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두 바퀴로 만나는 늦가을 여행지 ③ 전북 군산

두 바퀴에 몸 싣고, 만추의 낭만 속으로…

고군산군도의 중심이 되는 선유도 민박에는 자전거가 넘쳐난다. 선유도를 중심으로 장자도, 대장도, 무녀도가 모두 다리로 연결되어 자전거에 몸을 싣고 구석구석 누비기 좋다. 주민을 제외한 일반인의 자동차 통행이 안 되고 전동카트도 운행을 금지해 비교적 안전하게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대장도 방향, 몽돌해수욕장 방향, 무녀도 방향으로 3개 코스가 조성되었는데, 어느 코스나 바다와 파도를 곁에 두고 달린다. 뒤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은 신선들의 도포자락에서 쏟아지는 바람인 양 싱그럽다. 선유도 자전거 여행은 하루 코스로 빠듯하고 1박2일 정도가 여유롭다. 군산시내로 나오면 꽃게장, 활어회, 단팥빵, 짬뽕 등의 별미가 여행자를 보고 손짓한다.


근대 역사에 ‘문화옷’을 입히다…군산 시간여행
보고, 느끼고, 먹고, 즐기는 ‘자전거 여행의 진수’

선유도 선착장에 내리면 작은 차량을 가지고 나온 민박 주인들이 예약 여부를 물으며 자기 집으로 가자고 말을 건다. 당일치기로 선유도를 찾은 여행자라면 상관없지만, 1박을 계획했다면 여기서 숙소를 골라도 좋다. 그들은 차량으로 손님들과 짐을 실어 나르고, 이튿날 뭍으로 나갈 때 선착장까지 모셔다준다. 투숙객에게는 자전거를 1박2일 동안 대당 1만원에 빌려주며, 당일치기 여행자가 자전거를 빌릴 때는 시간당 3000원(2인용 6000원)이다. 
자전거를 빌렸다면 ‘선유도·고군산군도 관광 안내’ 책자(무료 배포)를 챙긴다. 안내책자가 없어도 길 잃을 염려는 없다. 선유도해수욕장 서쪽 민가와 상가 밀집지역의 군산시정안내소(선착장에서 1km)만 기억하면 된다. 선유도 선착장에서 자전거 하이킹 코스가 세 갈래로 나뉜다. 코스별 경유지와 거리를 알아보자.


따르릉 따르릉 
가을 속으로~

A코스는 대장도까지 다녀오는 코스로, 이용자가 가장 많다. 이 길 끝에 선유도 일대를 한눈에 조망하기 좋은 대장봉이 있다. 선착장→시정안내소→선유도해수욕장과 망주봉 전망 포인트→초분공원→장자대교→낙조대→장자도 포구→대장교→대장도로 이어지며, 총 거리는 3.7km다. 다리 두 개를 건너고, 선유도 외에 장자도와 대장도를 만날 수 있다. 여객선 대신 유람선을 타고 와 상륙시간이 한 시간 정도인 여행객도 A코스를 주로 선택한다.
B코스는 선유도 북쪽의 몽돌해수욕장까지 다녀온다. 선착장→선유도해수욕장→망주봉 하단 해안도로→신기리 포구→전월리 포구→남악리 몽돌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총 거리는 4.7km, 다양한 해변을 두루 만나볼 수 있다. 

C코스는 선유도 남동쪽 무녀도에 다녀오는 길. 선착장→선유대교→모감주나무 군락지→무녀도 염전→무녀도 포구를 돌아오며, 총 거리는 4.3km다. 선유대교에서는 저녁노을의 매력에 빠지기 좋다. 앞삼섬, 주삼섬, 장구도 등 올망졸망한 섬들 사이로 해가 숨고 붉게 물든 바다에 고깃배와 유람선이 부드러운 궤적을 남기며 지날 때의 장면은 선유도를 떠나도 오래도록 뇌리에 남는다.

