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세태> 신개념 ‘성인 소셜데이팅’ 충격실태

  • 최용환 cyh@ilyosisa.co.kr
  • 등록 2014.01.21 11: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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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굶주린 남녀에 하루 한명씩 섹파 소개

[일요시사=사회팀] 섹스파트너를 구하는 사이트가 성행하고 있다. ‘섹파’를 원하는 남녀를 이어준다는 것.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마담뚜’는 중매인 역할을 한다. 적극적으로 만남을 성사시켜 주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곳 회원들은 각자 상대방의 프로필을 확인한 뒤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그리고 번호를 공유해 오프라인 만남을 시도한다. 과연 이 사이트에서 섹파를 만날 수 있을까.




‘하루에 한 명씩 섹스파트너를 소개시켜 드립니다.’ 성인들을 위한 신개념 사이트가 등장했다. 이 사이트는 섹스에 굶주린 남녀들을 대상으로 섹스파트너를 소개시켜준다. 다소 자극적인 일러스트의 메인 화면이 이곳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은밀하게 ‘성인 소셜데이팅’을 연결시켜주는 섹파사이트는 100% 무료라는 점을 강조하며 많은 성인들을 회원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 신개념 사이트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일요시사>가 직접 회원 가입해 섹파사이트의 실상을 알아봤다.

아담한 그곳
C컵 분홍가슴

성적 욕구는 화산처럼 타오르지만 주변에 이성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섹스는 하고 싶은데 상대는 없고, 업소를 가자니 쪽팔리고, 이런 사람들을 위해 태어난 성인사이트가 있다. 일명 ‘마담뚜’. 이 사이트는 자극적인 문구와 친절한 안내로 성인 회원들을 모집하고 있다. 회원에게는 매일 무료로 섹파를 소개시켜준다는 것. 믿기 힘들었다. 정말 섹파를 만날 수 있을까. 궁금증을 풀고자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상단에 있는 회원가입 버튼을 눌렀다.

섹파사이트는 우선 닉네임, 휴대폰 번호, 이메일 주소를 요구했다. 휴대폰으로 인증번호를 받고 나머지 정보를 정확히 입력한 뒤 다음으로 넘어갔다. 두번째는 키워드 작성. 성격, 외모, 선호하는 섹스 체위 등을 입력하는 단계였다. 성격과 외모의 경우 빈칸이 있었다. 성격의 예제로 ‘얌전한 섹마’ ‘화끈한 강쇠’ ‘충성스러운 펫’ ‘누님들의 완소남’ ‘쿨한 마인드’ ‘속시원한 솔직함’ ‘내성적인 섹스머신’ 등이 있었다. 외모의 경우 ‘20cm 똘똘이’ ‘C컵 분홍 가슴’ ‘진정한 식스팩’ ‘아담한 그곳’ ‘섹시한 발가락’ ‘피부미인’ ‘20대 몸매’ ‘거기에 털이 안 나요’ 등 다소 선정적인 문구가 안내되어 있었다.

마담뚜는 분석 결과, 키워드 및 소개를 성의 있고 매력적으로 입력하면 ‘뚜 성공률(섹파 성공률)’이 5.8배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는 예제를 참고한 뒤 비슷한 성격의 문구들로 빈칸을 채웠다. 빈칸을 채우고 나니 ‘선호하는 섹스 체위’가 기다리고 있었다. 본인이 선호하는 체위 2가지 이상을 선택하라는 것이었다. 14개의 체위 자세는 매우 노골적으로 표현돼 있었다. 남녀가 관계하는 장면을 체위별로 정리한 것. 이중 2개를 선택했다.


다음 질문은 직업과 차량이었다. 다소 엉뚱했지만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직업 및 차량을 솔직히 적고 다음 페이지로 이동했다.

다음 단계는 프로필 사진등록. 아마 가장 중요한 단계일 것이다. 마담뚜는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확실한 사진이 필요하다며 얼굴을 제외한 부위를 자신 있게 노출해야만 섹파로 선택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명함, 이름표, 메일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들어간 사진을 등록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고 알리기도 했다. 프로필 사진을 인증하는 여성회원에게는 특혜가 있었다. 여성회원의 경우 사진 인증을 하면 5만원을 준다는 것. 단, 얼굴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가슴이 노출된 사진을 찍어야만 한다. A4용지에 회원임을 증명할 수 있는 키워드를 적는 것도 필수다.

‘사이버 마담뚜’다년간 숙련된 중매인 역할
‘잠자리 커플’연결해주는 성인사이트 기승

사진은 최대 5장까지 올릴 수 있었다. 사진의 안 좋은 예로는 ‘매력없는 증명사진’ ‘성기노출사진’ ‘개인정보가 포함된 사진’ 등이었고, 좋은 예로는 ‘섹시한 독사진’ ‘과감한 노출샷’ ‘마담 뚜 인증사진’ 등이었다. 기자는 무난한 사진 한 장을 업로드 했다.

