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넥슨 사태 풀스토리

기업인-검사장 검은 커넥션 "더러워도 너무 더럽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검찰의 칼날이 넥슨을 겨누기 시작했다. 비상장 주식을 구입해 대박을 친 진경준 검사장과 넥슨의 검은 커넥션을 그냥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중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게 된 넥슨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지난 4월 공직자윤리위원회는 공직자들의 최근 1년간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을 공개했다. 청와대 및 행정부처 1급 관료, 국립대 총장, 지방자치단체장, 시·도 교육감, 광역의원 등을 포함한 명단에서 156억5600만원을 신고한 진경준 검사장은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이었다. 약 40억원에 달하는 진 검사장의 재산 증가폭이 공직자 2328명 가운데 단연 으뜸인 까닭이다.

넥슨 주식으로
100억 갑부 등극

공교롭게도 재산변동내역은 진 검사장과 넥슨의 창업주인 김정주 NXC 회장 사이의 연결고리를 부각시키는데 일조했다. 진 검사장의 재산내역이 그의 발목을 잡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넥슨을 사이에 둔 진 검사장과 김 회장 간 협력 관계의 시작은 2005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넥슨은 김 회장과 그의 부인이 전체 지분의 70%를 지닌 사실상 오너 지배체제의 비상장사였다. 김 회장은 핵심 인력들에게도 회사 주식을 나눠주길 꺼려할 만큼 지분에 민감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 검사장은 넥슨의 장외주식을 대량 구입하는데 성공했다. 승승장구하던 넥슨의 지분을 얻는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진 검사장은 예외였던 셈이다.

진 검사장이 보유했던 넥슨 주식의 진면목은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명백히 드러났다. 2015년 돌연 넥슨 주식 매각에 나선 진 검사장은 결과적으로 120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얻는데 성공했다. 넥슨이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된 이후부터 주식이 폭등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마냥 평탄해 보였던 진 검사장의 재산 증식 과정은 공직자 재산내역이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진 검사장이 넥슨 주식을 매입할 때 사용한 자금의 출처를 두고 의혹이 불거진 것도 이 무렵이다.

자신을 둘러싼 구설이 꼬리를 무는 상황에서 진 검사장은 넥슨 주식 1만주를 자신의 돈으로 구입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보유한 자금과 장모에게 빌린 돈을 사용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진 검사장이 2005년 6월 넥슨으로부터 4억2500만원을 빌려 비상장 주식 1만주씩을 구입한 정황을 공직자윤리위원회가 파악한 것이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2005년 10월까지 분할상환 방식으로 자금을 모두 갚았던 사실마저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윤곽 드러나는 주식 특혜 의혹
진경준, 넥슨 돈으로 120억 꿀꺽

넥슨은 해당 내용이 알려지자 빠른 거래를 위해 일시적으로 자금을 대여했던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 다만 주식 매수 자금을 대여한 이유에 대해서는 긴박했던 회사 사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넥슨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진 검사장을 향한 의혹 어린 시선은 어느덧 특혜 논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주식 매입 대금을 빌려주는 과정에서 김 회장이 관여했을 법한 정황 역시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넥슨으로부터 주식 매입자금을 빌릴 때 넥슨이 상환 때까지 넉 달간 이자를 요구하지 않은 점, 또 주식 양도 당시 정관 명시 사항과 달리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은 점 등은 일반적인 금전 거래와는 궤를 달리하기 때문이다. 넥슨은 차용증이나 대금 상환 문서 등 당시 상황을 증명할 자료에 대해서는 “11년 전 일이라 당장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를 내세워 공개를 꺼리는 상태다.

넥슨 측은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주식 판매자에게 이 사실을 통보했지만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상법에 따라 정상 거래된 것으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부정 취득 정황이 조금씩 드러나는 시점에서부터 검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재 검찰은 진 검사장의 주식 대박 의혹에 대한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주식 매입 자금을 둘러싼 진 검사장의 소명이 거짓으로 확인된 만큼 처벌 가능성을 떠나 의혹 전반을 소상히 규명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돈놀이
속 보이는 꼼수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심우정 부장검사)는 지난 3일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공직자윤리위원회 조사 자료와 법무부의 자체 감찰 자료를 검토하며 소환 대상을 선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검찰은 우선 진 검사장이 어떤 배경에서 넥슨 주식을 매입했는지, 매입 자금의 출처가 어디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를 잘 알만한 관련자를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진 검사장이 사들인 넥슨 주식을 현직 검사와의 친분 유지를 위해 회사 측이 매수 기회를 제공한 ‘보험성 뇌물’로 볼 수 있느냐다. 이 경우 진 검사장에게 4억원이 넘는 주식 매입 대금을 빌려준 김 회장의 소환조사는 불가피하다. 수사 과정에서 뇌물수수 혐의 외에 친구 사이인 진 검사장과 김 회장 간 부적절한 거래나 진 검사장의 재산 증식 과정에서 다른 불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파장은 더욱 키질 수 있다.