A코스에서는 선착장을 출발해 시정안내소를 지나자마자 만나는 오르막길 끝의 전망 포인트에서 한 번 쉬게 마련이다. 힘껏 잡아당긴 활시위처럼 휜 선유도해수욕장의 모래밭이 눈부시도록 희다. 페달 밟기를 잠시 멈추고 모래밭과 망주봉이 선물하는 절경에 빠진다. 신선들이 노니는 섬이라는 선유도의 명칭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장자도로 향한다. 해안 길을 얼마쯤 지났을까, 왼쪽 언덕 위에 초분공원 표지판이 보인다. 나무 계단을 따라 언덕에 오르자 짚으로 엮은 이엉을 뒤집어쓴 초분들이 나란히 누워 있다. 낟가리 모양, 기와지붕 모양 등 저마다 모양이 다르다. 초분은 원래 섬이나 해안 지역에서 행해지던 전통 장례 풍습이다. 사람이 죽으면 조상이 묻힌 곳에 그대로 묻는 것을 꺼려, 2~3년간 가매장했다가 육탈시킨 뒤 묻는 이중 장례 풍습에서 유래한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무녀도뿐만 아니라 장자도, 선유도, 어청도 등 고군산군도 전체에 초분이 있었다고 한다.


다시 페달을 밟아 장자도로 향한다. 오르막으로 시작되는 장자대교를 지날 때 여행객은 으레 자전거에서 내려 걷는다. 힘이 빠지기도 하거니와 장자대교에서 바다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서다. 좌우에 진을 친 낚시꾼들과 한두 마디 나누는 대화도 정겹다. 이곳에서는 붕장어, 놀래미, 잡어 등이 잡힌다고 한다.

주변 명소와 
전망 포인트

장자도에 들어가면 왼쪽으로 장자도 어촌체험마을이 있다. 갓 잡은 생선을 빨래집게로 집어 말리는 풍경이 재미나다. 자전거를 타고 씽씽 달리던 사람들이 장자도 방파제에서 잠시 멈춘다. 섬 끝에 서면 대장봉이 코앞이다. 장자도에서 대장도로 이어지는 다리는 개울가에 놓인 다리처럼 자그마하고 야무지다. 대장봉슈퍼 삼거리에서 오른쪽이 장자할매바위로 가는 길이고, 왼쪽 언덕에는 대장봉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이 있다. 
조망의 즐거움을 원한다면 대장봉에 올라보는 것도 좋겠다. 장자할매바위 쪽으로 가는 길은 가파르고, 조금 편하게 대장봉으로 갈 수 있는 숲길을 따라 가는 방법도 있다. 대장도를 서쪽으로 에둘러 가는 숲길로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데, ‘군산 구불길 8길 고군산길’의 일부분이다. 대장봉이 해발 142.8m라고는 하나, 정상까지는 간간이 가파른 길이 나타난다. 우거진 숲길과 암벽을 오르는 구간이 반복되니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길 옆 나뭇가지에 등산객이 달아놓은 리본이 이정표 구실을 한다.


대장봉 중턱의 넓적한 바위를 지나 정상까지 한달음에 오른다. 북쪽으로는 횡경도와 방축도가, 남쪽으로는 장자도와 무녀도, 선유도 등 고군산군도의 진풍경이 그대로 드러난다. 심지어 저 멀리 새만금방조제까지 아스라이 시야에 들어온다. 신선들이 섬과 섬 사이를 넘나들며 즐겼다는 선경이 바로 이런 풍광이리라. 대장봉 아래 울긋불긋한 펜션 단지가 자리 잡아 지중해를 닮은 경치를 보여준다. 대장봉에서 바라보는 장자도 포구가 정겹게 다가온다. 
대장봉에서 내려오는 동안 장자할매바위가 보인다. 전설에 따르면 장자할아버지가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떠난 사이, 할매는 백일기도와 천일기도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매번 과거에 낙방한 할아버지는 사대부 집 외동딸의 글 선생으로 들어앉았다가 그녀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몇 년 뒤 과거에 급제해 고향으로 돌아오는 할아버지를 마중 나간 할매는 그 사실을 알고 그만 돌이 되었다고 한다. 할아버지 역시 대장도에서 멀리 떨어진 진대도에서 갓을 쓴 형상으로 굳어 돌이 되었다고 전해온다. 


