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추적] 기상천외 성인용품 대공개

살살 빨아먹는 ‘설탕속옷’ 슬슬 녹여주는 ‘황금딜도’

[일요시사=사회팀] 홍대, 명동 등 서울시내 번화가에서 눈에 띄는 상점을 볼 수 있다. 바로 성인용품점. 국내에서 성인용품점이라고 하면 음지에서만 성행하는 은밀한 장소라고 인식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최근 번화가에서 음란상점으로 미화된 성인용품점의 이미지를 개선시키고자 팬시 성인용품점이 들어서는 한편,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여성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생 성인용품점이 하나둘씩 형체를 드러내고 있다. 이색 성인용품점을 집중 취재했다.

선진국가인 프랑스나 독일, 일본 등에서는 비교적 많은 성인용품점들이 건물 1층에 버젓이 들어서 있다. 반면 성문화에 개방돼있지 않은 우리나라는 외진 골목이나 오래된 건물의 맨 꼭대기 층에 자리를 잡고 성인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나마 현재 국내의 성의식이 과거보다 눈에 띄게 개선됐기 때문에 조금 더 나은 만족도나 위생 상태를 위해 콘돔을 비롯한 다양한 성인용품들이 예전보다 많이 제작·판매 되고 있고 쇼핑몰도 배로 많아졌다.

성인용품도
이제 팬시화

그중 유독 눈에 띄는 성인용품점이 있었다. 홍대와 명동 등 번화가에 위치한 ‘콘도000’. 상점에 들어서기 전 콘돔을 연상케 하거나 남성의 성기모양을 귀여운 모양의 캐릭터로 미화해 입구유리를 대문짝만하게 가득 메웠다. 이곳은 기존에 인식하고 있던 성인용품점과 달리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것에 쉽게 현혹되는 여성고객을 노린 듯 팬시성인용품점으로 둔갑시켜 거부감을 덜게 했다. 이 때문인지 기자가 직접 방문했던 때가 꽤 이른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많은 여대생들이 방문했다.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것, 다양한 종류로 구비돼있는 것은 단연 콘돔이었다. 작은 우유 곽 모형 속에 딸기, 포도, 레몬, 메론 등 여러 가지 향을 첨가해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만든 미니 우유 곽 콘돔, 알록달록 여러 가지 색깔별·모양별 콘돔에 막대를 붙여 모르는 사람은 막대사탕으로 오인할 수도 있는 롤리팝(막대사탕) 콘돔이 전시돼 있었다. 아래 칸에는 성인용 머그컵과 야릇한 사진포장의 설탕속옷, 페로몬 향수 등이 나열돼 있었다.

롤리팝·우유곽 모양 각양각색 콘돔
24시간 몰…자위기구 심야배달 가능


성인용 머그컵은 물을 부으면 옷이 녹아 속살이 다 보이는 구조였다. 여성의 빨간 입술이 클로즈업된 상자 안에는 ‘먹을 수 있는 속옷’이라는 명목인 설탕으로 제작된 속옷이 담겨 있었고, 바로 옆 칸에도 알알이 묶인 사탕브라·팬티세트가 진열돼 있었다. 이 외에도 립스틱 모양의 콘돔, 겉이 도금돼있는 황금 콘돔 등이 약 3000원의 가격으로 책정돼 판매되고 있었다.

맨 아래 칸에는 남성 성기모양을 쿠션화한 ‘페니스공’과 집 천장에 걸어둘 수 있는 커다란 페니스 풍선이 진열됐다. 종류별 콘돔을 포장해 놓은 콘돔포장세트도 1만원 대에 판매 중이었다. 오른쪽과 왼쪽 벽에는 기능성이거나 브랜드가 있는 콘돔들이 나란히 걸려있었는데, 그중 ‘사정지연콘돔’과 ‘원터치 콘돔’이 눈에 띄었다. 사정지연콘돔은 콘돔 끝에 국소마취제가 묻어있어 관계 시 사정시간을 더 지연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직접 사용해본 남성들은 “확실히 사정이 지연되는 효과는 있다. 여자친구가 좋아하긴 했지만 성기를 마취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성감이 떨어져 남자한테는 별로 안 좋은듯하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원터치 콘돔은 일본에서 건너온 제품으로, 한손으로 테이프만 당기면 바로 성기에 씌울 수 있어 편리함을 부각시켰고 사정 부분에 공기가 빠져 있어 일일이 공기를 빼야하는 수고를 덜게 했다. 더불어 재질이 질겨 손톱 등에도 잘 손상되지 않는 장점이 있었다. 원터치 콘돔은 사용한 사례자는 “정말 편리하다. 품질도 나름 괜찮다. 앞으로는 자주 이용해야겠다. 특히 와이프가 만족스러워 해서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오르가즘 볼펜
패니스 줄자

