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메피아 음모론

때는 이때다 '박원순 때리기'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메피아'를 둘러싸고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국정조사와 청문회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여권의 ‘박원순 때리기’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요시사>는 메피아 음모론에 대해 살펴봤다.

지난달 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19살 청년이 목숨을 잃었다. 청년은 서울메트로와 용역계약을 맺은 은성PSD의 직원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메트로는 책임 소재에 따라 경영진 2명의 사표를 수리하고, 직원 5명의 직위를 해제했다. 서울메트로는 “조직을 빠른 시기에 안정시키기 위해 사고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임직원의 사표를 조기에 수리하는 문책 인사를 적격 단행했다”고 밝혔다.

문책이 전부?

서울메트로뿐만 아니라 박원순 서울시장도 책임을 통감했다. 박 시장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관행과 당연시 했던 것들, 안전불감증을 버리고 ‘안전에서 1%가 100%다’라는 마음으로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메피아가 중앙정부 정책을 따라 경영 합리화 차원에서 정부와 지방정부 공기업 인원감축 하는 정책 속에서 탄생했다”며 “서울시부터 철두철미하게 없애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의 사과 내용과 사고를 통해 알 수 있듯 메피아(메트로+마피아)가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메피아는 서울시-서울메트로-은성PSD의 연결고리로 형성됐다. 서울메트로 역대 사장 16명 중 10명이 서울시 출신으로 알려진다.


우선 2013년 2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서울메트로를 이끈 15대 장정우 전 사장은 2007년 교통국장, 2011년 도시교통본부장 등 서울시 교통 정책을 총괄하는 요직을 두루 거쳤다. 서울시 교통관리실장을 역임한 6대 손장호 전 사장, 서울시 교통국 국장을 지냈던 11대 김상돈 전 사장 등이 위에 해당된다.

사장뿐 아니라 서울메트로의 경영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메트로 지용호 감사는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상근부위원으로 근무하다가 같은해 11월 임기 3년의 서울메트로 감사가 됐다. 조중래 비상임이사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지냈던 시절 함께 활동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련의 메피아 논란에 대해 서울시의회 우형찬 의원은 “철도 비전문가 ‘낙하산’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기강해이가 벌어졌다”며 “그동안 관리·감독이 제대로 됐을지 의문이다. 서울시가 보다 확실한 개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서울시와 서울메트로 간 연결고리뿐 아니라 서울메트로와 은성PSD 간 낙하산 인사 행태도 드러났다. 2011년 설립된 은성PDS에 초창기 임직원 125명 가운데 90명이 서울메트로 출신으로 밝혀졌다. 현 이재범 대표를 비롯해 감사·운영이사·관리이사 등 주요 간부도 모두 서울메트로 출신이다.

최근의 일련의 정황을 놓고 볼 때 메피아로 불릴 정도로 낙하산 인사가 관행처럼 이어져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메피아 논란이 여권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박원순 때리기’의 일환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박 시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새누리당 오신환 의원은 “더욱 큰 문제는 사건 발생 11일 만에 대국민 사과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의 무책임한 태도”라며 “박 시장은 사과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의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메트로 임직원들의 낙하산 채용 관행인 메피아 문제에 대해 ‘몰랐다’는 답변으로 국민과 유가족을 아연실색게 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성원 의원도 박 시장 때리기에 가세했다. 김 의원은 “박 시장은 자신의 측근들을 서울메트로에 대거 포진시켜왔다”며 “박 시장이 낙하산으로 내려 보낸 인사들에게 밀려난 이들이 다시 하청업체의 임직원으로 재취업하는 관행이 바로 메피아 문제의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구의역 사고 둘러싸고 곤욕…거듭 사과
새누리 “박 시장 측근 대거 포진” 공세

새누리당 지상욱 대변인도 공세 수위를 높였다. 지 대변인은 지난 9일 “가뜩이나 박원순 시장 취임 후, 서울메트로에 비전문가로 ‘낙하산’ 인사를 해왔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어왔다”며 “특권과 관행 타파를 외치던 분이 나쁜 특권과 관행을 고집해 온 장본인이란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낙하산 인사를 두고 “앞으로 체결될 계약뿐 아니라 기존 민간위탁 계약 중인 사업까지 포함해 메트로 퇴직자 채용을 의무화하는 계약서상의 특혜조항을 모두 삭제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메피아 문제가 있었던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새누리의 주장 처럼 박시장이 직접 낙하산 인사에 관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거리를 뒀다.

이러한 여권의 공세 속에 더불어민주당은 박 시장을 질타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 했다. 박 시장에 대한 ‘제 식구 감싸기’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모습이다. 더민주는 지난 8일 오전 국회에서 당과 서울시 간 긴급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박원순 시장, 변재일 정책위의장 등이 자리에 참석했다.

참석 인사들은 구의역 사고와 관련해 박 시장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변재일 의장은 “그동안 국정감사를 통해 누차 지적해온 내용인데 여전히 문제가 개선되지 않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적어도 서울시는 그렇게 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참담하다. 당혹스럽고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경민 위원장은 “이번 사고는 박 시장이 꿈꾸는 세상과 전혀 안 맞다”고 비판했고 이철희 본부장도 “사고가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서울시장으로 이번 모습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더민주의 지적에 박 시장은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고 “이번 사고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시민이 안전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질타 수위를 놓고 볼 때 새누리당이 박 시장의 낙하산 인사에 초점을 맞춘 반면 더민주는사고 자체만 놓고 지적했다. 더민주 입장에서는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회초리를 들지만 과한 질타는 자칫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 시장이 여론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박 감싸기?

특히 더민주는 ‘박원순 감싸기’로 비춰지는 모습을 경계했다. 이재경 대변인은 “감싸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여론이 우리당에 형성됐다. 초기 대응을 제대로 못한 것에 대해 충분히 쓴소리를 했고,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따질 것은 따지고, 물을 것은 묻고, 고칠 것은 고치겠다”고 밝혔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작년 8월 강남역 사고 이후…

지난해 발생한 강남역 스크린도어 정비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 사건의 책임을 물어 서울메트로 관계자 1명과 정비 회사 임원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키로 지난 8일 결정했다.


강남경찰서는 지난해 8월29일 스크린도어 정비 도중 숨진 29살 조모씨 사망 사건을 9개월여 수사한 결과, 당시 강남역 부역장과 정비업체 유진메트로컴 대표와 본부장 등 총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고 당시 강남역 책임자였던 부역장은 수리 사실을 관제센터 등에 알리거나 정비 과정을 실시간 무전 보고 하고, 수리 현장에 작업감독을 배치하는 등의 매뉴얼을 전혀 지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유진메트로컴 본부장은 사건 직후 경찰 조사에 대비하면서 직원들이 있는 모바일 메신저 단체 방에다 “2인 1조로 출동했다”고 거짓 진술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례는 스크린도어 사망 사건의 책임을 물어 관계자들을 사법처리하는 첫 사례인 만큼, 최근 발생한 구의역 사건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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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