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맥주 몇 잔을 마시기 위해 집 근처 술집에 가는 소비자들의 경우에는 격의 없는 셀프 서비스를 선호하기도 한다. 일일이 종업원을 불러 술을 주문하고 새 술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지루했던 고객들이라면 한번쯤 생각해 봤음직한 서비스일 것이다. 소상공인진흥원에서는 ‘2010 해외 신사업 아이디어’로 고객이 직접 테이블에 설치된 수도꼭지를 통해 원하는 만큼 술을 마실 수 있는 이색 셀프 바에 대해 소개했다.
미국 아틀란타 주‘테이블 탭 LLC’
종업원 수 줄여 인건비절감 가능
미국 아틀란타 주의 제프 리비(Jeff Libby)씨는 고객이 테이블에서 직접 술을 마실 수 있도록 레스토랑이나 바의 테이블에 수도꼭지(Table tap)를 달아주는 ‘Table Tap LLC’ 회사를 만들었다.
관리 편리성까지 겸비
테이블 탭 회사는 미국에 본사, 영국에 지사가 있으며 주문에 따라 레스토랑이나 바 등에 이 시스템을 설치해주고 있다. 이 시스템을 설치하게 되면 각 테이블에 한 개 이상의 수도꼭지를 달아서, 고객이 원하는 만큼 술을 따라 마시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법적인 음주 규제에 맞추어 디자인되기 때문에 11파인트 정도의 맥주를 마시고 나면 웨이터가 테이블에 와서 확인할 때까지 자동으로 꺼지게 된다.
고객이 따른 술의 양은 테이블에 있는 미터기에 표시되고, 경영자가 전체 판매량과 시간, 날짜, 그리고 테이블에 따른 소비량을 모니터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다.
인건비 절약 등 장기적인 안목으로 본다면 이 시스템의 설치 가격은 주문량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적인 비용을 예로 들면, 이 시스템을 설치한 바는 매달 유지비와 소프트웨어 계약 비용을 제외하고 초기에 11만 달러를 냈다.
비록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기는 하지만, 고객들이 손쉽게 술을 마실 수 있다는 점과 종업원의 수를 줄이는 데 대한 인건비 절약 등을 생각해 본다면 한 번 고려해 볼 만한 시스템이 아닐까?
이색 서비스로 20~30대 공략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외식을 줄이는 탓에 외식산업 전체가 휘청거렸다. 주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유흥주점은 물론 대중적인 호프집도 타격을 받아 문을 닫는 곳이 줄을 이었다.
이에 주점들의 살아남기 위한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각종 이벤트는 물론 서비스 메뉴 개발에 나서는 등 퇴근 후 한잔하려는 직장인들의 발걸음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테이블마다 수도꼭지가 달린 이색 셀프 바 역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로 볼 수 있다. 술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어떻게 보면 과거 유행했던 고기 뷔페를 떠올리게 한다. 술잔이 비워질 때마다 종업원을 부르지 않아도 되고, 더불어 얇디얇은 지갑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일정 금액을 내고 술은 무한정 마신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20~30대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주요 대상이 될 것이다.
벤치마킹 경쟁업체 등장 시 위협
그러나 이들은 유행에 민감하므로 신선하다고 느끼면 확 몰리는 반면 식상하다고 생각되면 확 빠져 나가는 특성이 있어 늘 새로운 것을 가미해야 할 것이다.
단지 술을 무한정 제공한다는 것만으로는 기존 다른 주점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뜻이다.
테이블마다 수도꼭지가 달린 이색 셀프 바는 말 그대로 이색적인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반대로 경쟁자가 생겨 더 이상 이색적이지 않다면 가장 큰 경쟁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이 아이템을 활용하여 기존의 주점에서 이와 비슷한 시설을 갖추고 업종을 전환할 수도 있고, 또 새롭게 창업하는 주점 역시 이를 벤치마킹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경쟁자의 출현을 가장 큰 위협 요소로 꼽을 수 있겠다.
더불어 최근 주점의 특성은 고급화이다. 물론 호프집처럼 저렴한 곳을 찾는 수요는 여전히 있지만 소득 수준이 늘어나면서 과거처럼 무조건 취하고 보자는 식의 유흥문화는 점점 사라져가는 추세다.
때문에 ‘무한정 리필’이라는 무기가 반짝 흥행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