김수남 검찰총장도 사안의 중요성 등을 감안해 진 검사장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된 후 법무부에 징계를 청구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사-후징계' 방침은 수사팀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 실추된 명예를 조금이나마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검찰 수사에는 갖가지 난관이 가로놓여 있다. 진 검사장의 주변 자금 흐름을 규명한 공직자윤리위의 계좌추적 관련 자료는 이번 수사의 핵심 사안이지만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법규상 비공개 대상이어서 공문으로는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검찰이 확보한 자료에도 이 부분은 빠져 있다.

칼 겨눈 검찰
처벌은 글쎄

압수수색 영장 등을 통해 자료를 확보하려면 수사할 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일단 뇌물죄 법리와 공소시효부터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일단 넥슨 주식을 뇌물로 본다고 해도 취득 시기가 2005년이므로 뇌물죄 공소시효(당시 법 기준으로 10년)를 넘긴다. 영장을 청구해도 법원이 발부해줄 가능성이 희박한 셈이다. 검찰은 수사의 한계를 극복할 방안으로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공소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난 수뢰 후 부정처사는 뇌물수수가 아닌 부정처사를 기준 시점으로 삼는다. 부정한 돈을 받은 뒤 직무에 관해 부정한 행위를 했다면 그 행위 시점부터 시효를 따진다. 검찰이 공직자윤리위의 자금 추적 내역을 확보한다면 이 법리를 적용할 가능성을 감안해봄직 하다. 특히 진 검사장이 넥슨을 둘러싼 송사나 수사기관의 내사 과정에서 입김을 넣으며 넥슨의 뒤를 봐줬거나 직접 부정행위를 했다는 단서가 있다면 적용 가능성이 한층 커진다.

다만 수뢰 후 부정처사 적용 방안 역시 한계점이 명확하다. 일단 넥슨 주식거래가 뇌물인지부터 입증하기 어렵다. 넥슨의 뒤를 봐줬다는 단서를 찾아내고 이를 뒷받침할 진술 및 관련 물증을 확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장모님 팔더니…금방 드러난 거짓말
칼날 치켜든 검찰…좁혀드는 수사망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검찰은 주식 매매 과정에 관여한 넥슨 관계자 등 참고인들을 조만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로부터 모종의 수사 단서가 나올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렇듯 수사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되자 법무부의 초기 부실 감찰을 꼬집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진 검사장 의혹이 불거졌을 때 법무부는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법무부 차원의 징계의결 등의 조치 없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우선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법무부는 사전에 진 검사장에 대한 직권감찰의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 감찰규정에 따르면 법무부나 검찰청 소속 공무원이 형사처벌 또는 징계처분의 요건이 되는 행위를 했다고 인정할 이유가 있을 경우 조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또한 언론 등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항으로 검찰 자체 감찰로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법무부 장관이 직권으로 감찰을 명령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법무부는 공직자 재산 공개가 윤리위 소관이라는 이유로 법무부 차원의 조사를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 진 검사장의 사표가 제출됐을 때도, 징계 요구가 빗발칠 때도 추후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법무부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일 넥슨이 진 검사장의 주식매입에 4억원을 대여했다고 밝힌 후였다. 그제야 법무부는 대검에 검찰총장 징계 신청을 요청했다. 법무부의 징계와 동시에 검찰의 형사 처벌 가능성에 대한 조사가 빠르게 진행돼야 하는 사안임에도 모든 책임을 공직자윤리위에 떠넘긴 전형적인 ‘제식구 감싸기’란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명확한 수사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6일 진 검사장의 부당 주식거래 의혹과 관련과 자기 돈 한 푼 없이 12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을 공론화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재경 더민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넥슨의 비상장 주식 거래로 12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는 진 검사장이 주식 매입 당시 넥슨의 자금을 건네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진 검사장의 거짓이 백일하에 드러난 만큼 검찰은 조직의 명예를 걸고 진경준-김정주 커넥션의 실체를 파헤쳐야 한다”고 질타했다.


지난달 19일 진 검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던 투기자본감시센터는 김 회장마저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투기자본감시센터는 김 회장이 뇌물공여를 목적으로 진 검사장에게 넥슨 주식을 저가에 양도했다며 조속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빗발치는 비난
흠집 난 명예

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회사의 주식을 양도하기 위해서는 김 회장의 승인이 필수”라며 “만약 진 검사장에게 17만원 이하에 주식을 양도했다면 이는 특혜를 제공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정주-진경준 관계 재조명

넥슨 주식 부정 취득 의혹이 불거지면서 진경준 검사장과 김정주 NXC 회장의 관계가 재조명되고 있다. 진 검사장은 서울대 법학과 86학번으로 컴퓨터공학과 86학번인 김 회장과 동문이다. 이들은 졸업 이후 사회에서 관계를 유지해 온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넥슨사태에 연루된 또 다른 인물이 김 네이버 대표가 LG에서 네이버로 옮기게 된 배경에도 진 검사장과 김 회장의 소개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진 검사장이 김 회장에게 서울대 법대 4년 선배인 김 대표를 소개했고 이후 김 회장이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 동기인 이해진 네이버 의장에게 김 대표를 소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과 진 검사장을 중심으로 이 의장, 김 대표의 인연이 형성된 셈이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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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