고군산군도 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군산 시내로 나오면 다양한 별미들이 활력을 불어넣는다. 여행객이 즐겨 찾는 별미로는 푸짐한 꽃게장백반, 매콤한 아귀찜, 시원한 생선탕, 고소한 박대구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빵집의 다양한 빵,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짬뽕, 달달한 호떡 등이 손꼽힌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군산연안여객터미널에서 첫 배를 탐→선유도 도착→자전거 대여→장자도를 거쳐 대장도까지 다녀옴→막배 타고 군산 시내로 나옴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군산연안여객터미널→선유도 도착→자전거 대여→장자도,대장도, 무녀도 차례로 돌아보기→선유도에서 숙박
· 둘째 날 : 선유도 해변 산책 후 여객선 타고 군산 시내로 나오기→군산근대역사박물관, 근대 역사 문화지 탐방→은파호수공원 산책(혹은 채만식문학관 관람이나 금강철새조망대 관람)


관련 웹사이트 주소
· 군산 문화관광  http://tour.gunsan.go.kr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http://museum.gunsan.go.kr
· 채만식문학관  http://chae.gunsan.go.kr
· 금강철새조망대  www.gmbo.kr


문의 전화
· 군산관광안내소  063)453-4986
· 군산시청 관광진흥과  063)454-3332
· 새만금관광안내소  063)445-4472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063)454-7870 
· 채만식문학관  063)454-7885
· 금강철새조망대  063)454-568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군산,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15~20분 간격(06:00~23:05)운행, 약 2시간 30분 소요.
* 문의 :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 이지티켓  www.hticket.co.kr 
             · 군산고속버스터미널  063)445-3824 
             · 군산시외버스터미널  1666-2747


여객선·유람선 정보
· 군산연안여객터미널  063)472-2727 
· 월명여객선  063)462-4000
· 한림해운  063)461-8000
· 월명유람선  063)445-5735
· 군산유람선  063)442-8845
· 새만금유람선  063)464-1919


자가운전 정보 
· 서해안고속도로 동군산 IC→21번 국도→옥녀교차로→군산연안여객터미널→선유도
· 호남고속도로 전주 IC→21번 국도→옥녀교차로→군산연안여객터미널→선유도


숙박 정보
· 고우당 : 군산시 구영6길 13, 063)443-1042,www.gowoodang.com
· 웨스턴호텔 : 옥서면 선연길, 063)471-0715, www.western-inn.kr
· 베니키아 아리울호텔 : 군산시 가도안1길, 1588-0292,www.gunsanariul.com  
· 베스트웨스턴군산호텔 : 군산시 새만금북로, 063)469-1234, www.gunsanhotel.co.kr 
· 선유민박 : 옥도면 선유북길, 063)465-7275


식당 정보
· 한주옥 : 꽃게장백반, 군산시 구영2길, 063)445-6139 
· 군산횟집 : 활어회, 군산시 내항2길, 063)442-1114
· 궁전꽃게장 : 꽃게장, 군산시 부곡1길, 063)466-6677
· 계곡가든 : 꽃게장, 개정면 금강로, 063)453-0608
· 이성당 : 빵, 군산시 중앙로, 063)445-2772
· 복성루 : 짬뽕, 군산시 월명로, 063)445-8412


축제와 행사 정보
· 군산세계철새축제 : 2013년 11월22?24일, 금강철새조망대·금강습지
  생태공원 일원, 063)454-5680, www.gmbo.kr 