중간 진열단상에는 몸에 바르는 초콜릿 유리병과 여성 가슴모양의 저금통, 다양한 입욕제와 러브젤이 진열됐는데, 희귀했던 상품은 ‘버진 어게인’이었다. 버진 어게인은 여성용 크림으로, 질이 수축돼 질압을 높여주는 효과를 가져다준다고 설명돼있었다. 남성과 여성 둘 다 첫경험의 짜릿한 경험을 다시 한 번 맛볼 수 있어 만족스러운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이를 사용한 주부 이모씨는 “좀 부끄럽지만 남편이 엄청 좋아하더라. 요즘 고민이 많았는데 단 한 번에 해결됐다. 다만 가격대비 양이 좀 적은 것이 단점이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버진 어게인은 6만원 대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음에도 수많은 여성들의 예찬덕분에 히트상품 반열에 올랐다.

성관계를 혹은 마스터베이션(자위행위)을 위한 성인용품도 있었던 반면 단순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성인용품도 있었다. 오르가슴 볼펜과 패니스 줄자, 체위카드가 그것이다. 오르가슴 볼펜은 펜을 꾹 눌러쓰면 펜 위쪽 부분에서 여성 신음소리가 들리는 팬시제품이고, 페니스 줄자는 남성 성기 길이를 재는 용도의 줄자였다.


체위카드는 남녀가 원카드 게임방법으로 카드게임을 하다가 마지막에 남는 카드의 그림대로 체위를 시도해보는 재미용도의 팬시카드다. 이 외에도 말랑말랑한 고무소재의 여성가슴 볼, 여성 엉덩이 모형의 안티 스트레스 볼 등이 아래 진열대를 꽉 채우고 있었다. 클럽파티나 기념일에 착용할 수 있는 액세서리 용도의 큼지막한 콘돔 모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깨부터 발끝까지 망사로 된 야시시한 여성용 속옷과 간호사, 경찰 등 코스프레 속옷, 은수갑과 가죽수갑 등을 판매해 더욱 자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며 적나라한 홍보에 나섰다.

            

뒷골목 성인용품점 번화가에 떡하니 자리
팬시점·레스토랑형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친구와 같이 매장을 방문한 여대생 김모(22)씨는 “내부 인테리어나 상품들이 예뻐서 처음에는 팬시점인줄 착각했다. 알고 봤더니 성인용품점이었다. 친구랑 같이 오지 않았다면 정말 민망할 뻔 했다”며 “성인용품도 팬시용품처럼 디자인이나 색깔에 초점을 맞추니 접하기 쉽고 거부감이 덜해서 좋다. 콘돔 종류도 많고 기호에 따라 사용할 수 있을 거 같다. 남자친구랑 한 번 더 와보고 싶다”고 말했다.

마치 팬시용품으로 착각이 들 만큼 앙증맞고 귀여웠던 성인용품점도 있었지만, 기존의 성인용품점처럼 노란색과 붉은색 조명 아래 더욱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성인용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

기자가 두 번째로 방문한 강남의 모 성인용품점은 입구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성인용품점이라고 명시돼있지 않으면 여느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다를 게 없어보였다. 초록색 페인트로 칠해진 나무문, 아기자기한 문패까지 여성의 시선을 끌기엔 충분했다. 바로 옆에는 성인PC방이 자리하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 아저씨가 웃으며 반갑게 맞이했다.

이 성인용품점은 앞서 방문했던 팬시성인용품점과는 달리 온 사방의 벽과 천장까지 진열된 여성·남성용 자위기구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실제 신체구조와 유사하게 만들어진 남성 페니스와 여설 질 입구, 엉덩이, 가슴 등이 나열됐다. 주로 40∼50대 남성은 고무로 제작된 여성의 엉덩이와 가슴을 구매한 후 실제로 자위하는 데 사용한다고 한다. 이 성인용품점 주인은 “페니스 크기가 작은 남성들은 고무로 만들어진 페니스를 끼우고 성관계를 갖기도 하고, 돌기가 나와 있는 콘돔을 쓰기도 한다”고 전했다.

