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특집> '최고의 워터파크' 슬라이드 베스트 10

‘짜릿한 스릴’무더위 싹 날리세요!

[일요시사 취재1팀] 안재필 기자 = 여름이 다가오면 시원한 물놀이에 대한 욕구가 머리 속을 스친다. 벌써부터 기온이 30도 안팎을 넘나드는 이른 더위가 극성인 가운데, 각 지역 업계에서는 앞다퉈 곳곳에서 워터파크를 개장하고 있다. 워터파크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워터파크하면 그 무엇보다도 더위를 한 방에 날려줄 슬라이드가 머리 속에 떠오르기 마련이다. 각 지역 워터파크의 꽃 슬라이드를 살펴보기로 했다.

예년보다 빨리 다가온 무더위가 한창이다.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는 행인들도 많다. 더위에 지친 아이들은 공원 등지 분수 속에서 물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그래서 이르면 4월부터 워터파크 업체들이 개장을 시작했다. 이달부터는 실외시설도 개방하는 추세다. 업자들이 기다리던 여름 시즌이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또한 모든 워터슬라이드를 마음껏 즐길 수도 있다.

[케리비안베이]
[메가스톰]

‘케리비안베이’에는 지상 37m 높이에서 355m를 내려가는 자기부상 워터코스터와 토네이도 형태가 합쳐진 복합 워터슬라이드 ‘메가스톰’이 있다.메가스톰은 자기부상 원리로 강한 추진력을 얻은 튜브를 타고 시속 50km의 속도로 떨어져 내리는 슬라이드다. 그냥 떨어지기는 섭섭한지 지름 18m의 토네이도를 따라 회전하다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공중에 뜬 듯한 무중력 체험을 한 뒤 내려온다.  

지상 18m의 높이에서 떨어져 내리는 ‘아쿠아루프’를 빼 놓으면 아쉽다. 입을 꽉 다물고 타야하는 슬라이드로도 이름이 높다. 체감시속 90km를 자랑하는 이 워터슬라이드는 캡슐 속에 들어가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전에 떨어지는 맛이 있다. 실제 속도는 60km 정도지만 루프를 따라 떨어져 내리며 360˚ 회전하는 기분은 슬라이드보다는 번지점프를 하는 기분을 들게 한다.

[원마운트]
[스카이부메랑고]


원마운트를 대표하는 슬라이드로는 ‘스카이부메랑고’와 ‘콜로라이드’가 있다. 스카이부메랑고는 2인용 튜브를 타고 길이 122m의 부메랑고를 향해 떨어진다. 그네처럼 원심력을 통해 하늘로 솟구치는 순간 잠깐 무중력체험을 한다. 2인이 함께 탈 수 있는 고속 하강슬라이드인 콜로라이드도 있다. 콜로라이드는 지상 15m지점에서 떨어져 내리는 듯한 아찔한 재미를 선사한다. 2인승이라 아이들도 걱정 없이 부모와 함께 탈 수 있어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다.
 

7층 야외 워터파크에서 시작해 건물 밖 쇼핑몰 거리를 돌아 4층에 있는 실내 워터파크로 내려가는 반투명 슬라이드 ‘투겔라이드’도 있다. 지상 50m의 전망대에서 호수공원을 바라보며 튜브 하나를 타고 낙하하는 ‘윌링더비쉬’와 더불어 원마운트의 명물이라고 할 수 있다.

[오션월드]
[슈퍼부메랑고]

원마운트에 스카이부메랑고가 있다면 ‘오션월드’에는 경사각 68˚를 자랑하는 6인승 ‘슈퍼부메랑고’가 있다. 국내 최대 탑승 인원과 높은 각도를 장점으로 내세우는 슈퍼부메랑고는 6인승에 무게가 남달라 다른 부메랑고보다 박진감 넘치게 움직인다. 기구 높이 최고조에서 6인승의 무게로 뒤로 뚝 떨어진다고 생각해보면 그 속도감을 알 만하다.