주변 볼거리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은파호수공원, 진포해양테마공원, 금강철새조망대, 옛 군산세관, 군산 신흥동 일본식가옥, 월명공원, 해망굴, 동국사, 은적사, 채만식문학관, 군산 내항 부잔교, 임피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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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야권의 4·10 총선 압승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난감하기만 하다.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수사의 첫 단추도 끼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발 빠른 수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수처 안팎에서는 정치권의 책임 떠넘기기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조직이 와해되기 직전인데 수사에 속도가 어떻게 나겠느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의 말이다. 요즘 공수처의 분위기는 참혹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으로 반전을 꾀하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특별검사(이하 특검)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비교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압수수색? 채 상병 사건 특검법 추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공수처의 분위기는 암흑 상태다. 검찰 제도를 보완해 ‘상설특검’ 명목으로 출범했음에도 ‘늑장·부실’ 수사 논란 속에 결국 사건 기록을 특검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오는 5월2일, 임시국회를 열어 법안을 표결하자는 분위기다.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국회의장과 여당의 협조가 필요한데, 총선 이후 여당 일각서도 채 상병 특검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표출되고 있다. 채 상병 특검 법안은 지난해 10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뒤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본회의 표결만 하면 언제든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채 상병 사건 수사 갈래는 크게 두 가지다. 무리한 수색 지시 등 책임자를 가리는 본안 수사가 경북지방경찰청서 진행 중이고,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에 국방부와 대통령실 관계자가 개입했다는 외압 의혹은 공수처가 맡고 있다. 외압 핵심 피의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부임 후 사퇴하는 과정서 대통령과 법무·외교부 장관의 직권남용 의혹도 공수처에 추가로 고발됐다. 야권이 특검을 통해 밝히려는 사안의 실체는 수사 외압에 집중돼있다. 특검이 통과되면 공수처가 내려던 실적이 특검으로 넘어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민주당은 이 대사 임명 과정서의 추가 의혹도 특검법안을 수정 발의해 포함할 계획이다. 공수처는 수사의 무게를 일부 덜겠지만, 6개월 넘게 진행해온 사건 기록을 외부에 넘긴다는 건 또 다른 비판의 빌미를 제공하는 셈이다. 특검 추진 본격화…수사팀 의욕 잃어 “이럴 거면 왜 강조하나” 불만 증폭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는 “인력난 때문에 고전하는 상황이다. 내부 얘기를 들어보면 ‘죽을 맛’이란다. 채 상병 사건 수사는 최선을 다하려 했는데 특검이 언급되면서 수사팀의 의욕이 상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법상 수사 범위와 인원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돼있어 실질적인 수사 기능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공수처법은 공수처의 수사 범위를 현직 공직자와 그 가족, 퇴임 3년 이내 전직 고위공직자로 한정하고 있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의 인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공수처법이 규정하고 있는 검사와 수사관의 규모는 처·차장 포함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이다. 공수처법을 추진할 당시 규모는 검사 30~50인, 수사관 50~70인이 제안됐지만 법무부와 국회의 논의를 거치면서 현재 정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총선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인원 확대와 관련해 국회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검사의 신분보장을 위한 임기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는 최소한의 행정인력이라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현행법상 행정인원 정원은 20명인데 지난 2022년 공수처는 행정직원 중 국·과장과 직제 파견자 등 7명을 제외하면 실제 가용인원이 13명에 불과해 수사관을 행정인력에 투입해야 할 상황에 놓인 바 있다. 공수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특히 공수처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일치시켜 수사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수처는 ‘공수처법상 기소권 없는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수사 대상과 기소 대상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구속영장 논란을 정리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인력난 가중화 지금까지 공수처가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한 상황을 보면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이 전 장관 등을 출국금지했고, 한 달 후인 지난 1월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후 포렌식과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지휘부와 해병대 수뇌부 등에 대한 조사는 특검의 몫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경우에 따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등으로 특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와 경찰은 특검법 처리 여부를 주시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총선 국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공수처는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지휘부 공백 상태가 영향을 줄 여지도 있다. 