한 여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안상수 원내대표 체제’를 재탄생시킨 것. 이를 반영하듯 그는 원내대표 취임 이후 ‘여권의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민주당은 6월 국회 개회의 선결조건으로 대통령의 사과 등을 요구했으나 안 대표는 단독국회 소집으로 응수해 야당의 등원을 이끌어냈다. 또 야당의 ‘MB악법 저지’ 공세를 뚫고 미디어법, 4대강 사업 예산안 등 굵직한 현안을 처리하는 돌파력을 보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는 ‘친이 강경파’라는 이미지를 남겼고, 원내대표 임기말 터진 불교계 외압설은 본인에게 악재가 됐다. 이 때문에 전대 과정에서 안 대표는 ‘강경 친이의 구체제로 회귀해선 안된다’는 경쟁후보의 공격에 시달렸다. 그러나 안 대표는 탄탄한 조직력을 기반으로 당의 변화와 개혁, 화합과 상생을 내걸고 당대표가 되는 데 성공했다.

박종철군 사건으로
전국에 이름 떨쳐

하지만 안 대표는 최근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모든 것은 한편의 영상물 때문이었다. 문제의 영상물에는 지난 11월30일 연평도 피격현장을 방문한 안 대표의 황당한 실수가 담겨 있다. 안 대표가 잔해 속에서 시커멓게 그을린 보온병을 집어 들고 “이게 포탄입니다”라고 말한 것.

이에 네티즌들은 “안상수 매뉴얼-전쟁이 나면 군에 입대해 보온병을 들고 적진에 단신으로 뛰어 들어가서 적들로부터 밥을 훔쳐 행방불명된다” “윤봉길 의사는 도시락 폭탄을 던져 나라를 구하려 했고, 안상수 대표는 보온병 포탄을 제조해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큰 웃음을 주었다” “안상수 함부로 까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웃음을 준 적이 있었느냐? (안도현의 시 <연탄재> 패러디)” 등의 패러디를 쏟아내며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이다. 심지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하는 사람을 뜻하는 ‘상수스럽다’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와 함께 네티즌들은 지난 흠결까지 들춰내며 조소했다.
지난 달 29일 북한의 연평도 도발 사태와 관련해 열린 토론회에서 안 대표가 “지금이라도 전면전이 벌어지면 어떻게 해서라도 입대해서 같이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데 대해 “가야 할 때 가야지, 늙어서 군대를 왜 가냐”는 비판을 하고 있는 것.

보온병 들고 “이게 포탄입니다”…네티즌 패러디 봇물
해프닝으로 끝날 문제 확산된 건 병역 면제 받은 때문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해병대 연평부대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영결식장에 참석한 안 대표의 사진도 구설에 올랐다. 모든 참석자들이 묵념을 하거나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가운데 안 대표 홀로 가슴에 손을 얹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장면이 포착된 것. 이에 네티즌들은 문제의 사진을 퍼 나르며 그를 비난하고 있다.

이어 야당 의원들까지 가세하며 사태가 확산됐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분이니 착각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체하다 구긴 체면이라 한심스럽다”며 “더욱이 연평도에 가서 안보쇼를 벌이려다 생긴 해프닝이니 더욱 무안한 일”이라고 논평했다.

그의 실수는 자유선진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회자됐다. 육군참모총장 출신인 이진삼 의원은 “탄두가 날아오지 어떻게 탄피가 날아오는가. 고무풍선으로 보냈다는 이야기인가”라고 일침했다. 105mm 포병부대 출신인 변웅전 의원 역시 “포를 쏘면 탄피는 포의 뒤로 빠지게 되어 있는데 어떻게 북에서 쏜 탄피가 연평도까지 날아올 수 있는가”라며 “보온병을 들고 이것이 포탄이라고 하면 보온밥통은 핵무기에 속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조롱했다.

심지어 보온병 포탄 발언은 현재 외신에까지 보도되며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독일의 시사평론지 <포커스(Focus)> 인터넷판은 지난 2일 “여당 대표가 카메라 앞에서 포탄과 보온병을 헷갈렸다”며 안 대표가 포탄을 앞에 두고 앉아 있는 사진을 싣고 이번 해프닝을 자세히 다뤘다. 이 매체는 “한국 여당은 북한 미사일을 보온병과 헷갈리는 바람에 웃음거리로 전락했다”며 “네티즌들은 안 대표의 인터뷰를 보며 그의 미숙한 군사지식을 놀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 정도로 넘어갈 수도 있던 문제였다. 하지만 사태가 종잡을 수 없게 확산된 데는 안 대표가 병역을 면제 받았다는 사실이 크게 작용했다.

병무청 자료에 따르면 안 대표는 지난 1966~1967년 사이 징병검사를 기피한 뒤 1969년에는 질병으로 입영 시기를 연기했다. 또한 1970년에는 2급 입대판정을 받아 현역 복무 대상에 포함됐으나 입영을 기피했다. 그리고 다시 안 대표는 1973~1974년에도 입영기일을 연기했는데, 당시 사유가 눈에 띈다. ‘행방불명’된 때문인 것.

군 면제 사유가 통상 질병인 점을 감안하면 안 대표의 사유는 상당히 특이하다. 이후 안 대표는 1975년 질병으로 입영시기를 다시 연기했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후인 1977년 무관후보생으로 편입됐으나 신체검사 및 퇴교 조치자로 입영의무가 면제된 이후 1978년 끝내 ‘고령’으로 소집 대상에서 제외돼 최종 면제 판정을 받았다.

입영 기일 연기
사유=‘행방불명’

작은 실수에서 비롯된 후폭풍은 그야말로 메가톤급이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뭇매에 안 대표는 만신창이가 됐다. 어찌 됐든 간에 이제 대한민국엔 그를 모를 이는 없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세인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안 대표는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까.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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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