휴가철 앞두고 전국 워터파크 속속 개장
인기 많은 어트랙션 예약제도 시행

오션월드를 대표하는 슬라이드에는 스카이부메랑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최대 길이 300m를 뽐내는 ‘몬스터블라스터’도 대기하고 있다. 300m라는 길이 때문에 탑승 시간은 타 슬라이드보다 긴 편이지만 튜브슬라이드를 타고 시원하게 질주하다보면 어느새 착지풀에 내려앉은 자신을 보게 된다. 이 슬라이드는 높은 인기로 스카이부메랑고와 같이 예약제를 실시하고 있다.

[설악워터피아]
[월드앨리]


'워터피아'의 어트렉션존 가장 높은 자리에는 래프팅존이 있다. 그 곳에 자리하고 있는 ‘월드앨리’는 워터피아의 대표적인 슬라이드다. 최대 4인승인 래프팅튜브를 타고 급강하, 회전, 좌우 진동 등 복합적인 슬라이드를 체험할 수 있다. 실제 래프팅을 하는 듯한 기분은 덤이고 360˚ 회전 등 슬라이드에서만 즐길 수 있는 재미까지 담아 인기가 많다.
 

월드앨리와 더불어 워터피아를 대표하는 슬라이드에는 ‘메일스트롬’이 있다. 깔때기 모양의 원통을 지그재그 회전하며 즐기는 4~6인승 슬라이드로 월드앨리보다 상징성이 크다. 워터파크 밖에서도 보이는 거대한 외견 때문이다. 17m의 높이에서 슬라이드 관을 통해 빠른 속도로 내려가다 상징적인 깔때기 모양의 관 안으로 떨어져 내린다. 입장하기 전에도 보이던 압도적인 존재 속으로 빠져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블루캐니언]
[로데오마운틴]

스릴은 덜해 보이지만 색다른 외견으로 재미를 주는 워터슬라이드도 있다. ‘로데오 마운틴’은 암벽 사이 급류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가는 컨셉으로 만들어졌다. 4.5m의 낮은 높이와 22m의 길이로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워터슬라이드다.

국내 최장의 4인승 어트랙션인 ‘패밀리 슬라이드’도 준비가 되어 있다. 지상 16.5m 높이에서 176m를 빠른 속도로 내려가며 더위를 식혀 준다. 또 같은 높이에서 빠른 속도로 하강하며 언덕을 올라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기분을 선사하는 ‘업힐슬라이드’도 있다.

[테딘워터파크]
[쓰나미 슬라이드]

해일을 타는 듯한 ‘쓰나미 슬라이드’와 360˚ 회전하며 착지 전에 몸이 날아오르는 ‘튜브 옥토퍼스레이서’도 준비되어 있다. 쓰나미 슬라이드는 2인승 튜브를 타고 내려가서 중앙에 위치한 판의 양 사이드에서 내려오는 급류를 타고 쓸려내려가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어트렉션이다. 캄캄한 원통으로 들어가 어둠속에 빨려 들어가는 착각을 들게 한다.
 

튜브 옥토퍼스레이서는 컴컴한 원통형 슬라이드 안으로 정신없이 내려가다 360˚ 회전까지 마친 뒤 몸이 공중으로 날아오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어트렉션이다. 속도감을 즐기며 어둔 공간으로 들어갔다가 착지풀에 내려앉는 순간, 갑갑한 공간에서 벗어나는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7월2일 전면 개장)

[리솜스파캐슬]
[마스터블라스터]

4계절 내내 정상 운영하여 계절에 상관없이 워터슬라이드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마스터블라스터’와 ‘튜브슬라이드’도 있다. 보트를 타고 고저가 반복되는 스릴을 즐기는 마스터블라스터는 총 175m의 거리를 나아간다. 출발하자마자 큰 낙차가 있는 언덕에서 떨어져 내리며 아찔한 낙하감을 맛볼 수 있다.
튜브슬라이드는 코스 길이 143m 아래로 내려가며 빠르게 아래로 향하는 속도감을 즐긴 후 착지풀에 내려 앉아 온 몸에 물이 튀기 전까지 정신 없게 한다.