이로써 회원가입 절차는 모두 끝났다. 그리고 안내창이 떴다. 안내창의 내용은, 회원가입이 바로 승인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남녀 성비에 맞게 회원을 받는다는 설명이었다. 기재한 내용이 불성실하다고 판단되면 회원으로 승인해주지 않는다고. 최소 하루에서 이틀 정도가 걸린다고 알렸지만 이게 웬걸, 회원가입 후 5분이 지났을까. 바로 가입이 됐다. 사이트에 로그인하니 마담뚜의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축하드려요. 프로필이 승인됐어요. 매일 하루에 한 명, 섹스파트너를 만날 그날까지 마담뚜가 도와 드릴게요’. 개인정보 창에는 ‘뻐꾸기 메시지’ ‘OK권’ 등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이메일이 도착했다. ‘프로필이 승인되었습니다. 지금 오늘의 뚜를 만나보세요. [뚜]’. 얼마 후 문자도 왔다. ‘오늘의 인연이 도착했어요. 지금 바로 뚜를 확인해 보세요.

부위 어필로
파트너 골라


회원가입 후 여러 장의 초대쪽지가 날라 왔다. 그리고 한 여성회원이 이용권을 선물해줬다. 대화의 시작이었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먼저 말을 걸었다. 이 사이트 내 ‘섹파카페’에서 이루어진 대화다.

“안녕하세요. 섹파 찾는 애로스(닉네임)에요” “네. 안녕하세요. 어디 사시죠?” “구리 살아요. 그쪽은 어디?” “저는 서울 사는데요. 어떤 일 하시나요?” “자영업해요.” “아, 그러시구나. 우리 이러지 말고 톡으로 대화하는 게 어떨까요?”

따로 연락하자고 제안하자 그녀는 조금 경계하는 듯했다. “그쪽이 사기일 수도 있잖아요. 일단 서로에 대해 더 알고 나서 따로 연락하죠.”




이렇게 대화를 하다 보니 어느새 선물 받은 이용권이 바닥났다. 대화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용권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 ‘사기’를 떠나서 이러다간 돈이 탈탈 털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대화를 중단하고 사이트를 조사했다.

사실 섹파사이트는 사기였다. 이 사이트에서 돈을 날린 피해자들이 수두룩했다. 알고 보니 이 사이트는 사업자 번호를 가상으로 개설해 온라인으로 사기를 치고 있었다. 주소 역시 검색해보면 없는 주소로 나온다. 핵심은 IP주소다. 이 사이트의 IP주소는 한국에서 운영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존재하지 않는 사업장이 온라인상에서 어떻게 대놓고 영업을 할 수 있었던 걸까. 바로 가상 IP를 통했기 때문이다.

이 사이트 IP는 한국이 아닌 미국에 있었다. 어떻게 우회가 가능할까. 바로 중국의 개별 서버를 사업장으로 싸게 빌려 사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주소를 추적해 보니 운영 서버의 위치는 중국의 텐진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산간지방에 있었다. 이것이 바로 섹파사이트의 민낯이다.

이 사이트는 100% 무료라는 점을 강조해 성인 회원들을 모집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가입하면 ‘아이템’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유료결제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유료결제는 소 일일 단위가 아닌 월단위 혹은 연단위로 큼직하게 묶여 있다. 이용권인 ‘OK권’은 30일에 3만5000원, 60일에 5만5000원, 90일에 7만원이다. 메시지는 10개 이상 사용 시 새로운 이용권을 추가로 구매해야한다. 가격은 무려 5통에 9만9000원, 10통에 6만9000원, 500통에 9만9000원.

수상한 점이라 볼 수 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아이템 결제 후 이용권이 늦게 들어오거나 이용권에 대한 시간제한이 있었다. 이용 중 한도권이 빠르게 소진되는 경향도 공통된 의견이었다. 그리고 상대가 대화 자체를 질질 끈다는 점도 사기성을 알아챌 수 있는 부분이다.

메시지 보냈더니…
이용권 요금 폭탄

이러한 점을 미루어 보면, 가입 후 오는 여러 장의 초대쪽지는 일종의 유도형 쪽지로 자동진행되는 타입의 데이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용권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라는 것이다. 그리고 사이트 내 Q&A 등 게시판 내용들도 사기성이 다분하다. 이 사이트 운영자인 마담뚜는 사기성을 감추기 위해 여러 형태의 증거들을 눈에 띄게 남긴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오늘의 뚜 성공’으로 많은 섹파커플이 탄생했다고 대문짝만하게 알리는 것이다. 또한 허위로 작성된 이용 후기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이들은 알바로 고용된 몇몇 가상의 인물이 일부러 미끼로 채팅 이용권을 소량으로 보내주고 그 뒤에는 이용권을 구매하도록 유인하는 수법을 쓰는 것이다.

선호하는 체위 등 입력
프로필 확인한 뒤 만남


한 피해자의 대화내용 일부를 보면 이 사이트의 진실을 알 수 있다.