휴대폰 고리용
애널용품도

남성들을 위한 자위기구는 수없이 많았다. 대부분 가슴과 질, 엉덩이였지만 실제 사람의 살과 비슷한 촉감을 자랑한다고 설명돼 있었다. 여성의 질 모형에 남성의 성기를 삽입하면 신음소리가 덤으로 나는 상품도 진열됐다. 아이스 컵으로 된 여성 질 상품도 있었는데, 뚜껑을 열면 남성의 성기를 컵 속에 넣어 자위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으로 보였다. 구강섹스를 위한 상품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렇게 남성용 자위기구는 대부분 여성의 신체를 실사화한 고무모형이었다. 고무 안에 구멍이 뚫려 언제든지 남성의 성기가 고무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제작됨은 물론 신음소리나 오럴기능까지 추가됐다.

반면 여성의 자위기구는 달랐다. ‘바이브레이터’라고 해서 진동기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모형과 길이가 남성의 성기와 같았다. 여성용 자위기구는 남성의 것보다 배는 많았다. 주인에 따르면 여성 고객들이 성인용품점을 더 많이, 자주 방문한다고 한다.

주 고객층은 30∼40대 여성이고, 간혹 20대 여성들도 친구나 남자친구랑 같이 방문해 자위기구나 애널용품을 구매하기도 한다고. 특히 단골손님은 1주일에 한두 번씩은 새로 나온 것 없냐며 구경하다 하나씩 구매한다고 전했다. 기자가 여성이었기 때문에 주인은 여성용 자위기구의 사용법과 종류에 대해 친절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대낮에도 여대생 북적
성의식 과거보다 개선

여성용 자위기구는 진동의 강도와 크기에 따라 종류가 나뉘어졌는데, 진동의 강도가 셀수록 여성들이 만족감을 최고로 느낀다고 한다. 크기도 아주 얇고 작은 것부터 굵고 긴 것까지 다양했다. 일본에서 수입해왔다는 진동과 회전, 구슬기능을 합쳐놓은 자위기구는 마니아들로부터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고 전해졌다. 인기상품인 진동세기 60에 달하는 자위기구는 20∼30대 주부나 싱글여성들도 많이 찾는다고 했다. 약간 나이가 있는 여성은 일반적인 자위기구보단 금으로 도금된 황금자위기구를 선호한다고도 한다. 일반 바이브레이터 옆에 실제 남성의 성기와 똑같이 생긴 고무 페니스도 있었는데, 아래 부분에 손가락 하나 정도만 들어갈 구멍이 뚫려있었다. 그 구멍에 손가락을 끼워서 사용하는 용도인 듯 보였다.


여성의 항문을 자극하는 ‘애널용품’도 다양했다. 애널용품은 대부분 얇고 길었다. 진동이 가미된 제품도 있는 반면 긴 장난감 같은 단순한 모양도 있었다. 그중 휴대폰 고리와 라이터가 눈에 띄었는데, 성인용품에 대한 정보나 지식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성인용품인지 모를 정도로 감쪽같은 제품이었다. 라이터 모형은 옆 부분에 버튼만 누르면 길고 얇은 진동기가 나오는 구조였고, 휴대폰 고리는 끝부분은 둥글지만 작은 버튼을 누르면 진동이 되는 작은 장난감 모형이었다. 물론 휴대폰 고리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 수십 가지 종류의 러브젤과 콘돔, 입욕제, 자위기구들이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었다. 전 매장처럼 여성용 섹시속옷과 가터벨트, 스타킹, 수갑, 바니(토끼) 코스프레 의상이 왼쪽 벽 구석에 걸려 있었다. 여성용 상품이 더 많은 것으로 보아 남성보다는 여성고객이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됐다.

주인은 “과거에는 남성고객층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에는 여성들이 더 많아졌다. 여성의 성의식이 개방되면서 기호에 맞는 자위기구를 사용해 스스로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누리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성인용품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남성들이 성인용품을 통해 욕구를 충족함으로써 성범죄도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성인용품 중독은
성생활에 악영향

성인용품점은 온라인에서 더 인기다. 대부분의 온라인 성인용품몰은 24시간 대기상태로 심야시간 대에도 언제든지 택배 배달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오프라인 성인용품점 방문을 꺼려하는 남녀고객들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게 편의를 제공한다. 실제로 성인용품을 구매하는 남녀 중 80% 이상이 온라인 매장에서 구매하고 있다.

하지만 자위기구에 중독되면 실제 남녀 간 성관계에서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한 섹스칼럼니스트는 “관계 상대가 있음에도 자위행위를 즐기거나 자위기구를 통해 더 짜릿함을 느낀다면 이 또한 존재가치에 대한 상실감에 빠뜨리게 한다”며 “한번 성인용품에 빠지게 되면 그 중독에서 헤어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다. 특별한 때에 가끔 이용하는 것이 성생활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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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