[롯데워터파크]
[워터코스터]

코너를 돌며 뒤로 넘어갈 듯 확실한 스윙감을 책임질 워터슬라이드가 이곳에 있다. 총 길이 203m, 높이 21m, 6인용 튜브에 탑승하는 ‘더블스윙슬라이드'는 총 두 번의 스윙코스를 통해 짜릿함을 선사하는데, 첫 코스의 스윙감이 사라지기도 전에 다가오는 휘어짐은 한시도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한다.


지상 22m 위에서 떨어지는 ‘워터코스터’도 빼놓을 수 없다. 워터파크계의 롤러코스터라는 취지대로 300m라는 운행 거리 동안 시원한 속도감과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최고점에 이르면 ‘무중력’ 체험
맨몸으로 ‘뚝’ 번지점프 체감도

6인승의 ‘자이언트부메랑고’도 있다. 탁 트인 하늘을 바라보며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가다 최고점에 이르러 무중력 상태를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롯데워터파크에는 친구들과 함께 즐길 ‘레이싱 슬라이드’도 존재한다. 색색깔의 슬라이드를 내려오며 누가 더 빠르게 착지점에 도착하는지 경쟁할 수 있다.

[블루원]
[캐논볼슬라이드]

‘블루원’은 아이들보다는 친구, 연인들을 위한 어트랙션이 준비되어 있다. 강한 회오리바람을 타고 도는 것처럼 회전과 낙하를 반복하는 ‘토네이도 슬라이드’는 마치 고공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을 준다. 신장 150cm 이상 이용가능하며 성인 전용이다. 대포처럼 수압을 통해 탑승자의 몸을 쏴서 날려버리는 ‘캐논볼’도 있다. 약 3∼4m를 날아가며 순간적으로 공중을 나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다만 착지풀의 수심이 깊어 수영 가능한 사람들만 탑승이 가능하다.

앞서 말한 슬라이드들에 비해 제한이 적은(신장 120cm 이상 탑승 가능) ‘캐논볼 슬라이드’도 백미다. 중간 중간 빙빙 돌거나 뒤로 가기도 하는데 속도감은 다른 슬라이드에 비해 떨어질 지 몰라도 정신을 쏙 빼놓는 맛에 인기가 있다. 온몸으로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바디슬라이드’도 준비가 돼있다.


[캘리포니아비치]
[트리플다운]

캘리포니아를 떠올리게 하는 이 물놀이 공원에는 각기 다른 개성의 ‘트리플다운 1, 2, 3’이 준비돼 있다. 먼저 ‘트리플다운1’은 맨몸으로 번지점프를 하는 듯한 짜릿한 고공 급하강을 즐길 수 있는 슬라이드다. 순식간에 내려와 얼떨떨할 수는 있지만 탑승 후 남는 짜릿한 여운은 다시금 대기줄로 향하게 한다.

‘트리플다운2’는 내려가는 일정시간 동안 스피드가 올라가다 고공 급 하강 시 몸이 살짝 뜨는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속도가 붙을 때까지의 시간을 즐기다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하강은 순간적으로 몸을 움츠리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트리플다운3’은 맨몸으로 타는 슬라이드로 터널 안을 빠른 속도로 내려가며 연속된 급커브 코스들을 통과하게 한다.

서서 타는 ‘더블익스트림’도 있다. 맨몸으로 스카이박스라는 캡슐에 들어가자마자 바닥이 순식간에 사라지며 아래로 추락하는 기분을 맛보는 스릴 넘치는 슬라이드다. 갑작스럽게 사라지는 바닥에 당황할 새도 없이 엄청난 속도로 코스를 따라 떨어지는 모양은 마치 영화 속 추락 장면을 겪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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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