주요 피의자 소환 및 신병처리 등 주요 의사결정을 처장 대행인 부장검사가 결정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만약 국회서 여야가 특검법 처리에 합의하는 수순을 밟으면 공수처도 새로 출범할 특검에 기록을 인계하기 위한 작업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현재 본회의에 회부된 안은 민주당이 지난해 9월 발의한 법안이다. 민주당이 지난 3월,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경위를 수사해야 한다는 별도의 특검안도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에 이 두 법안이 병합되는 안도 거론된다. 본회의 회부 안건은 수사기간을 최장 100일로 정하고 있는데, 잔여 수사를 검찰에 이첩하도록 명시됐다. 경찰과 공수처가 시작한 수사가 특검을 거쳐 검찰 손에 넘어가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이 3월 발의한 안은 잔여수사 이첩 대상을 검찰과 공수처로 정했다. 단추도 못 끼워 민주당이 특검법 조항 일부를 양보하고 국민의힘이 수사 대상 확대에 동의하는 시나리오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온다. 이런 과정서 본회의 회부 안이 조정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이 전 장관은 최근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장관 측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전 장관 측 김재훈 변호사는 최근 공수처에 소환 촉구 의견서를 내고 “이 전 장관은 호주 대사직서도 물러났으나 공수처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공수처의 이런 수사 방기 탓인지 정치권에서는 특검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에 보낸 의견서에서 “이첩 보류 지시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국방부 장관은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사건 이첩에 대한 최종 승인권자이므로 인사권자가 인사안 결재 후 이를 취소·변경할 수 있듯이 그 승인을 변경할 수 있다”며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수사 권한이 있다느니, 수사단장에게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이첩 권한이 있다느니 하는 것은 법 규정의 몰이해로부터 비롯된 억지”라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장관이 보고서를 회수하라고 지시하기 전에 대통령실 내선번호로 전화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전 장관은 대통령으로부터 (사단장을 빼라는)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당시 장관이 군사보좌관과 논의하는 과정서 ‘(초급 간부들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한다면)초급 간부들이 힘들어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나눴고 법무관리관실의 법리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판단해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수사 인원 범위 제한적 법 개정 안되면 도루묵 이어 “재검토한 결과 8월24일 직접적인 혐의가 있는 2명을 경찰에 이첩했고, 해병대수사단 조사기록 원안도 그대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 측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채 상병 특검’도 비판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의 1차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무엇이 미흡하고 국민적 의혹이 남아 해소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냐”며 “특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공수처의 신속한 수사와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 수장이 석 달째 공석인 점은 제도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더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종 후보자 지명을 두 달 가까이 미루고 있다. 앞서 국회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월29일 판사 출신 오동운(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와 검사 출신 이명순(연수원 22기) 변호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김진욱 전 처장과 여운국 전 차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해 공수처가 ‘대행 체제’에 들어간 건 지난 1월 말부터다. 김선규 수사1부장이 처장 대행을 맡고 있지만, 지난달 제출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아 임시로 대행직을 수행 중이다. 최근 인사위원회서 연임이 불발된 수사1부 소속 김송경 검사(사법연수원 40기) 임기도 만료됐다. 김 대행이 이끄는 수사1부는 공기광 검사만 남게 된다. 별도 조직개편 계획도 없어 수사 부서 1개가 사실상 사라질 위기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장 후보자를 지명해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임명이 가능하다. 21대 국회 임기는 내달 29일까지다. 22대 국회가 개원해도 원구성에 시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신속한 공수처장 공백 해소를 위해선 이달 안으로 후보 지명을 마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장 공백 장기화 우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권은 있지만 기소 권한이 없다. 수사를 마친 뒤 검찰에 사건을 넘기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구조다. 공수처 출범 당시 수사·기소권을 모두 줄 경우 일각에선 ‘무소불위 공수처’가 될 거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공수처는 법관, 검사, 고위 경찰공무원에 대해서만 제한적 기소권을 갖게 됐다. 문제는 검찰이 채 상병 사건 기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검찰을 관할하는 법무부는 지난달 8일, 공수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사건 처리의 중립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통해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