피해자 “메시지는 돈이 드니까 톡으로 대화해요.” 여성 “그러지 말고 자기소개부터 자세히 해주세요.” 피해자 “…소개 드렸으니 개인적으로 연락하죠.” 여성 “지금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이렇게 대화가 늘어지면서 피해자의 이용권은 계속 바닥났다.

피해자 “천천히 찾으세요.” 여성 “찾았어요! 제 사진부터 보내드릴게요. 번호 알려주세요.”피해자 “네! 01X-XXXX-XXXX” 여성 “사진과 함께 제가 이용하는 어플 초대 드렸으니, 다운받아서 깔고 그걸로 대화해요.”

이후 여성은 자신의 어플 닉네임을 알려준 뒤 대화방을 나갔다. 상대를 찾기 위해 어플로 들어가 닉네임을 검색해봤자 아이디 및 정보가 없다고 뜬다. 그리고 피해자가 자동소액결제로 이 사이트에서 날린 금액 50만원. 이런 식의 대화가 계속되면 상상을 초월할 금액이 증발된다. 1대1 상담을 해도 소용없다. 사이트 측은 전혀 사기가 아니라며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뻔뻔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욕구불만족인 순진남들은 이러한 사기에 넘어가며 이들을 배불리고 있다.




이 사이트에 가입하면 매일 아침 9시에 ‘오늘의 뚜’를 확인하라는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매일 동시간대 오는 메시지’ 이 자체를 수상히 여겨야 한다. 이것은 무작위 자동 발송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사기 당하고 싶은 사람은 오늘의 뚜를 클릭하라는 것이다.

또 놀라운 사실이 있다. 이 사이트는 사기 후 증거소멸을 위해 주기적으로 데이터를 삭제하고 덮어씌우기를 반복한다. 실제로 가입 후 다음 날 이 사이트는 유령사이트가 돼 있었다. 검색해보니 다른 도메인으로 사기를 치고 있었다. 도메인은 무려 130여개로 알려진다. 사이트 공지 글을 확인한 결과 2012년 2월부터 서비스가 시작되어 현재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루에 10∼20명이 10만원씩 결제했다고 한다면, 100만∼200만원이다. 현재까지 대략 6억에서 12억 정도의 매출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악질 사이트 운영자는 어떻게 처벌할까. 안타깝게도 이들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대포 통장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이버 수사대의 수사에도 한계가 있다. 몇몇 피해자들은 유해사이트 차단 신고를 하지만 그 처리 기간도 오래 걸릴 뿐더러 다양한 도메인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들의 움직임을 막을 뚜렷한 방법이 없다.

행여 가입한 뒤 불안에 걱정하는 이들에게 가장 좋은 방법을 제시한다면, 이용권 결제 후 사기성이 의심돼 어찌할 바 모르는 상황이라면 해당 계좌의 출금정지를 요청하는 것이 좋다. 본인에게는 결제완료가 확인될지 모르나 계좌이체의 경우 금융사에서는 실제사항을 조사하기 위해 10∼30분 정도의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금액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해당 은행에 찾아가 요청하면 된다.

또한 따로 탈퇴하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난감할 것이다. 가입시 정보란에 기재한 휴대폰 번호가 본인 명의의 것이 분명하다면 소액결제를 일시 차단하고 유해 사이트 및 어플로 자동 연결되는 메시지의 내용은 확인 즉시 바로 삭제하는 것이 좋다. 스미싱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 서버 둔
사기성 사이트

넘치는 성욕에 이성을 잃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성인 사이트에 접속하는 사람들. 이렇게 순진한 사람들이 많기에 이러한 악질 사이트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채팅 어플’ 성매매 실태

“하룻밤 엔조이 OK?”

일부 채팅 어플들이 성매매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채팅 어플을 통해 성매매를 한 여중생 3명이 입건되는 사건이 있었다. A어플은 ‘남친, 여친, 친구, 애인을 만드는 채팅, 미팅 어플’이라 소개하면서 영화친구, 영어친구, 쇼핑친구, 친구대행 등 다양한 알바도 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와 유사한 B어플의 경우 연령대별 토크방과 미팅, 채팅, 피플, 갤러리의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글을 남길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문제는 ‘미팅’ 게시판이었다. 이 게시판에는 성적 만남을 원하는 각종 글들이 가득했다. ‘보일 듯 말 듯’ ‘찢어진 스타킹’ ‘귀여운 교복녀’ 등 자극적인 제목이 즐비했다.

한 어플 담당자는 단순히 만나자는 글까지 제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사전에 이를 제재하기는 어려웠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에 따르면 사전 심의는 검열로 간주되므로, 어플은 사후심의만 이루어진다. 방통심의위는 자체 모니터링과 신고접수를 통해 유해 어플에 대한 조치를 취한다고는 하지만 90만개에 육박하는 전체 어플 앞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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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